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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게시물ID : humorbest_2058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차녕이
추천 : 21
조회수 : 1096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7/05 13:05:21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5/29 22:48:56
백구 - 이지윤(곡 김민기)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 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에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앓아 누워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 앞의 동물병원에 조심스레 찾아갔었지 무서운 가죽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멍하니 나만 빤히 쳐다 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큰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 너무 아팠었나 봐 주사를 채 다 맞기 전 문 밖으로 달아나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학교 문을 지켜 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 봤느냐고 다급하게 물어 봤더니 웬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뒤뜰엔 아무 것도 뵈지 않았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아 우리 백구 어디 있는지 알면 가리켜 주렴아 학교 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시는 말씀이 웬 하얀 개 한 마리 길을 건너 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어서 그만...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을 헤매이다가 빨갛게 핀 맨드라미 꽃 그 곁에 묻어 주었지 그 날 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 이른 흰 눈이 뒷산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긴 다리에 새 하얀 백구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렁하고 심술을 부렸지 가수 양희은의 막내동생(그러니까 탤런트 양희경의 바로 아래동생)이 어릴 때 글짓기로 쓴 것을 김민기가 가사로 다듬고 노래로 만들었다는 곡. 양희은이 불렀던 것도 좋았었지만, 김민기의 앨범에 있는 이지윤 어린이의 노래가 더 맘에 와닿는다. 정말 아끼고 사이좋게 지내던 개를 잃어버린 어린아이의 울먹임같은 목소리. 특히 "너무 너무 아팠었나봐"하는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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