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00년대 트렌드가 다크히어로, 혹은 피카레스크로 흘러가서 그런가.
정의롭고 착하고 이타적인 캐릭터를 '성자코스' 혹은 '위선'이라고 까내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작품 내에서도 그럴 정도니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니죠.
보통 작품을 읽을때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냉철하지 못하고 정에 연연하고 우유부단한 캐릭터가 답답하고 한심하게 보이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런 캐릭터를 정말 좋아해요. 정말로요.
왕따를 당해 찌질하고, 괴롭힘 당하고, 그래서 얼마 안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캐릭터가 정말 좋아요.
그런 캐릭터야말로 현실에서 제가 찾아볼 수 없는 인물상이니까요.
매도받고 비웃음 받으면서도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몸부림 치는건 사랑스러워요.
그런 캐릭터가 종잇장, 모니터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되는 느낌이에요.
저도 저렇게 착하게,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
나쁜일 따위, 제 도덕심에 부끄러운 일 따위 저지르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살아오면서 그러지 않기란 참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캐릭터들은 '착하게 살아도 된다.'라고 말해주고 있는거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건 호구라고 병신이라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는데.
그런 캐릭터들은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자신에게만 떳떳하면 언젠가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말해주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