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3년정도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와 싸우고 며칠째 연락 안하고있는 상태입니다. 싸우게 된 이유는 남친의 타인에 대한 막말 때문이구요.
서로가 굉장히 말을 편하게 하긴 합니다. 서로한테 그냥 욕도 하고 그래요. 근데 이건 욕보다는 하는 말 꼬라지가 아주 디씨나 오유 악플러들이 하는 텍스트가 입에서 술술 나오는 수준입니다.
예시를 몇개 들게요. 문자가 아니고 실제 대화에서 나오는 거라 많이 축약되있습니다.
1. 나 : 친구 남친이 너무 무심하더라 (중략) 근데 걔가 남친을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야. 남친 : 남자가 별로 안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냥 전용 창녀 하나 있는거네
2. 나 : 절친이 남친을 처음 사귀었는데 과거가 문란해보여서 진짜 헤어지라고 하고싶어. 남친 : 그놈한테 처녀막 뚫리겠네
----- 이땐 대화가 좀 길어서 어떻게 축약을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전용 창녀'랑 '처녀막'은 확실하게 얘기했네 ------
3. 남친 : 이 사진은 누구랑 찍은거야? 나 : 교회 동생이야 남친 : 딱 교회오빠같이 생겼네 나 : 무슨말이야? 남친 : 엄청 찌질하게 생겼다고.
4. 남친 : 이 사진은 누구야? 나 : 친구야 ~ 남친 : 엄청 못생겼네
----- 제 주변인에 대한 근거없는 외모 비하 (본인은 본인 눈이 높아서라고 주장) ------
지금 생각나는 대화는 이정도고.. 아무튼 친구들 외모에 대해서 얘기하는건 그냥 넘어갔는데 전용 창녀라던지 처녀막이라던지 이런 얘기는 진짜 제가 엄청 화를 냈습니다. 그딴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그런식으로 싸운 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아니지. 싸운것도 아니지. 일방적으로 그냥 내가 화낸거지.
그리고.. 저희 아빠가 목사님이셔요.. 작은 개척교회에서 지역봉사도 하고 장학캠프도 열고 인간적으로는 존경할 수 있는 목사일을 하고 계십니다. 덕분에 우리집은 좀 쪼달리지만.
저도 오유에서 기독교 관련 글을 봐서 많은 크리스챤들이 부패되어있는 걸 압니다. 그 내용을 또 남친은 제 앞에서 주절주절거리죠. 한국 기독교는 쓰레기라고 하면서 신부는 되기 힘든데 목사는 개나 소나 다 한다고 대한민국 목사들은 다 개새끼라고
그냥 기독교들 욕하는 것 까지는 그냥 싸잡지 말라 하는 정도로 말렸는데 목사들이 다 개새끼라고 할 땐 진짜 눈물나더라구요 진짜 개소리질렀습니다 우리아빠 목사인거 알면서 지금 그딴소리가 나오냐고 신부에 비해서 목사 되는 과정이 쉬운 건 알지만 우리아빠 진짜 몇년동안 계속 공부해서 된거라고 흥분해서 진짜 미친듯이 화를 냈었어요
아 진짜 더 많아요...
싸잡아서 욕하는 데는 진짜 도가 텄어요 진짜 많이 싸웠어요
본인은 자기가 하는 말 하나도 틀린 거 없다는 반응이고. 결정적으로 싸우게 된 계기가 뭐냐면요. 케이미니 사건보면서 얘기하다가 거기 달린 악플러들이랑 똑같은 말이 나오길래 (저도 피해자들이 어느정도 어리석은 면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었음. 그런데 이 남친은 자꾸 이 여자들은 어차피 다른 남자 만났어도 쉽게 대줄 병신들이라고 함)
나도모르게 흥분해서 이제껏 쌓여왔던 분을 또 폭발해버렸어요 저도 지하철에서 성추행 당했다던지.. 그런 적 있는데 그때마다 남친이 그 짧은 바지좀 입고 다니지 말라고. 그때도 솔직히 나보고 그런 말 하는게 짜증났는데 그때 일까지 꺼내가면서 화냈더니
자기 하는 말꼬라지가 맘에 안들면 평생 말걸지 말라네요 허허허허허허허헣 자기도 욕먹는거 싫다고
그래서 저는..
"내가 이런 말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니고 반성 좀 해라. 막말하는거. 오빠 생각에는 틀린 말 없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엔 남에 대한 편견과 깎아내리고 하는 마음이 똘똘 뭉쳐있는 것으로밖에 안보임. 헤어지자는게 아니고. 듣는 나도 힘들고 듣기 싫으면 아예 말을 하지 말라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런 생각 나한테까지 전염될까 무서우니까 고칠 생각 없으면 알아서 해"
대충 이정도의 장문의 멀티메일을 몇개 보내놓고... 말 안걸고 있습니다.
이인간이 말을 이따구로 하는 것만 아니면 진짜 좋아요... 저를 안사랑하는건 아님다 장담할수 있어요 성격도 굉장히 잘맞고 어디가서 남친 숨기고 그런 적도 없고 서로 결혼 생각도 있었고 진짜 서로 없음 못사는 그런 사이인데 인데 인데 며칠전까지만 해도 너무 알콩달콩한 우리였는데 다음달이면 3주년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부럴 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답답해서 하루종일 한숨만 나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전 제가 먼저 연락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면 지는거라지만 계속 이렇게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받을 바에야 ㅋㅋ
그리고 이런 말이 안나오게 하려면 내가 무슨 얘기를 꺼내지 말아야 할까요? 친구얘기 교회얘기 부모님얘기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겠네요 편하게 얘기하던 사이었는데 아주 가식적인 대화만 하는 사이가 되겠네요... 허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
나 자신은 너무나 사랑받고 있지만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욕하는 이 사람.. 어떻게 해야될까요...
요약
1.남친이 다~~~~~좋은데 한가지 막말이 쩔음 디씨 오유 악플러들 보는거같음
2.난 이 하나를 포용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고치라고 딱 선을 긋고 안되면 끝내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