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아...안습...고구마 굽는아줌마[펌]
게시물ID : lovestory_20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복은
추천 : 11
조회수 : 93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6/04/11 21:30:12
그랬다. 나도... 그랬다.

 

 

"설명해도 엄만 몰라"

이 말 한마디로 , 모든 쉽게 받아냈지 ..

 

"엄마 모의고사비 내야해.."

"엄마 교재비.."

"엄마 컴퓨터 바이러스 먹었어. 백신치료비.."

....

 

엄만.. 내 말이면 다 옳은 줄만 안다.

난 그런 순진한 엄마를 두고 대충 그럴싸하게 둘러대고 돈 받아먹는 간악한 딸임에도....

엄만... 군소리 없이 돈을 주신다.

 

 

 

요즘 왜이리 눈물이 자주 나는걸까.

 

 

옛날같지 않게 오른팔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

 

"제발 병원 좀 가 !"

아무리 입이 닳도록 말을하지만..

"네 밑으로 드는 돈이 하수구 뚫린냥 줄줄 빠져나가는데..

이깟 팔 하나 갖고 병원에선 얼마나 받아 먹는데..

그 돈 아껴 네들 먹을꺼나 더 먹지.."

"왕고집쟁이!! 정말.... 엄마땜에 못살아..."

"엄마 신경쓰지말고 공부나 해."

" ......"

 

또 할말을 잃게 만든다..

 

 

[붕어빵 굽던 아줌마]

이젠 종목을 바꿨다.

요즘 고구미가 인기짱이라 엄마도 이젠,

[고구미 굽는 아줌마]로 바꿨다.

 

"간판이 필요한데... 넌 공부해야하니 내가 해야겠네"

"내가 만들어 줄께 ! "

"됐다 !!! 너 대학 갈 생각만 ㅎㅐ 지금은 !!"

 

그러곤 하얀 마분지 위에 검은 매직으로... 

 

미술전공인 나인데.. 내가 해줄텐데..

 

옛날 붕어빵 간판도 내가 만들어 줬을 때.

엄만 주위에 같이 장사하는 아줌마들 ㅅㅏ이에서 인기였다.

"간판 증말~이쁘게도 했다야~나도 만들어 주라~ 딸하나 잘뒀소~"

라는 아줌마들에 엄마 어깨 우쭐해지고..

 

난 또 혼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척 연습장에다 간판 만들 구상만 .... 공부는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무거운 반죽 통... 

 

 

"아들~ 쫌 들어다 주라. 엄마 팔이 좀 아프네~"

장난스레 동생에게 반죽통좀 들어다 달라고..

"아 싫어~!! 나 지금 잠온다.. 어제 밤샘해서 나 자야해..."

"으그~! 알았다 임마~! "

 

정말... 인정머리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놈....

 

"엄마 내가 들어다 줄께"

"아고 ㅁㅏ~!! 됐다! 니는 내 신경쓰지말고 공부해라! 힘쓰는 일인데 니는 못 든다. 무거워 쩔쩔맨다. 어여 들어가 공부해..리어카로 끌고가면 쉽게간다."

하시며... 아픈 팔로 끙끙 무거운 반죽통 들고 현관문 나서시는 엄마의 뒷모습... 왜이리도 찡하고 아픈지..

오늘도 그렇게 우리 엄마..

벽에걸린 아빠 사진 한번 바라보더니.. 

마음속으로 무얼 말하고 계시는지..

다시 발걸음 돌려 고구미 구으러 나가셨다.

 

방문을 열고 자는 동생의 엉덩이를 발로 한대 차버렸다.

 

 

동생마저.. 고등학교 입학포기하고.. 돈번다고 저렇게 밤새고....

오전 10시에서야 잠이 들어버리네...

엄만 동생이 공부를 하길 바라는데..

저 놈은 엄마 맘을 알런지... 

 

나는 또 홀로 책상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한다.

 

정말... 마치 내가 죄인이 되는 것만 같다.

하고싶다고 하고싶다고..안된다는 ㅁㅣ술...

1년 버렸더니 후회막심해서,

다시 재도전하게 되어 더욱 미안한 마음이 돈다.

독한 맘 품고 엄말 위해 공부해야하는데,

역시.. 재수독학은 너무 힘들다.

이렇게 또... 싸이홈피를 띄우고 일기를 쓰고 있으니..

 

 

점심 때라 냉장고 문을 연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조차 알수 없게,

꽉 착 냉장고...

 

저번주 금요일, 아버지 제사..

지난 월요일, 우리 골탕 .. 생일,

내일이면...엄마 생일.

 

매년 4월 첫주는 바쁘다.

그리고 냉장고엔 제사음식과 생일음식 가득이다.

세식구가 먹기엔 항상 넘치는 음식들..

이만쯤이면 늘 음식이 남을까 걱정이다.

 

내일이 엄마 생일인데.. 가진 돈이라곤 2100원 뿐이고....

엄말 위해 무얼 해주면 좋을까..?

 

 

 

 

이 세상 모든 어머니라는 귀하신 분들..

언제나 검은 방 한칸에서 자식들에게 불을 밝혀주시는 등대같은 어머니들... 모두 사랑합니다. 그리고 간악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어머니란 찬란한 이름아래에 피어나는 진한 꽃이 되어,

고귀한 열매를 맺어 당신들께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