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1년 6월, 말도 안돼게 제가 결혼을 하고(*_*)와이프와 함께 신혼여행을 떠나 하와이 오아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에 따라 지쳐있었던 저는 한시라도 빨리 렌트카를 찾으러 나가려고 부리나케 세관을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들리는 소리 'That's bomb!' 영어는 잘 못하지만 (그래도 뻔뻔하게 렌트카 자유여행 예약ㅋ) 저 bomb가 폭탄이라는것쯤은 압니다...-_-v
아무튼 오마이갓! 겨우 결혼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하고 당황해서 급하게 몸을 숙이고 살짝 뒤를 돌아보는데 세관원이 멀쩡한 표정으로 저를 보고 손가락질하며 계속 'that's bomb'를 외치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뭐지? -_-? 왜 날 뷁??' 속으로 오만생각을 다했습니다. 영어도 딸리는데 이거 나한테 뭔가 오해받을 물건이 있는건가... 근데 왜 가운데 부정관사 'a'가 없지?-_-? 내가 하와이 수배범라도 닮은건가...이렇게 끌려가면 오늘 첫날밤은 어떡하나...*-_-* 이렇게 가정이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고...이건 아닌가... 암튼...복잡한 심경에 사로 잡혀있는데..
그런데...뭔가 이상한 겁니다.. 하와이 티셔츠(야자수 막 그러져있고 바다 보이는거-_-)입은 세관원이 너무 여유로운 겁니다 아빠미소를 보이면서... 그리고 신기하게 그 'that's bomb'를 슈퍼스타k의 윤미래가 옆에 있었으면 고득점을 선사할만큼 리듬감과 필이 충만하게 발음하는 겁니다. 꼭 랩하듯이!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나한테 농담하는 건가? 내가 만만하게 생겼나 -_-?
어느새 제 옆에 바짝 다가선 그 세관원! 까만얼굴에 원주민스런 둥글둥글한 인상의 그 아저씨가 제귀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대추, 밤' '대추, 밤'
그렇습니다! 그 뚱땡이 원주민 아저씨가 외쳤던 말은 'that's bomb'이 아니라 '대추, 밤'이었던 거죠 우리나라에서 폐백후에 대추와 밤을 싸오는 신혼부부가 하도 많아서 생야채등을 반입할 수 없는 규정상 한국인 부부에게 대추와 밤 소지를 확인했던 겁니다! 영어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저에게는 그게 변형(-_-?)되어서 들렸던거구요
그리고 저희는 그것들만 반납하고서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습니다. 다행히 둘만의 첫날밤은 무사히 치뤘구요 므흣므흣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