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둔 어머니의 베오베글을 읽다가 오늘 낮에 보았던 광경이 생각나서요. 그 일을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해져서 이 곳에라도 주절주절하고 싶었어요.
오늘 무척이나 더웠죠. 볕도 따가웠고요. 버스 정류장에서 집에 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 앞에서 한 어머니가 8살정도로 보이는 아들에게 큰 소리를 지르시는거에요. 정확히는 신경질적인 짜증이었어요. 정말, 길 건너 행인도 쳐다볼만큼... 아들을 향해 비정상적인 화를 내시더라고요. 잔뜩 힘을 준 손으로 본인의 뒷목을 퍽퍽 치지 않나.
순간, 아이의 얼굴을 보았어요. 엄마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고, 바닥만 보고는 눈물 한 방울 뚝. 꼭 다문 입술... 남의 아이지만 정말.. 안아주고 싶었어요. 아이가 축 처진 어깨로 엄마의 뒤를 따라가는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아직 여덟살이지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그런 일을 겪은 거 평생 갈텐데... 상처로 남아 지울 수가 없을텐데ㅠㅠ
너무 감정이입을 했나 싶기도 했지만, 결혼을 앞 둔 시점에서 난 정말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