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 어디라도 나가서 시위라도 해야겠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안타깝고 딱한 일이지만 솔직히 남의 일인데 너무 열내는 거 아니냐며 직장동료가 따져물었습니다.
저는 화를 내며 당장에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엉터리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면,
얼마든지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날 수 있고,
얼마든지 그 사고 현장에 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아니 나의 가족이...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당신이나 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충분히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라고 말입니다.
경제를 살려보겠다고 기업 프랜들리 정책을 펼쳐 선령 제한 규제를 완화한 MB정권 부터 시작해서
안전불감증에 찌들은 해피아들의 잇속챙기기 속에 완전 무너져버린 대한민국 해상 안전 상태.
사고 직후에 선내 생존자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한 사고 대처 능력.
그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이런 시스템 하에서
어떻게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화를 내며 따져 물었습니다.
이대로 남의 일이라고 치부해버리며 가만 있다가는
정해진 수순처럼 다가오는 다음 참사에는
당신이 죽을 수도 있고, 혹은 당신의 가족이나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우리 차례가 될 지도 모릅니다.
국가가 저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이 현실이
너무나 화가나고, 너무나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