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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 다섯 번째 제언-교과 과정은 지나치게 어려울 필요가 없다.
게시물ID : readers_20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을지로
추천 : 1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05 15: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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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다섯 번째 제언 올립니다.
 
오후 3시에 올린다고 했는데 많이 늦었네요. 기다리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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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
부제: 교육혁명에 대한 대통령의 제언
 
다섯 번째 제언-교과 과정은 지나치게 어려울 필요가 없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제가 지난 네 번째 제언 때 시험에서 높은 점수 받기 위해 시험에 잘 나오는 내용을 기계처럼 달달 외우고 문제 유형 익혀가며 시험을 준비한 다음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머리에서 새하얗게 지워버리는 공부는 가짜 공부이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진짜 공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학력 저하, 국가경쟁력 저하를 들먹이며 주입식과 무한경쟁의 방식으로 살벌하고 살인적인 입시전쟁에서 살아남게 하는 것만이 교육이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인 현행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입시에 매몰된 채 입시에만 몰두하는 현재 교육 방식과 체계가 교육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초중등 교과과정을 중점적으로 보도록 하고, 한번 미뤄뒀던 주제인 민주시민 육성이 우리 교육의 근본 목표와 철학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은 당분간 미뤄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오늘 내용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교과과정이 불러오는 부작용과 폐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과목이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공감할거라 생각하는데 저는 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이라고 얘기하자마자 벌써부터 학교 다닐 때 수학 시간에 시달리던 지긋지긋하고 머리 아팠던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수학에 대해 떠올리는 생각이 지긋지긋하고 머리 아픈 것이라 여기고 일축하는 것은 초중고 12년의 경험과 안 좋은 기억을 통해 형성된 고정관념에서 평생을 벗어나지 못한 채 대학입시가 끝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수학을 평생 거들떠보지도 않는 현상으로 귀결되는데, 이는 결국 지나치게 높은 교과과정이 불러오는 가장 큰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수학 과목에만 그치겠습니까? 수학 아닌 다른 과목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습니까? ‘도대체 대한민국의 교과 과정은 무엇 때문에, 무슨 연유로 지나치게 어려운 것인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무한경쟁을 외치며 교육에도 오직 경쟁논리만이 필요하다고 주구장창 외쳐대는 자나 집단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해야만 학력수준과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일까요?
 
우리 아이들이 초중고12년 동안 배워야 하는 교과 과정 수준은 지나치게 높습니다. 게다가 양도 어마어마하게 많기까지 합니다. ‘배우는 양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수준까지 높으니 학력 수준도 높아지고 결과론적으로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는 거 아냐? 그런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배워야할 양이 많고 수준이 높다는 것만으로 학력 수준이 높아지고 국가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한번 차분하게 생각해봅시다.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 미적분이 있다고 그것이 곧 우리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미적분 개념을 거의 이해할 수 있는 학생 비율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것이 현실인데 단순히 배우는 양이 많고 수준이 높다는 자체가 학력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보장해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미적분은 개념 자체가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적분을 이해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미적분 개념 자체가 어려운 것에 있지 않습니다. 미적분을 접하기 전에, 즉 미적분을 이해하기 위해 미리 이해하고 있어야 할 개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걸 누가 모르나? 다 미적분 배우기 전에 배우는 것들 아냐?’ 라고 얘기하고 싶으시죠? 미적분 이해하려면 수열극한 이해해야 하고 수열극한 이해하려면 또. 개념이 서로 맞물려 있고 앞의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뒤의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수학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뭐가 문제겠습니까? 개개인의 학습능력과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몇 학년 몇 학기에는 이 부분까지 진도가 나가야 함이라는 식으로 교과 과정을 편성하기 때문인데 그럼 그건 또 무슨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학교 내신 시험이건, 대학 입시 시험이건 객관식 문제로 점수를 매겨 학생들을 한 줄로 줄 세워야하기 때문인데 그러려면 기준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 기준이 바로 초중고학년학기 마다 촘촘히 편성한 교과과정입니다. ‘학생 개개인이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가?, 잘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미줄처럼 촘촘히 짠 교과 과정별로 출제 범위를 정해 단 하나만의 정답을 미리 정해놓은 객관식 문제로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매겨 줄 세우는 것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이렇듯 등수를 매겨 학생을 줄 세우는 것만이 교육이 추구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인 현실에서 개개인의 학습이해도, 능력, 전체적인 수준이 과연 중요하겠습니까?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살벌하고 살인적인 입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문제풀이 기계를 걸러내는 것만이 우리 교육이 추구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라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처럼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조금 전에 들었던 의문 도대체 대한민국의 교과 과정은 무엇 때문에, 무슨 연유로 지나치게 어려운 것인가?’로 돌아가 본다면 교과 과정이 비정상적이리만치 지나치게 어렵게 촘촘하게 짠 것이 문제라면 교과 과정 수준을 좀 더 평이한 수준으로 낮추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교과 과정은 결코 평이한 수준으로 낮출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대학 입시 시험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이 사람이 대학에 가서 고등교육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과 학습 능력을 갖췄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목표입니까? 그게 아니라는 것은 제가 굳이 말씀 드리지 않아도 여러분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학교, 학과 내지 학부별로 일등부터 꼴등까지 각 대학마다 입학생을 손쉽게 걸러낼 수 있도록 전체 수험생의 등수를 매기는 것이 우리 대학 입시 시험이 추구하는 목표이지 않습니까? 학교 순위, 학과 순위가 뚜렷하게 줄 세워진 대학 서열 구조에서 60만 명이 넘는 전체 수험생 중 0.4%, 1.6%, 9.9%를 걸러내려면 대학 입시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겠습니까? , 바로 그 빌어먹을 변별력입니다. 천 명 단위, 만 명 단위도 아니고 60만 명이 넘는 수험생 중에서 0.4%, 1.6%, 9.9%를 걸러내기 위한 변별력을 대학 입시 시험이 갖춰야만 대학 서열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데 교과 과정이 지금보다 평이하다면 과연 대학 입시 시험이 과연 변별력을 갖출 수 있겠습니까?
 
학벌에 따른 부당한 차별을 개개인이 평생 감수해야 하는 기형적이고 비정상적인 학벌체제를 뒷받침 해주는 대학 서열 구조를 유지하려면 대입 시험은 변별력을 갖춰야 하고 그놈의 변별력 때문에 초중등 교과 과정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지나친 학업 부담을 무겁게 지우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학력 저하를 막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현행 수준의 교과 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교과 과정이 지금보다 평이해지면 학력 저하로 이어지고 국가경쟁력이 곤두박질 칠 것이 뻔하다? 이거 다 헛소리고 심한 말로 표현하면 선동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학생이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어쨌든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되는 현실에서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 미적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자체가 학력 수준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습니까?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교육이 수학을 교과과정에 넣어 아이들에게 수학을 교육하는 이유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입니까?
 
수학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 가장 기초는 수 개념입니다. ‘인류가 숫자를 체계화해 숫자를 쓰기 이전과 쓰기 시작한 이후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숫자를 어떻게 표시해왔는지, ‘0’의 발견이 수 개념 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수 개념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분수’, ‘소수개념은 무엇인지‘, 이와 같은 수 개념을 천천히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수 개념이 확장된 실수, 방정식, 인수분해, 함수, 도형 등 다양한 영역을 학습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 조카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 수학 교과서를 봤던 저는 깊은 충격을 받았을 만큼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수학 교과서에 분수가 있는 걸 본 것입니다. 분명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4학년 때 분수를 배웠던 것 같은데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 교과서에 분수가 있던 것입니다. 그때 저는 아니, 무슨 20여년 새에 초등학생들이 수 개념 이해도가 2년이나 앞당겨질 만큼 어린 아이들이 하나같이 갑자기 똑똑해진 것도 아닐 텐데 초등학교 2학년, 3학년이 분수를 배워야 하다니? 이거야말로 국가가 나서서 선행학습, 사교육 하라고 조장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아홉 살 밖에 안 된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분수를 이해하라는 짓 자체는 누가 봐도 제정신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요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 아이들 공부 봐주거나 도와주겠다는 요량으로 교과서 봤다가 하나같이 깜짝 놀란다는 거 아닙니까? 자신들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생각하고 아이들 교과서 봤더니 교과 과정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어린 아이들, 아동에게 육체적으로 폭력과 위해를 가하는 작태를 우리는 뭐라고 합니까? 아동학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동에게 육체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것만이 아동학대 라고 생각하십니까?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이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내용을 억지로 이해하고 외울 것을 강요하는 것은 학대 아닙니까? 육체적인 가해만 학대가 아니고 정신적 가해도 엄연한 학대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린 아이들인 초등학생에게까지 과도한 학습 부담을 지워 마음껏 뛰어놀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잠도 충분히 잘 수 없게 함으로써 육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요?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좋은 대학 갈 수 있게 하겠다는 오로지 그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이 이 어이없고 기막힌 현실에 만족해서 아이들을 살벌하고 살인적인 입시전쟁에 내몰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기 전까지 살벌하고 살인적인 입시전쟁에 내 아이를 내몰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인 너무나도 견고한 학벌체제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냉혹한 현실을 거스르기에는 개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다고 생각하기에 섣불리 거부하고 빠져나갈 수도 없으니 고육지책으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내몰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비참한 현실이 없어지려면 견고한 학벌체제가 깨져야만 합니다. 견고한 학벌체제가 깨지면 너도 나도 서로 좋은 대학 가겠다고 머리 터지게 싸울 필요는 자연스레 없어질 테니 우리 아이들이 과도한 학습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교육은 비로소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목표에 충실하게 될 것입니다. 견고한 학벌체제가 깨짐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과도한 학습 부담에서 벗어난다고 학력 수준이 떨어지고 국가경쟁력에 빨간 불이 켜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은 다음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2007년에 발표한 국가경쟁력 세계 5,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주도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순위는 언제나 중하위권인 나라가 있습니다. 이 나라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알파벳을 배우고 몇 가지 단어를 익히는데 1, 1부터 20까지 덧셈, 뺄셈을 수없이 반복하는데 또 1. 손가락을 사용하든 발가락을 사용하든 구구단 같은 계산법을 미리 가르쳐주지 않고 어른들은 지켜볼 뿐인데 그 이유는 더디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이 선행학습입니다. 선행학습은 다른 아이들이 물을 기회를 빼앗는 것이며 또한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엄청난 짓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교실의 아이들도 벗어날 수 없는 인생에서 처음 맞는 꼭 넘어야 하는 자격시험이 있는데 그것은 자전거 면허증과 수영 인명구조 자격증입니다. 이는 지식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과 여가이며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것이 이 나라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 한 때는 주입식 국민교육 제도와 선진학습법 수출국 이었던 독일입니다. 그 교육이 키운 괴물이 전쟁과 우월주의였기에 역사의 반성에서 다시 출발하고자 했던 교육이 얻은 해답이 ‘1등 다툼은 필요 없다.’, ‘우리의 교실은 한두 명의 뛰어난 사고보다 모두의 깊이 있는 사고를 원한다.’입니다.@
 
이러한 독일이 한 때 수출했던 주입식 국민교육 제도와 선진학습법을 흔히 프러시아식 교육이라 부르는데 프러시아식 교육이 추구하는 목표는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생각하는 법을 말살하고 오로지 명령과 체제, 권위에 복종하고 순응할 수 있는 기계 부속품 같은 사람을 공장에서 대량으로 물건 찍어내듯 키워내는 것이 프러시아식 교육이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을 통해 길러진 사람들이 히틀러가 저질렀던 참혹한 인권유린과 전쟁 범죄의 공범 내지 방조자가 되었다는 뼈아픈 반성에서 뿌리 내린 교육철학이 조금 전에 소개했던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입니다.
 
그런데 이 프러시아식 교육 어디와 많이 닮아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통해 개항하고 서구 근대 문명을 뒤쫓기 위해 새로 정비했던 사회제도와 법체계는 상당 부분 독일 것을 모방했고 그 중심에 프러시아식 교육이 있으며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이 땅에 강제로 이식한 교육방식과 체계가 그대로 남아 지금껏 대한민국의 교육체계와 방법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래 교육의 근본 철학이나 목표에 대해 단 한순간도 고민하거나 생각해보지 않았고 교육이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가 살벌하고 살인적인 입시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문제풀이 기계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토대로 남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교과과정이 지나치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는 대학 입시 시험이 변별력을 가져야하기 때문임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나치게 어려운 교과과정이 불러오는 부작용과 폐해가 무엇인지 봅시다.
 
초중고 12년 동안 아이들이 학습해야 할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수준도 지나치게 높은데다 교과 과정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학습측면에서 보자는 겁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어려워질 교과 과정을 이해하려면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제대로, 확실하게 완벽에 가깝게 이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고 여러 면에서 개인차도 있을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적인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려면 아이가 스스로 깨우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줘야 합니다. 즉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수학을 예로 들면 초등수학은 6년간 학생 스스로가 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수학에 있어 기초 중 기초는 수 개념입니다. 이 수 개념을 사람 신체에 비유하자면 뼈와 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뼈와 장기가 온전하고 튼튼한 상태에서 살을 덧붙여야 신체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수 개념을 완벽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어야 살이라고 할 수 있는 실수, 방정식, 인수분해, 함수, 도형 을 포함한 나머지 개념들을 하나씩 덧붙이며 수학 교육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수학적 사고 능력, 추론, 논리적 사고 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비로소 길러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 유의할 것은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충분히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금 하듯 주입식으로 알려주는 개념을 무작정 외우고 문제 유형 익혀 문제 푸는 연습만 주구장창 하는 것은 몸집 불리는 데만 혈안이 돼서 뼈와 장기에 무리가 생기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겁니다. 당장 문제 척척 풀어내 시험에서 높은 점수 받는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묻고 답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계속 키우는 것이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 중 학습 영역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이기 때문에 초중등 교과 과정은 지금처럼 지나치게 어려울 필요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지금은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접근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언제 어디서는 손쉽게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머리에서 지워버릴 내용을 시험 보기에만 급급해 달달 외울 수 있는 단편적인 사람이 필요하겠습니까? 아니면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인지할 수 있고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선별할 수 있으며 자신이 찾은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해석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렇기 때문에 교과 과정을 인위적이며 일방적으로 지나치게 높게 잡아놓고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능력은 싹 다 무시한 채 획일적으로 정해진 수준을 따라오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초등교육의 목표는 교과목 별로 학습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기초를 확실히 익힌다면 그 다음 과정은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춘 것이기 때문에 중등 교과 과정은 지금처럼 목표치를 획일적으로 정해놓고 모든 학생이 따라올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 되는 것입니다. 수학을 예로 들면 이번 학기에는 어느 부분까지 배우고 싶다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가령 저는 이번 학기에는 2차 함수 까지 배우고 싶습니다.’ 하는 식으로 말이죠. 대학에서 수강 신청하듯 교과목 별로 자신이 배우고 싶은 내용을 직접 고르는 것입니다.
 
물론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교과 과정도 있어야겠죠? 그 부분은 학습 영역 보다는 의무교육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성인이자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무엇인지,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되, 내용을 달달 외워 시험 보기 위한 방식이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갈 수 있는 한 사람의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은 민주시민 육성이 우리 교육의 철학과 근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주제로 말씀 드릴 때 보다 자세하게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었던 내용이 제 머릿속에서는 명쾌한 것 같은데 막상 말씀 드리고 나니 뭔가 앞뒤 연결이 매끄럽지 않고 내용이 전체적으로 두서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 역량이 부족한 탓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제언을 통해 여러분들께 꼭 전해드리고 싶었던 제 생각과 주장의 핵심만큼은 어설프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위안 삼고 싶습니다. 귀한 휴일에 짧지 않은 시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주 뒤인 719일 오후 3시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쇼.
 
------------------------------------------------------------------------.@@ 내용은 ebs 지식채널e ‘공부 못하는 나라편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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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섯번째 제언은 7월 19일 오후 3시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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