둘 다 성인이고 동갑내기입니다. 자연스러운 스킨쉽 수순을 밟아오던 중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어느날부터 좀 스킨쉽이 진해지고 핡핡 거리는건 느꼈습니다만 잠자리 얘기를 슬며시 꺼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생각해보겠다고 일단 자리를 피했었고,
그 이후에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해보고, 주변의 각종 의견도 참고하고 가치관을 나름대로 정리한 끝에 지금 감정에 충실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허락했습니다 (실은 저도 궁금하기도 했구요)
그 후 나름 잊지못할 첫경험을 둘다 경험했고 결정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 이후로도 두 세번 정도 더 잠자리를 가졌구요.
문제는 잠자리를 가진 이후에 관계의 변화에요.... 뭐 숱한 여성 저널에서 보이는 '그의 마음이 식었어요' '그가 싫증을 내는것 같아요' 이런 류의 고민은 아니구요
그 이후 만남의 주도권이 심하게 넘어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희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닌데 자꾸 결혼 얘기를 진지하게 꺼내는 것도 부담스럽고 '넌 당연히 내가 평생 책임져야지' 하는 식의 생각을 자주 내비치는 것도 걜 사랑하는 여자로서 굉장히 고맙고 절 생각하는 마음도 기특하게 느껴집니다만;; 아직 둘 다 어리고 전 하고싶은 것도 많은데 부담스러운건 사실입니다
니가 하고싶어하니까 어쩔 수없이 했다, 그사람에게 순결을 바쳤다 몸을 줬다 이런 개념으로 허락했던 것도 아니고 상호간에 사랑과 신뢰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구요 제 개인적인 차원의 인생관도 고려해서 저 좋자고 결정한 거니까 특별히 걔가 저에게 빚졌다고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관계가 진중해지고, 너무 긴장이 풀린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주 만남이 놀이동산 코엑스 뭐 이런 개방적인 장소에서의 데이트였다면, 최근에는 자꾸 음침한 곳에서 만나기를 원한달까요; 자꾸 자기 자취방에서 놀자고 하고; 만나도 DVD 방이나(정말 영화를 보고싶다면서 영화관은 거부-_-) 일전엔 농담같이 모텔을 가자고 해서 제가 좀 민감하게 반응했던 적도 있어요.
제가 아이스크림이랑 빙수류 같은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런 간지러운데서 돈쓰는 건 사치라고 이젠 같이 가주지도 않더군요-.ㅠ 제 돈 씀씀이나 살림 이런 문제도 많이 잔소리를 하곤 합니다.ㅋ
이런 변화가 막 싫고 짜증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적응이 안되고 예전이 좀 그리운건 사실이에요 막 이벤트 챙기고 문자하나에도 좋아하던 아기자기한 사랑에서 갑자기 너무 현실적인 만남이 된듯한;;
여튼 설명할 수 없는 변화가 감지됩니다..ㅠㅠ
보다 책임감이 필요한 관계로 발전한 만큼 한층 관계가 무거워지고 진지해진건 그렇다 하겠는데 예전이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