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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게시물ID : sisa_2037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희와우
추천 : 11
조회수 : 43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5/17 18:00:12
 나는 보수에 반대하지 않는다. 반대하고 말고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물론 조선일보를 읽지는 않지만, 거기에는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낮에 명동 한복판에서 오줌을 싸지 않는 이유나 저녁 6시 이후에 한강에 우글거리는 폭주족들에게 말을 걸지 않는 이유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멋진 보수를 보는 경우는 더러 있다. 그럴 때면 나는 한눈을 팔지 않고 재미있게 본다. 그만큼 나는 그 품위 있는 보수의 모든 장점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는 셈이다. 요컨대 나는 보수를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수꼴들을 싫어할 뿐이다.
 그 이유를 그릇되게 지레짐작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수꼴들에 대해서 품고 있는 감정은 대한민국 EEZ에 근무하고 있는 해경들이 중국에서 건너 온 불법조업어선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과 비슷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그들을 막고 싶지 않다. 그들이 나돌아다니지 않고 중국에 머물러 있는다면 말이다.> 내가 수꼴들에게 하려는 얘기도 그런 식이다. 나는 그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기네 집에서만 활동한다면 말이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자기네 집>이란 그들이 온라인 상의 모임 장소 (일베)와 오프라인 상의 가정, PC방등을 뜻한다. 그런 곳에서라면 무슨 일이 벌어지건 내가 상관할 바 아니고, 설령 몇몇 일베충들이 몰려와 난동을 부린다 한들 그리 나쁠 것이 없다. 그들이 일으키는 사건 때문에 시게 읽는 재미가 쏠쏠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내가 수꼴들을 좋아하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이상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수적이지 않은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며,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을 자기네들과 똑같은 수꼴로 만들기 위해 한사코 정치얘기를 늘어놓는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의 태도와 비슷한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박근혜 아시죠? 정말 대단한 분이에요.」
「아뇨. 제 생각은 살짝 다른데요.」  
「이번 대선은 당연히 박근혜 찍으실거죠?」
「아뇨. 개인적으로 문재인 씨가 더 좋더라구요.」
「좋아요. 이번 대선이 끝나면 내 말이 옳은지 그른지 알게 될 거예요. 내가 보기에 박근혜는   21세기의 박정희가 될 재목이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의 얘기를 중단시키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건 벽에 대고 지껄이는 거나 진배없다. 그는 내가 보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거기에 있다. 그는 도대체가 다양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존재 가능한 세계들>의 상이성과 비교 불가능성에 대한 개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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