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종류의 사례를 보면서...
분노와 슬픔, 그리고 혐오 등등을 느끼는 제가 잘못된 걸까 하는 생각도 들 때가 있거든요.
씨랜드 화재 참사의 원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지금도 종종 나오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이전에 다녔던 - 퇴사한 회사" 입니다만.
식당에서 밥 먹는 도중에, TV 에서 저 다큐멘터리가 나오는 걸 보고 사장이 언성을 높이더군요.
"지 자식 지가 잘 간수했어야지. 평소에 교육을 똑바로 안 시키니까 애/새/끼들이 지들끼리 ㅈ랄 하다가 두ㅔ 진 걸 갖고 왜 남들한테 뭐라고 하고 그러는 건데?"
"안전규제고 뭐고 지가 알아서 조심해야 되는 거지. 왜 그걸 회사에 강요하고 ㅈ랄이야."
대충 저런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말투와 내용의 수위 모두, 저것보다는 몇배 몇십배 이상 장난 아니었습니다만...
기억나는 걸 전부 다 쓰려고 하면, 제 멘탈이 더 못 버틸 것 같거든요.
츠키야마 아키히로 시절이었습니다.
안전규제 따위 전부 다 없애버리고, 안전시설 같은 것도 전부 낭비라서 없애버려야 된다는 식이었죠.
저 사장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저런 식으로 불을 뿜는 사례가 생각보다 꽤 많았거든요.
씨랜드 화재 참사 뿐만 아니라, 화재 진압 하다가 순직한 소방관 - 산업재해 사망 사고 등등등등
심지어 뺑소니 사고 같은 것까지 "지가 좀 똑바로 주위를 살폈으면" 이러는 사례도 목격했던 적이 있으니까요.
제 성격은 , 그래도 제딴에는 나름대로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쪽입니다.
어디 다치고 나서 후유증으로 두고두고 고생하느니, 시간과 돈이 소모되더라도 안전대책을 착실하게 세우고 튼튼하게 작업한다는 주의거든요.
- 그래봤자 얼치기가 하는 거라 문제점이 줄줄이 튀어나옵니다.
어떤 의미로, 저는 되게 신경질적입니다. (인격파탄이 이런데서 좀 뽀록납...)
멀티탭만 하더라도, 몇 년 쓰고 나면 싹 폐기처분하고.
집안에 있는 콘센트와 벽면 스위치 같은 것도 느낌이 쌔하다 싶으면, 날잡고 뜯어서 교체해버리는 식이거든요.
컴퓨터는 몇 년에 한 번 (가능하다면 1년에 한 번) 은 무조건 전부 뜯어서 접점부터 지우개질하고 진공청소기와 블로워, 브러시로 먼지를 싹 털어내고, 마지막에는 메틸 알콜로 닦아내서 재조립해줍니다. (써멀 그리스 같은 것도 전부 새로 바릅니다.)
차량의 경우도, 가끔 일부러 보닛 열어서 냉각수랑 오일 색깔, 배터리 상태 정도는 확인하는 식이고요.
- 중학교 기술 시간에 저걸 배운 이후로 꾸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제가 저렇게 작업하는 걸 두고, 멍청하다느니 쌩돈 날린다느니 그러는 사람을 한둘 겪어본 게 아닙니다.
하지만, 저렇게 느낌 쌔해서 뜯어보면 어딘가 스파크가 튀었던 흔적 같은 게 나오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뜯길 잘했다" 싶은 안도감이 등골을 스칩니다.
이전에 아는 사람 차량에 탔을 때, 뭔가 차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좀 세워보라고 하고 간단하게 둘러보는데...
타이어는 닳을 대로 닳아서 있었고, 냉각수 소모도 심각했고, 오일이 시커멓다 못해 끈적한 상태라는 걸 알고 기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때그때 바람 넣으면 그만이고, 조만간 정기점검 받을 건데 그때 갈면 그만 아니냐." 이런 식으로 나오더군요.
그때 아마, 냉각수랑 오일은 제 돈으로 넣어줬던 것 같습니다.
냉각수는 그렇다쳐도, 원래 오일은 가능하면 같은 걸 넣어줘야 합니다만...
암만 그래도, "까맣고 끈적한 상태의 오일" 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일단 뭐라도 보충해서 농도만이라도 희석해주는 게 최우선이다 싶었거든요.
냉각수와 오일은 일단 부어넣어주면 당장 대처는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혹여 이게 잘못된 대처라고 하면 지적 좀 부탁드립니다.
갔다오는 길에 주유소, 휴게소 들러가면서 바람도 두어번 넣었던 것 같은데, 타이어 교체하라고 정말 엄청 닥달했었습니다.
- 알고보니 작은 구멍이 나서 바람까지 새는 상태라서, 교체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도 제대로 버릇이 안 들었고, 아직도 좀 부끄러운 게 남아있습니다만.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가능하면 한 손을 들고 건너는 습관을 들이려고 몇 년째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시야에 들어오면 더더욱 한 손을 들고 건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 큰 어른이 되어서 그러면 안 쪽팔리냐?"
이런 말을 한 두번 들은 게 아닙니다. 하지만, 헛먹은 나이라도 "나이먹은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모범" 을 보이는 게 맞지 않나 싶거든요.
- 인격파탄 신경질쟁이 주제에 이래봤자 싶은 자괴감은 듭니다만... [먼산]
뭐랄까.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가?" 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썼던 글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덕분에 저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안심하게 되네요.
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안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