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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자작소설] A story between two - 7.
게시물ID : lovestory_37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보글장이
추천 : 2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10/13 00:07:57
*

  잠이 확 달아나는 느낌이란 이런 것일까. 아니, 설마. 잠결에 다른 소리를 들은 거겠지. 내가 미쳤나보다. 이젠 눈을 뜨고 꿈을 꾸는구나. 아니, 환청인가?
  ...설마. 지금 저 누님은 동그란 눈을 깜박거리면서 나를 응시하고 있다. 아냐, 아냐. 이건 내가 제대로 들은거일지도 모른다.

  “여자... 기숙사잖아요.”

  혹시 모르니까. 일단 애매모호하게 말을 해보자.

  “응, 그런데?”

  제대로 들은거다. 맙소사 - 심장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쿵쾅쿵쾅거리기 시작한다. 오해없길 바란다. 내가 이렇게 당황한 것은 너무나도 친절한 반응에 당황해서 그런 것일 뿐이다. 맹세할 수 있다.
  일단 말이 안돼잖아! 임마, 바로 고개를 돌리고 택시 잡아주고 바로 피씨방으로 돌격해라. 어서. 서둘러!

  “일단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냐, 뭘 기대하면서?? - 하지만 누나는 웃으면서 말한다.

  “괜찮아~코트로 너 덮어씌우고 들어가면 돼.”

  내가 무슨 범죄자라도 되는거냐 -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이 사람, 눈을 보니까 그냥 말하고 있는게 아니다. 여차하면 정말 그럴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이 사람, 정말 나보다 3살이나 많은 여자가 맞긴 맞는건가?

  “...”

  이봐, 당신, 너무 순수하잖아... 특히 나는 여자가 자는 모습에 정말 취약하단 말이다. 전에 사귀었던, 별로 예쁘지도 않던 여자친구마저, 잠들었을 때에는 정말 사고 터지기 0.84초 직전까지 이성의 끈을 놓았단 말이다.
  만약 이런 내가 이 사람이 자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

  상상만 해도, 아니 상상마저 하면 안된다. 벌써부터 심장이 터질것 같다. 다행히 어두워서 사람들이 내 표정을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만약 밝았다면 난 우리 학교에서 두고두고 놀림감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

  이 사람은 이제는 알 수 없다는 눈을 깜박깜박거리며 날 빼꼼히 바라본다. 그리고 난 그런 누나를 지켜보며, 어느새 눈을 떠버린 또다른 자아를 억누르고 있었다. 그 자아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프로이트 선생이 그 자아를 보면 ‘이런 사악한 리비도를 보았나!’하면서 경악이라도 했으리라.
  참자. 아니, 가지말자. 이 사람은 너무 순수하다. 어떻게 얘기하든 말이 통하지 않을거다. 아까 하던 말을 정정하겠다. 연애시뮬레이션에서 이 사람은 캐릭터로 선택할 수 없다. 등장한다 해도 시작화면에 등장해서 사람들의 얼을 빼놓으며 기대하게 만들고 정작 게임하면서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여신의 이미지라 하면 맞을 것이다.

  “아..아뇨. 괜찮아요.”

  손사래를 치며 다시 고개를 돌린다.

  “응?”
  “아, 저기,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변명해야지. 더듬으니까 더욱 내 자신이 변태로 느껴진단말이다. 이래서야 완전히 ‘천사 앞에 고개를 못드는 좀비’와 다를바 없다.

  “그러니까, 아! 첫차가 있어요. 사실 생각해보니까.”
  “에?”
  “그러니까, 네시에요! 지금 가면 딱 있겠네!”

  그렇게 말해놓고 그 다음순간 스스로 좌절하고 만다.
  지금 이 학교에 입학한지 한달을 겨우 넘긴 새내기가 여기에서 4년 동안 산 사람 앞에서 버스시간으로 거짓말을 친다는 건,

  “...뭔소리야. 네시에 무슨 버스가 있어.”

  ...말이 안된다.

  “아, 그럼 저기! 저 피씨방에서 스타약속 있어요, 스타약속. 아, 택시!”

  마침 빈 택시를 발견해버린 내 손이 황급히 내저어진다. 택시기사가 날 살려주는구나. 고맙다, 택시.
  괜시리 서울시장에게 고마운 느낌이 마구 들어버린다. 고맙다, 다음에 또 연임하겠다고 나오면 반드시 뽑아주마.

  “...에?”
  “택시 왔어요 빨리 타세요~”

  어이를 상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연누나를 포함해서 3명을 택시에 집어넣고 재빨리 문을 닫아버린다.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한 누나는 날 향해 두 손을 올려보며 ‘뭐?’라는 표정을 지어보지만, 난 그냥 웃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수고하셨어요~ 경석이 지수도 수고했어~”

  문득 지수와 눈이 마주친다. 지수 역시 그런 누나를 따라하며 ‘뭐?’하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당신이 하면 안귀엽네요.
  택시가 떠나고, 신촌에 산다는 주현누나와 나, 이렇게 둘만 거리에 남게 되었다.

  “주현누나는 여기서 안멀어요?”
  “3분거리야.”
  “아.”

  좋겠구나. 난 이제 피씨방에서 어떻게든 새우잠이라도 자볼까나.

  “성원아.”
  “네?”

  어라? - 하고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평소에 웃기만 하던 주현누나가 입을 다문 채 내 앞에 서있다. 주현누나가 무슨 일이지. -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주현누나가 입을 연다.

  “서연이... 있잖아.”
  “네?”

  갑작스러게 나온 서연누나의 이름에 난 순간 섬칫한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거지.
  하지만 날 계속 보고있는 주현누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가 닫는다.

  “...아니, 잘가~”

  라고 하면서 갑자기 손을 흔든다. 다시 그녀의 표정에는 웃음이 서려있다.

  “아...”

  그리고 나 역시 손을 흔든다. 하지만 도대체 왜 그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다 말았는지는, 그 후로도 계속 미스터리로 남겨졌다. 뭐, 지금은 추측은 되지만.
  서로 손을 흔들고, 그리고 다시 둘다 고개를 돌려 각자 갈 길을 향한다. 멀어졌던 신촌 중심가에 다시 들어서면서 시계를 확인한다. 세시 오십분이란다. 아직 15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한숨을 쉬고 하늘을 본다.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일리는 없지만, 그래도 고개를 들어 뭐 그리 나쁠건 없겠지.

  “하아...”

  고개는 들고 있지만 걸음은 여전히 걷고 있다. 중간중간에 아직도 술자리가 안끝난 몇몇 모임이 질퍽한 대화를 나누며 거칠게 내 옆을 지나간다.

  “안되는데...”

  뭐가 안되는 건지는 잘 알고 있다만. 하지만, 안되지만,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한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이제 이미 뇌를 제외한 다른 기관들은 받아들였나보다.

  “안되는데...”

  점점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리고, 나의 심장에 자그마한 줄이 그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 줄은 점점 2개가 되고, 3개가 된다. 그리고 나는 이를 보며 피식하고 헛웃음을 짓는다. 지금은 그냥 검은 줄에 지나지 않지만,
  언젠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그 줄은 가혹하게 벌어져 내 마음에 피를 흩뿌릴 것이다.
  알고 있어, 그 정도는. 이미, 한번 겪어봤으니까.

  “...”

  다만,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

  하지만, 그 바람 역시 무참히 짓밟힐 것이라는 것을. 그 때의 나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어리석게도.
*

  2주 후, 첫 주 발표조들의 발표가 있었다. 강사가 시작하기 전 ‘처음에 하는 사람들은 페널티를 인정하여 가점을 줄 것이다’라고 공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학생들의 질문 공세에 발표자들은 대답을 한다기 보다는 ‘위기를 모면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답변한다.
  역시 준비 부족인가 - 볼펜을 돌리면서 두 번째 발표조의 난전을 지켜보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는 것이 보인다.
  어어?

  “F조 조원입니다.”

  하면서 일어나는 분은, 갈색 가죽잠바를 곱게 입은 차림의 서연누나이다. 키도 되고 라인도 있으니까 뭘 입어도 분위기가 물씬 살아나는구나. 오늘은 평소처럼 하늘하늘거리는 베이지색 트렌치 코트가 아닌, 몸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죽 패션이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차림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 지금 나 무슨 생각을 하고 앉아있는거냐.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이 사람, 지금 첫 번째 조에 이어 두 번째 조도 폭파시키려고 준비중이란 말이다.

  “말씀하신 해석은 잘 들었는데요. 그게 과연 앞에서 제시한 주인공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로 시작되는 누나의 질의는 2분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날 포함한 나머지 4명의 조원들은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고 약간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뭐랄까, 이렇게 열의있게 수업에 참석하는 건 좋은데 말입니다만, 다음주가 우리조 발표랍니다요, 서연누님.
  발표자는 생각외의 질문이 나오기라도 했다는 듯이 당황하여 대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다못한 다른 한 조원이 컴퓨터를 만지다가 일어나 대신 답변하기 시작하였지만, 이를 듣는 이 일어나있는 분은 뭔가 수긍이 안가는 눈치이다.

  [누나!]

  반박할 궁리를 하는 듯이 눈을 위로 향하면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여전히 일어나있는 누나의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

  [왜?]
  [아니 좀 진정좀 하세요 우리 다음주 발푠데...]

  그러자 누나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진다. 마치 몰랐다는 듯이. 그리고 난 처음 알았다. 표정이 일그러져도 더 이뻐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 그런가?]
  [그냥 대충 수긍하셔도 될듯]
  [엉]

  엉...이라니, 너무 귀엽잖아.

  [너 요즘 얼굴이 자주 빨개진다?]

  의자에 앉으면서 나를 놀리는 듯한 누나의 목소리. 난 못들었다.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다.
  물론 서연 누나는 오늘도 내 옆자리다.

*

  그 주 주말은 경제원론 팀플 준비도 있었지만, 그보다 나에게 있어 최대 과제는 대학국어의 발표준비였다. 경제원론이야, 어떻게든 조원들이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며 난 애초에 내 분량을 마쳐놓은 상태이다. 지시까지 다 해놨으니, 어떻게든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제원론 조원들아, 불만이 있다면 다른 수업 조원에 빠져버린 이 조장을 용서해다오.
  그리고 난 지금 토요일 오전의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버스에서 내려 신촌거리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문득 주머니에서 묵직한 진동음이 느껴진다. 가뜩이나 무거운 휴대폰이 진동하면 마치 소변을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어 움찔거리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입은 한없이 웃고 있다. 난 이 발신자가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아, 토요일은 너희가 안된다고?”

  목요일 과방. 창살 사이로 맘껏 들어오는 봄날의 햇살을 만끽하며, 나는 지금 짐짓 놀란체를 하면서 지수와 경석이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있다.

  “그래, 토요일은 우리 동아리 엠티다 아이가.”
  “그래 성원아 미안하게 됐다.”

  이 둘은 같은 클래식기타동아리이다. 그리고 그날은 그 동아리의 첫 엠티가 있는 날이란다. 여태까지 엠티라고는 우리반 총엠티밖에 안가본, 그래서 선배들의 노리개가 되어 잔치를 열어준 기억밖에 없는 우리들이었던지라 이 두명에게 동아리 엠티는 커다란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아...그러냐? 일요일은 나 과외가 있어서...”

  그렇다고 마지막 찬스인 주말에 이걸 안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하지만 말이다, 경석아, 지수야. 나에게 좋은 방법이 있다네.

  “그럼 나눠서 할까?”
  “응?”
  “그래. 너희는 금요일~토요일 엠티라며. 그럼 너희는 일요일에 모이든 아니든 따로 완성하고, 나는 토요일에 우리가 할 분량을 마쳐놓고 있을게.”
  “아... 그래도 되냐?”

  된다, 믿어라. 이미 모든 설계는 끝이 났으니까. 이 조장 말을 믿어라.

  “아, 그렇다면.. 뭐 우리야 고맙지만.”
  “그런데 성원이 넌 누구랑 할긴데? ‘우리’라며.”

  내가 말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지수와는 달리 경석이는 뭔가 미심쩍다는 듯이 날 향해 질문 하나를 던진다. 아무래도 이 녀석, 눈치가 빠르다. 마음에 드는구나, 내 친구 경석아.

  “서연누나.”
  “...”

  갑자기 둘의 얼굴에 뭔가 당했다는 표정이 떠오르고, 난 이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사실 말이다, 이번주 토요일에 너희들이 엠티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거든. 이 동아리 05학번에 정보통을 심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 너희들은 이미 내 낌새를 눈치챘을 테니, 그렇게 숨기고 싶지도 않다.

  “성원아, 니 진짜로...”

  문득 경석이가 당했다는 표정에서 기묘한 표정으로 바꿔짓고는 나에게 슬쩍 운을 띄워본다. 그 뒤에 뭘 함축하고 있는지는 나도 알고 경석이도 알고 지수도 안다. 나머지 두 여자분이 알지는 솔직히 미지수지만.
  살짝 침을 삼키고, 입을 연다. 그래, 진짜로? -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내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적어도 이런 감정에서 불가항력이라는 것을 처음 겪어보는 나로써는, 이대로 그냥 질질 끌려가는 수 밖에, 없다.
  좋아...하는걸까.

  “...그런 걸지도.”

  그리고 나의 말을 들은 나머지 두명은 갑자기 얼굴에 화색을 띄우더니 날 퍽퍽 치면서 환호성을 지른다.

  “아, 파이팅이다! 힘내라 성원아!”
  “오, 성원이 드디어 뭐 시작하는기가!”

  뭘 시작한다는거냐...
  하지만 (다행히도) 무난하게 내 계획을 받아준 두 친구 덕분에, 난 지금 처음으로 ‘단 둘이서’ 그 사람하고 만날 수 있게 된것이다.

  “여보세요?”
  [어, 성원아 어디야?]

  목소리를 듣기 시작할 때부터 기분이 한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아, 다왔어요. 지금 녹두리아 지나고 있어요.”
  [그래? 알았어 나도 나갈게~]
  “예? 거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갈게요”
  [아니야~ 나 밥도 먹어야돼 내가 사줄게!]

  아이구 사준다뇨. 저 저번주에 과외비 받았습니다요.

  “아뇨 제가 살게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
  [에? 너 돈 많아??]

  핸드폰을 들고 눈을 깜박거리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상상하는 내 얼굴에 떠오르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 모습을 보고싶어서 약속장소까지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다. 달려갈 때 누가 시간이라도 재어다오. 최소한 100미터를 12초 안에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네 저 돈 많아요~ 월급 받았어요”
  [됐네요~ 나중에 사세요 성원씨]

  앙증맞은 목소리. 아, 모르겠다. 뛰어버리자 - 라는 생각과 함께 핸드폰을 들고 있는 나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진다.

  “알겠어요 일단 지금 바로 갑니다!”
  [어? 너, 혹시 뛰는거야? 괜찮은데-]
  “아뇨, 빨리 시작해야죠! 오늘 할 것도 많은데.”

  그렇게 말하면서 휴대폰을 재빨리 끊어버린다. 아쉬움은 없다. 바로 달려가서 볼테니까. 물론 빨리 시작한다 쳐도 빨리 끝낼 의사는 전혀 없다만.
  이젠 뒤의 일은 생각 안하기로 했다. 이제 마음 속의 다른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포기라도 한 것일까. 그래, 이성이라는 존재는 이미 항복선언을 한 상태이다. 될대로 되라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이제 나도 모르겠다.
  나, 이제 이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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