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두 차례나 값을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BBQ치킨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원장이 취임 추 첫 행보로 치킨 프랜차이즈 조사에 나서자 BBQ가 백기를 든 셈이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대한양계협회가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격인상을 이렇게 철회할 수 있는 거였으면 애초에 올리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적정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BBQ는 16일 “서민 물가안정과 국민 고통분담차원에서 1, 2차로 나눠 올린 치킨 가격 인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BBQ는 또 “가맹점부가 치킨 가격 인상 철회방침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책임지고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가맹점주를 설득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BBQ는 인건비 상승과 임대료 부담, 배달앱 수수료 등 비용 상승에 따른 가맹점의 요구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지난달 초 ‘황금올리브치킨’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올렸다. 이 외에도 10가지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고 한 달 만인 지난 5일 나머지 20여개 품목 가격도 추가로 올렸다.
사전 공지 없이 기습적으로 인상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BBQ측은 AI(조류인플루엔자)여파로 닭고기 공급가격이 올라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대한양계협회는 말도 안 된다고 반발하며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생닭 공급을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AI와 무관하다”며 “원가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값을 올리는 업체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견 업체인 또봉이 통닭도 한 달 간 최대 10%대의 가격 인하 행사를 시작하며 BBQ의 AI에 따른 가격 인상 불가피론에 맞섰다.
1차 가격 인상 직후인 지난달 중순쯤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1마리당 550원씩(부가세 포함) 거둬들이겠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맹점주에게 광고비를 떠넘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BBQ는 가맹점주들이 요구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 것이며 가맹본부가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을 취하진 않았다는 주장과는 상반돼 논란이 빚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5일부터 BBQ 지역사무소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첫 행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에서도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것은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달라는 것”이라며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말하며 골목상권보호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에 치킨업체들은 납작 엎드린 모양새다. BBQ는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마케팅위원회의 자발적 결정이라고 반박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BBQ의 백기에 교촌을 비롯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을 내리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곳곳에선 BBQ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잇따른 가격인상으로 불매운동까지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했을 때는 아랑곳하지 않던 BBQ가 공정위의 강력한 조치에 백기를 든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서민 물가 올려놓은 장본인이 물가 안정에 협조하겠다니 황당하다” “국민고통분담 차원에서 1, 2차로 나눠 가격을 인상했다니 고양이가 쥐생각 해주는 꼴이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ps 인건비,닭값혹은 물가가 너무올라서 인상했다는데 너무허무하게 인상철회했네요. 이렇게 쉽게쉽게 하는거였다면 대체뭐였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