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입니다. 애인도 남자입니다. 게이냐구요? 게이라 비난해도 솔직히 할말은 없습니다. 단지, 사람자체가 좋아서 서로를 사랑하는 정신적 사랑이라고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을 한들, 세상은 우릴 남들과 똑같은 게이, 병신으로 봅니다. 이성애자는 '일반', 동성,양성,무성애자는 '이반'. 우린 색안경끼고 보여지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래요 우리는 병신입니다. 너무나도 서로를 사랑하는 병신커플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몇일전 기념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념일을 같이 지내지못해서 몇일이 지나고 오늘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선물도 준비해서 포장하고, 케익도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기념일을 챙기는것도 처음이라 기대도 많이하고 가슴도 많이 설레였습니다. 약속된 시간이 되었지만, 애인은 연락이 오지않습니다. 너무나도 불안해서 전화기를 붙잡고 놓지않았습니다. 전화를 열번넘게 했지만 받지않습니다. 더더욱 불안합니다. 전화를 또 합니다. 받았습니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여보세요?"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10분을 멍하니 기다렸습니다. 그리곤 용기내어 다시 전화했습니다. "연락하지말라고 씹쌔끼야! 한번더 연락하면 찢어버린다! 너 뭐하는 새끼야!" 눈앞이 하얗고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언젠가는 이런일이 터지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일찍 터질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잠깐 통화후 그쪽 아버지와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전화가 걸려옵니다. 사랑하는 애인입니다. 미안하다고..미안하다고..울고 있습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울지말라고 달래고 달래고 또 달랩니다. 난 괜찮다고. 너만 괜찮으면 난 좋다고. 이어서 말을 합니다. 때려죽이든 어떻게 하든 형만 볼거라고... 형없인 못산다고... 울면서 말합니다. 또다시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집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동네에 아버지와 같이 왔습니다. 마침 지금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 나갑니다.
만나면 주려던 선물은 옷장에 넣어두고, 만나면 같이 먹으려던 케익은 구석에 던져두고. 그리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제 준비하고 나가는데... 구석에 찌그러진 케익이 눈에 자꾸 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