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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 때문인것 같아요 ............. ㅜㅜ
게시물ID : gomin_204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ㅜㅜ흐어엉
추천 : 11
조회수 : 48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08/02/12 13:41:06



안녕하세요
고 3올라가는 여고생입니다
미술을 하고 있구요
요즘 들어 자꾸만 가족들한테 미안한 마음만 들고 무슨일이든 다 저만 없으면 잘될텐데 .....
하는 생각땜에 매일 밤 혼자 울고 있어요

저희집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밤을 새며 일을 하시구요,
아버지는 수술한지 얼마 되지 않는 허리로 택배기사를 하고 계세요.
(부모님은 모두 신용불량자시구요...)
제 밑으로 동생이 3명이나 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남동생과, 중2짜리 여동생,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남동생이 있어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저희 가족은 뭘 하려해도 다 돈이거든요 ㅜㅜ
저희 어머니야 늘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 쓸 돈은 언제나 충분하다고 말씀하시지만
다 저희를 안심시키려고 하는 말씀이고 실제로는 많이 어려워요.
그런데 우리가족중에 제가 가장 돈을 많이 쓰거든요.
물론 쓸데없는 돈은 달라고 하지 않죠, 학원갈 차비, 저녁값, 재료비, 학교 교재비 .........
그런데 번번이 손 벌릴 때마다 얼마나 죄스러운지 ....
학원비 한달에 30만원씩 받아 가면서도 '내가 미술만 안하면 이 30만원 가지고 막내 검도학원도 보낼 수 있을텐데 ......' 하는 생각에 괜히 동생들에게 미안해지고
차비나 재료비 받아가면서도 '나없으면 엄마아빠가 이돈 가지고 일하시면서 밥이라도 한 끼 더 좋은걸로 사드실텐데 ....' 하고 또 저땜에 엄마아빠 돈만 축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게다가 이번 겨울방학에 미술학원에서 특강을 했습니다.
특강을 하면 학원비를 두배로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특강을 시켜주실 수 없다고 하셨었습니다.
이유는 저의 치과치료때문에 ........ 제 앞니 하나가 썩어서 구멍이 나 있는 상태였거든요.
다른 충치도 많았고....... 견적이 100만원 정도 나올거라고 예상하시고 저한테 특강을 포기하라 하셨죠.
그때 제가 울면서 애원했습니다..... 치과는 특강끝나고 가자고, 제발 특강 시켜달라고 ........
그렇게 치과치료대신 학원 특강을 받았는데
이번 설날에 구멍나 있던 이 하나가 기어이 부러져서 뿌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아버지와 치과에 갔더니 이를 새로 해 넣는데만 거의 250만원 ....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아버지가 한달에 50만원씩 갖다드리면 안되겠냐며 의사선생님께 부탁드렸지만
의사선생님이 안된다며 딱잘라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그냥 병원을 나서서
다시 택배 배달하러 가시는 아버지와 헤어져 버스를 타고 학원 가는 길에 창밖을 보며
혼자 눈물이 나려는걸 얼마나 참고 있었는지 ...........
내가 이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저 큰 돈 때문에 아빠가 걱정하실 일은 없을텐데
내가 자꾸 아버지를 작아지게 만드는 것 같아서....
아버지한테 죄송하다고 문자를 하려고 했는데 '아빠' 라고 두글자만 써도 자꾸만 눈물이 쏟아져서
아무 말씀도 못드리고 말았어요.

난 공부도 못하는데 늘 수업료다 급식비다 교재비다 뭐다 해서 돈 축내고
가끔은 너무 그림 그리기 싫을 때도 있는데 학원비에 차비에 재료비까지 또 다 타가고
그동안 내 동생들은 엄마한테 맨날 검도학원 다니고 싶다고, 피아노 학원 다니고 싶다고 조르고 있는데, 엄마 아빠는 일하시면서도 2000원짜리 라면 한그릇 사드시는게 아까워서 끼니도 거르시는데 .......
난 가족들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모두들 나 땜에 희생만 하는 것 같아서 .......
내가 없으면 다들 훨씬 편해질텐데, 나도 나때문에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하는 생각땜에 ....... 그래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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