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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에 대한,
게시물ID : freeboard_2036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염소엄마
추천 : 11
조회수 : 67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4/12/02 01:46:08
두 아들 먹성에 
고기집을 가든, 피자집을 가든
중국집을 가든...
꽤 넉넉하게 주문을 해도 
늘 고기를 굽거나
먹는 속도에 못맞춰
내 음식은 샐러드나 기타등등

중국집을 가면
한두가지 요리를 시키면
늘 4명이여도 식사는 3개만
시키게 되고
나는 한두젓가락 기웃거리다,

파스타집을 가면
피자나 고기를 주문하면 또 으례
파스타는 3개만 시키지..
또 포크로 기웃거리다...

한 5년전쯤에 남편과 대판 싸웠다
왜 매번 내 디쉬는 없냐고..
남편 말이 당신은 이것저것 먹는거 
좋아하잖아

너무 화가 나서
나도 내그릇 앞에 두고 맘편하게
먹고 싶다고..
돈을 아끼는것도 아닌데
왜 사람을 홀대하냐고..

그게 좀 고쳐쳤다
이제 파스타집에 가거나
고기집을 가도
내 디쉬를 따로 주문한다

그러다, 오늘 또 터졌다
가끔 가는 중국집에서 
탕수육 대자,
칠리새우 
맨보샤
난 짜장 니네는 짬뽕?
그리고는 짜장 1개에 짬뽕 2개
당신은 나랑 나눠먹자
나 다 못먹어...

당연히 식사는 자기들 앞에
나는 또 이 그릇 저그릇..
나는 면을 덜어먹는게 너무 싫다
더는 과정도 싫지만
채소나 해산물을 더 먹고 싶은데
더는 사람들은 그걸 고려하지 않는다

또 너무 서운했다
자기들이 요리를 먹고 싶으면
자기 식사를 포기해야지
왜 또 내 앞에 내 디쉬는 없을까
왜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가..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두고 두고
아껴 읽었다
그 때 나에게도
내가 딸이라서
여자라서 처음부터 없는 나의 여지
왜 요구하고 따지고
때때로 울부짖어야만 얻어지는
심지어는 그래도 얻어지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남편은 나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이다
두 아들도 늘 나를 살피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자기들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그 어떤 것들이
여자인, 엄마인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다

오늘 기분이 나쁜 나의 표정을
아들들은
엄마가 배고파서 예민하네
오늘 힘들었나
아빠, 엄마 왜 저래요, 

여전히 내게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는
그 1인분이 나는 간절하다
흡족한 표정으로 내 앞
1인분을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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