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이 나와서 (밑에 용개씨가 쓴 글에도 간단히 리플을 달아 놓았습니다만)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용개씨는 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이 백기완씨가 쓴 '해방 전후사의 인식'에서도 등장한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이 책에서 백기완씨가 말하는 천민민주주의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가 계층의 이득을 대변하는 사이비 민주주의, 즉 전통적 개념으로는 금권 정치에 가깝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천민민주주의 는 시민(소위 그들이 말하는 천민)들에 의한 의사가 활발히 개진되는 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개념으로는 (나쁜 의미로) 중우 정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두 개념은 말은 같으나 그 쓰임에 있어서는 완전히 반대개념입니다. 사실 백기완씨가 쓰려 했던 용어는 진중권씨 말대로 '천민자본주의'이지만(원래 진중권씨 말대로 천민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없으며 백기완씨가 의미하려한 개념도 천민자본주의가 정확한 개념임.) 천민자본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반공이라는 국시에 어긋나는 당시 시대 상황에 비추어 아무리 백기완씨라 하더라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아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의 중우 정치에 반대했던 플라톤은 '현자(소위 철인왕)에 의한 독재 정치'를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정치가들도 마치 자기들이 플라톤이라도 되는양 국민을 천민이라고 깔보고 있습니다만.... 우리 나라 정치의 문제는 그들이 개념도 엉터리로 쓰고 있는 천민 민주주의(이 경우 중우정치가 정확한 표현이 되겠습니다만)가 문제가 아니라 천민민주주의라고 비난하는 그 정치가들이 플라톤식의 철인이나 현자이기는 커녕 그들이 욕하는 천민들보다 더 천민적이며 천박한 의식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후진적인 정치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학술적으로 정확한 의미로는 소수의 사기꾼(게다가 어리석기까지한)들이 이끄는 이런 정치 체계가 바로 천민민주주의(정확한 표현으로는 천민 자본주의가 되겠습니다)입니다. 다시 말해 금권에 의해서 선거와 권력 분배가 이루어지는 현재 여의도의 정치 체제야 말로 천민자본주의(혹은 완곡하고 잘못된 용어로 천민민주주의)의 표본인 것입니다.
결론 : 천민자본주의의 표본인 주성영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을 뿐 아니라 자기를 욕하는 말을 남 욕하는 말로 착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