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 사회를 벗어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끼니를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는 이상, 하루에 최소 한끼 혹은 두끼를 주변 식당에서 사 먹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소규모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그들을 믿고 싶고, 또 믿어야 한다. 문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시중에 풀렸다는데 있다. 그러나 간혹 우리의 이웃인 식당 주인들이 안타깝게도 너무도 큰 실수를 한다.
제 친구 또한 분당 서현역에서 조그마한 식당을 한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조선일보를 보아왔고, 늘 그 식당에 가면 조선일보가 준비되어 있다. 물론 그 친구는 호주산을 쓴다고 했다. 친구에서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당장 조선일보를 끊어라"
순전히 마케팅 차원에서 한 말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요즘같은 시기에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먹을 거리에 관한 검증이라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식당 주인이 조선일보를 본다??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가? 미국산 쇠고기 안전하다고 믿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신문이다. 그 신문을 매일 보는 조선일보 독자라면 당연히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믿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싸고 안전하다는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결국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조선일보를 보는 식당의 식재료에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가 있을 거란 의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식당 주인은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신문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인해, 손님들에게 식재료로 미국산 쇠고리를 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주변의 소규모 식당 주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보듬어 안아야 한다. 매일 마주하는 얼굴의 주변 식당 주인이라면, 더더욱 조선일보를 보고 있는 식당 주인이라면 아낌없이 조언을 던져 주자. 순전히 식당 마케팅 차원에서 조선일보를 끊으라고....
오늘 점심 칼국수를 먹고 왔다. 조선일보가 버젓이 펼쳐있다. 나이 지긋한 식당 주인에게 조선일보를 끊으시는 게 어떡겠냐고, 아니 정 보실 거면 안 보이게 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정말 주인을 위해서 하는 조언이었다. 그러나 당황스럽게도 그럴 생각이 없드시단다. 자기는 정부를 믿는다고 했다. 그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되물었다. 자기는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쓰실 거냐고 되물었다. 싸고 안전하면 안쓸 이유가 없다고 했다.
- 다시는 그집에서 식사를 안 할 것이다. 아니 할수가 없다. 왜?? 난 오래 살아야 하니까. 설령 그 가능성이 로또에 맞아 상금타러 은행가다가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