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물입니다.
아래는 그 링크입니다.
3편 공주님께 술 한잔 올립니다.
1편과 2편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보실경우 테그가 보이는 오류가 생깁니다.(이는 모바일또한 마찬가지인듯합니다.)
가급적 빨리 오류를 수정하겠습니다. 3편 1화는 테그가 보이는 오류를 수정하였습니다.
비속어가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2
신입 로얄 가드, 플라잉 화이트는 정신적으로 기절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단순히 권력으로 쳐도 공주, 부마도위와 맞먹는 수준인 국가 원수가 바로 앞에 있는데 어떻게 기절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 땅에 발굽을 붙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플라잉 화이트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었다.
그런 로얄 가드 앞에 선 총리대신 푸딩헤드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스마트 쿠키는?”
“출장 가셨습니다.”
플라잉 화이트는 부디 자신의 말이 떨리는 것처럼 들리지 않기를 기원하며 스마트 쿠키의 사유서를 넘겼다.
“흐음, 저런. 오늘 상당히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아쉽군. ...... 이봐.”
“네?”
“보통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면 무슨 일인지 묻는게 기본 아닌가?”
“아, 아, 예, 예! 그럼요,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제가 경황이 없어서 말씀을 못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신데요?”
“현주가 납치됐다.”
“...네?”
“셀레스티아 현주가 납치됐다. 재밌지 않나?”
플라잉 화이트는 드디어 육체적으로 기절할 수 있었다.
“흐음, 그렇게 재밌었으면 그냥 웃었으면 될 일을.”
푸딩헤드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스마트 쿠키가 남기고 간 사유서에 팬을 향했다.
-3
덜커덩, 덜커덩 거리는 익숙하진 않은 소리와 함께, 나와 스마트 쿠키는 함께 들썩거리며 마차를 타고 있었다. 스마트 쿠키는 아까전부터 무엇이 좋은지 배실배실 웃으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나는 그저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이런 일은 충분히 다른 포니들을 시키실 수 있잖습니까. 왜 굳이 직접 움직이시는지,”
“음, 들어보라고. 캔틀롯은 포니가 적어. 아무래도 일발굽이 많이 적은 편이지.”
“그렇죠.”
“그런 수준이다 보니 나 같은 고위관직 포니도 업무 과다에 시달려 죽을 맛이란 말이야.”
“... 그렇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스마트 쿠키를 이번에 처음 봤다.
“이런 시국에서, 내가 땡땡이를 치지 않고 버틸 수 있겠나, 이 말이야. 솔직히 이만큼 부려먹었으면 하루쯤은 휴가를 줘야하지 않겠어? 이건 여태까지 열심히 이퀘스트리아에 봉사해온 나를 위한 선물이다, 이 말씀이지.”
“그럼, 지금 가시는 건...”
“출장이란 이름의 휴가지.”
그리 말하는 스마트 쿠키의 얼굴은 너무나도 행복해보였다. 그랬기에 함부로 그녀의 선택을 나는 뭐라 할 수 없었다. 좋다는데, 어쩌란 말인가.
“이 참에 술도 진창 퍼마시고, 남자들도 잔뜩 꾀어봐야 겠군! 으흐흐흐, 푸딩 헤드! 엿먹어라! 난 휴가간다, 아하하하하핫!!”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우리가 잡으러 가는게 불법 양조업자라는 사실을 까맣게 소거되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스마트 쿠키는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동업자(난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인 나에게 상당시간 설파했고, 그덕에 나는 언어의 홍수에 질식할 뻔했다.
“자, 남자들이여, 나에게 오라!” 과연, 인텔리. 쓰는 언어마저도 고풍스러우셔라.
“음? 뭔가, 그 표정은?”
“별일 아닙니다. 가끔 그럴 때 있잖습니까,” 상사를 까는 “생각이 갑자기 난다거나. 그런겁니다.”
“그렇군. 생각이란건 좋은거지.”
혹시 켄틀롯 궁에는 신하들의 정신을 적어도 제정신으로 유지해주는 기구라던가, 그런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잡생각이 떠올랐다.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스마트 쿠키의 행동이 이리도 급변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곧 이 가설은 좌절됐다.
캔틀롯 궁에는 수많은 포니들이 정신을 의심케 만드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푸딩 헤드 총리대신. 결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녀의 -정신 질환적- 위명은 캔틀롯 궁의 하녀들까지 수군댈 정도로 대단했다.
아마도 스마트 쿠키가 이리도 흥분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는 고대해왔던 휴가 덕분이리라. 나는 나와 타협을 보았다.
“망할 새끼가! 주인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것이지!”
갑작스러운 고함 소리에, 생각이 삐그덕 거리며, 마차 또한 같이 삐그덕 거렸다.
“...... 젠장, 뭐야?”
한참동안 자신만의 망상에서 헤엄을 치던 스마트 쿠키또한 불편한 내색을 팍팍 드러내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에는, 참으로 통속적인 촌극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 새끼야, 네놈 새끼가 박박 우긴다고, 어? 풀려날 것 같냐? 세 부족이 통합된지 겨우 십몇 년이고, 시팔, 조또 모르는 새끼들이 노예 금지법을 발안한 게, 몇년 전이고 새끼야, 여긴 그런 머리에 잉크만 가득 찬 새끼들이 올 리가 없는 곳이고, 개새끼야!”
상당히 화려하게 차려입은 포니가, 말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아래에 깔려있는 포니를 발굽으로 걷어 차고 있었다. 둔탁한 타격음이 계속 울리고, 깔려있는 포니의 신음이 간헐적으로 계속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서 그 포니를 말리는 포니가 없었다.
뻔한, 참으로 뻔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 나, 시팔. 별 거지같은 새끼가, 하아, 귀찮게, 시팔. 뭐들 구경하고 있어, 개새끼들아! 절로 안꺼져?”
그나마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포니들이, 사내의 윽박지름에 모두 도망친다.
“저 포니가 누굴까?”
너무나도 서늘한 스마트 쿠키의 말에 난 순간 흠칫거렸다.
“지방 귀족이었던 자 같습니다. 처리하고 올까요?”
“저 포니의 이름은 전(前) 로첸 남작 신말로다. 내가 처리하고 오지.”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바람같이 마차를 나섰고, 나 또한 서둘러 따라나섰다. 일단, 호위기사잖는가. 나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 숨었고, 당당히 신말로에게 걸어가는 스마트 쿠키를 걱정하며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쩔 생각인걸까.
법무대신의 권한으로 구속? 화려한 언변으로 감화? 아니면 신랄한 독설로 모욕?
어느 쪽도 아니었다. 고귀했던 턱에 법무대신의 고귀한 발굽이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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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서 쓰인 ‘현주’라는 호칭은 사실 조선시대에서 왕세자의 적녀를 가리킬 때 썼던 말입니다. 공주의 딸은 품계가 없지만 모녀사회로 보이는 이퀘스트리아와 연극 마지막까지 ‘공주’로 밖에 불리지 않았던 플래티넘 공주를 고려해 볼 때 아직 실질적 왕권을 가지지 않은 셀레스티아나 루나는 왕세자(여기서는 왕세여?)의 적녀를 가리키는 ‘현주’가 어울릴 것으로 보아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주’의 남편인 허리케인 사령관은 ‘부마도위’이니 ‘위’ 쯤으로 불리지 않았을까 하여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혹여 허리케인 사령관은 여자가 아니더냐 라고 말씀하신다면 팬픽의 자유를 말하겠습니다. (1편에서 발췌)
안녕하세요 여러분! 쓰레기만 올리는 잉여! 라케입니다!
여러분은 지금쯤 잠을 청하시러 가실테지만 전 잠이 안와요! 방금전에 다 자고 왔거든요! 우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