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미술강의를 듣고
후다닥 집에 오고싶은 마음에
48색 색연필을
가방에 던지듯 넣고 집에왔다.
집에와서 가방을 열었는데
제맘대로 열려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색연필들
문득 내마음을 열었는데
제멋대로 열려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네 파편들
주섬주섬 주어 하나둘 색을 맞춰 넣어본다
색연필들이 가방안 여기저기 흔적들을 묻혀두었다.
지워지지않는.
백모씨 <파편>
화사하게 피어있는 벚꽃은
화사하게 화장한 그녀같다
그녀는 나와 떨어질 것을 알고 있을까
그녀는 나에게서 떨어졌다.
유모씨 <낙화>
단지 너와 함께 걷고 싶었다
그저 너와 함께 있고 싶었다
이까짓녀석이 뭐길래 나를 이토록
한 번 넣으면 다시는 빼기 싫을 것
백모씨 <조던 플라이트>
유모씨 <EDD-202>
출처 | 나와 뿌ㄹ친구 재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