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IT바닥 사람이면 이 해명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이건 정치인이건 여러사람들이 홈페이지를 관리를 위해 투입됩니다. 기업의 담당자가 있고, 해당 담당자가 업무를 지시하면 수행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흔히 웹에이젼시라는 업체들이 이 역할을 주로 합니다. 웹 에이젼시에도 여러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지요, 어떻게 웹페이지를 만들지 고민하고 구상하는 기획자, 그리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입히는 웹디자이너, 그리고 그 디자인을 웹에 올릴 수 있도록 구성하는 HTML 코더(퍼블리셔), 그리고 글을 쓰고 삭제하고 정보를 다루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하는 웹프그래머가 있지요. 이렇게 여러 파트의 사람들이 일을 하다보니 클라이언트가 '가'라고 한 의도가 기획자, 디자이너, HTML코더, 프로그래머까지 모두 '가'라고 전달되는게 매우 힘든 일입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죠 이건?) 그래서 웹업계에서는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전에 테스트 서버를 대부분 둡니다. 적용하기 전에 테스트 서버에 올려보고 클라이언트의 최종 확인을 거쳐야만 실서비스에 반영됩니다.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이 단계가 서너 단계인 엄격한 회사도 꽤 있습니다. 아무튼 잘 운영되느니 조직일수록 실서버 적용은 정말 엄격하게 제어하고 사고를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따라서 '업체의 시안이 올라왔다'는 나경원 캠프의 설명은 이런 절차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밖에 안되죠.
자 뭐 저것만으로도 변명인게 뻔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 말이 맞다고 칩시다. 한나라당 선대위나 나경원캠프의 IT관련 실무진이 무지무지무지 무식하고 실무 경험이 없다면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게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까 그럴 수 있다 칩시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시국입니까? 한나라당은 위기의식과 정권유지 욕구 한나라당 내부 갈등 뭐.. 복잡합니다. 그러던 차에 오세훈의 그레이트 엿 때문에 서울시장을 말아먹으면 내년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내년말! 대선이 옵니다. 자칫 잘못해서 이번 서울시장을 말아먹는다면 총선~대선까지 영향이 가죠. 한나라당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 할 수밖에 없어요. 박근혜가 나서는거봐요! MB 취임이후 단 한번도 선거지원 없던 양반이!!! 친박 연대 조직이 생기도록 내버려둔 양반이! 그런데 이 상황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안철수의 표를 왕창 끌어모으며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어요. 민주당이랑 경선한것도 흥행이 제대로 성공해서 점점 박원순은 '대세'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거 엄청 무서워해요.. 이미 한번 겪었거든요 2002년 대선에서. 단순한 지역자치단체장 몇 명 보궐선거로 뽑는 의미 이상의 말도못하게 큰 의미가 담긴 선거입니다. 절대 이겨야 하는! 물러설 수 없는!
자 그럼 그런 초초초초 중요한 선거의 홈페이지를... 업체가 .. 상의도 없이 지 멋대로 '아 스티브 잡스.. 애플.. 이거 따라하면 어떨까? 스티브잡스 추모.. 우리도 하자' 라고 기획을 해서... 디자인을 시키고.. 시안을 만들었는데, 상의도 없이 만든 시안을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주고 이것 어떻냐 한 번 보시라... 하는것도 아니고 ,,, 실제 서비스가 돌아가는 홈페이지에 떡하니 HTML 코딩까지 완벽하게 해서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주소에 서너시간을 띄운다고??? (1분이 아닙니다. 메인에는 1분 나왔지만 실제 주소는 오후 내내 내려가지 않고 서버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말 안됩니다. 웹 에이젼시업계에서도 정치인 홈페이지 싫어합니다. 무서워요.. 우리나라 정치인들 '습니다', '읍니다'만 바꿔써도 몇 년동안 조롱받아야 합니다. 이런 큰 선거 홈페이지에서 업체의 과잉충성으로 이런 일이 생긴다???? 말도 안됩니다. 차라리 북한의 소행, 민주당의 배후설이 더 그럴듯할지도 몰라요. 단어 하나 때문에 회사 문 닫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저런 과잉충성 무서워서 못합니다. 경제공화당 허경영 홈페이지도 저런식으로 운영 못합니다.
요약하면
1. 테스트 서버 없이 실서버를 올릴 리가 없다 2. 클라이언트와 상의없이 그런 페이지를 만든다는 것 자체부터 말이 안된다. 3. 고로... 나경원캠프의 해명은 궁색한 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