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이와 관식이가 살았던 그 시절
나는 관식이보다 8살이 적은 나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나의 소년기와 비슷해서 공감이 가고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여자아이를 좋아했던 관식이와 달리 스무살이 다 되어서야
여자를 이성으로 볼 정도로 미숙아였던 나였기에 애순과 관식의 러브스토리는
사실 재미는 있었지만 드라마의 다른 주제들 보다는 공감이 덜 되었습니다.
근데 뭐 이렇게 불량한 드라마가 다 있는 거죠??
사실 드라마가 시작되고서도 한 참 동안 안 봤답니다. 만화영화나 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제주도가 배경인 드라마여서 한 번 봐 볼까? 하는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제가 동생이 제주에 사는 동안 2주 이상 제주 여행을 해서 제주도를 너무 좋아 한답니다.
우리나라에서 2박 이상 여행을 한 곳은 제주가 유일하고 바다를 좋아해서....)
보기 시작하니까 멈출 수가 없었는데.... 눈물 또한 멈추지가 않아서 본 장면 다시 보면서 또 울컥하고....
금명이가 꼭 우리 큰딸 같은 아이라서 (뭐든 잘 하고 조금은 이기적이고) 열심히 관식에게 이입해서
보다가 나는 저렇게 까지 못해 줬는데 싶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 자꾸 울면서 보게 됩니다.
밝고 웃을 수 있는 것 보면서 마음을 여유롭게 하라고 거래야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자꾸 울게 만드는 폭싹이 얄밉습니다. 오늘 오후에 성경쓰기를 하고 있는데 각시님이 카톡을
보냈어요. "폭싹 속았수다 떴으니까 봐라"고
그런데 오늘 올라온게 마지막이라 아껴두고 싶어서 "성경쓰던 것 마무리하고 볼께"라고 답하고
나중에 봤습니다. 그러다 5시 넘어서 봤는데 또 울었어요. 금명이 결혼 에피소드를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마지막을 보고 싶으면서도 아껴두고 싶기도 하고, 그래도 결말은 봐야하겠고
기운도 없는데 자꾸 울게 만드는 불량한 드라마
자꾸만 관식이와 나를 비교하게 해서 나를 더욱 마음아프고 슬프게 하는 불량한 드라마
아이유 너 뭔데? " 나의 아저씨"로 그렇게 가슴을 후벼 파더니 왜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