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겨울방학식날 나는 구속되었다.-1-
게시물ID : humorbest_206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unatic
추천 : 33
조회수 : 1977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7/07 15:23:53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7/06 12:26:21
방년 23세. 군대도 갔다왔지만, 아직 턱없이 모자른 인생이다.

하지만 그 인생을 살아가면서, 깨달은 몇가지 진리들 중엔

'죄를 지으면,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라는 삶의 섭리가 있다. 

그리고 그 진리를 내게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던 사건을 

횽아들한테 보여줄게-_-;;

참고로 실화 90%에 픽션 10%라고 생각해죠.

-------------------------------------------------------------------------
2001년 10월 

중3 말 때의 일이다. 당시에 나는 한창 리니지에 빠져 있었다.

소위 말하는 '리니지 폐인'이었다.

'중독의 법칙'이란 말을 아는가? 

당연히 모르겠지. 

왜냐면 내가 지어낸 거니깐...-_-;;

지루하겠지만, 잠시 여담으로 빠지겠다. 중독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은

바로 쾌락이다.

어떠한 자극으로 인하여 쾌락 중추가 자극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쾌락을 다시 느끼기 위해. 또다시 그와 동일한 자극을

찾는다. 즉 쾌락을 느끼는 모든 요소가 중독으로 작용되는 것이다.

술을 재밌게 마시면, 또다시 술을 찾듯.

나는 리니지를 정말 미칠듯이 좋아했음으로 중독에 빠졌다.

※그렇담, 공부가 매우 재밌으면, 또다시 공부를 찾을까?

아무튼 각설하고, 그 시절 리니지 하던 학생들이 모두 그렇듯.

학교 시간에 쫒기고, 집안 압박에 쫒기고, 아무리 리니지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해도, 대부분의 학생 유저들은 그저그런 허접이었다.

물론 나조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난 틀렸다. 당시에 공과 사를 구분하기엔 난 너무나 어린 나이였나 보다.

학교 대신 피시방에 등교해서, 리니지를 하는가 하면.

수업 도중에 너무나 리니지가 하고 싶어 화장실 좀 갔다온다 속이고

피시방으로 짼적도 있으니, 말 다했지.

이 정도면 정말 리니지에 영혼을 판 놈이었다. 나란 녀석은.

하지만 아무리 찌질하고 시궁창 같은 폐인 생활이었다 해도.

주제에 목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지존이었다.

당시에도 난 알고 있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다가는 

내 인생은 하수구에 처박힌 쥐새끼 꼴이 될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런 긍정적 의식도 리니지의 중독성은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지존이었다.

-지존이 되서, 게임을 접자. 

난 의지가 너무 약했다. 이성은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를 해도.

내 욕구는 항상 이성을 이겨 왔다. 

욕구를 억누를 바엔, 미치도록 그것을 충족해주는 거다.

아주 정이 뚝 끊어질 때까지.

그래서 난 미치도록 게임을 했다. 

리니지 때문에 당시에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성적은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아 씨바 정말 미치겠다. 

리니지를 안 하면, 손이 떨리고. 

리니지를 하는 순간에만 행복을 느꼈다.

밥도 안 먹었다. 미친듯이 지존이 될 때까지

게임만 했다. 

그리고 그 어느 날, 내가 어느 한 피시방에 들렸을 때.

나는 만나고야 말았다.

지존을...

난 항상 피시방을 드나들 때엔 리니지하는 사람들의 장비를

구경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그때도 내 버릇은 발동했다.

그리고 난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

레벨은 52였고, 장비는 AC-60을 넘어갔다.(지금은 그 겜 안 한지 오래되서, 모르겠는데. 정말 당시엔 최고였음.)

전 서버에 5명도 채 안된다는 데스기사가,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난 의욕을 잃었다.

-씨바... 

나같은 허접쓰레기가 저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적어도 몇 년은 미친듯이 

게임을 해야한다.

하지만 난 그럴 용기가 없었다.

솔직히 그렇게 미친듯이 게임만 하라면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행복할 것이다. 

그렇지만, 내 인생은?

꼴에 난 인생은 똑바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난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난 그 날부터, 방법을 강구했다.


2001년 11월 전반

약 일주일 간, 관찰한 결론이 내려졌다. 난 그 지존이 자주 다니는

피시방에서 매일 죽치고 앉아서, 힐끔 힐끔.

관찰을 한 결과. 몇가지 공통적인 사항을 파악했다.

1,그 지존은 자기 지정석에서만 게임을 한다.

당시에 리니지는 단축키 설정등의 몇가지 것들이, 예전에 설정했던

PC가 아닌 다른 PC에서 할 경우. 모두 초기화되어 새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지존은 자기 지정석을 정해놓고 사용했던 것 같다.

2,접속 시간은 일정했다.

주로 밤을 새서 게임을 하고, 아침 녘에 집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훔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다.

지난 일주일 간, 나는 내 리니지 캐릭터엔 일체 관심을 끄고.

크랙킹 공부에 전념을 다 했다.

비록 아직 초보적인 단계였지만, 당시에 해킹툴에 대한 리니지의 대처였던.

'엔 프로텍터'를 무요지물로 만들 방법을 습득한 것이다.

그리고 답은 꽤 간단했다. (참고로 당시엔 가능했으나, 현재로선 어림반푼어치도 없음)

나는 스스로 집에서 엔프로텍트를 가지고 여러 차례 실험을 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렸다.

난 스스로가 대견해서, 썩소를 지었다.-_-;;

'지존으로 갈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생각은 내 가슴에 엄청난 흥분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난 행동에 들어갔다.

이미 사전 답사는 충분했다.

그 날 나는 학교도 가지 않고, 지존이 잠을 잘 것이라

추정되며,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대를 골라.

그 피시방에 들렀고, 지존의 지정석에 앉았다.

여기에선 자연스러운 연기가 우선이다.

아마도 지존은 피시방 주인과 안면을 튼 사이일 것이고,

내가 그 지존의 자리에 앉은 것만으로도 

의심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리니지를 하게 된다면.

나중에 상황이 발생했을시에 내가 지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난 이 피시방에서 사전답사를 할 때에도

이를 계산하여, 일부러 리니지를 하지도 않았고.

대신 당시 인기였던, 테트리스를 했다.

접속된 넷마블에서 나는 테트리스를 실행시켰고.

30분 동안, 열나게 게임에 몰두한 '척'했다.

곁눈질로 힐끔 카운터를 둘러보았을 때.

피시방 주인은 나에게 아예 관심을 끄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나는 일부러 고의적으로 테트리스의 볼륨을 크게 했고.

한산한 시간대인 피시방은 내가 하는 테트리스 소리로 

시끄러웠다. 

그리고 나는 테트리스 소리를 크게 켜둔 채.

웹 상에 올려둔. 보통 폴더 모양의 파일을

지존의 지정석에 설치했다. 

그리고 약 10분 뒤.

내가 시작한 지. 정확히 1시간이 될 때.

나는 자연스럽게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계산을 하는 주인의 눈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었다.

나는 그저. 며칠 후면 잊어버릴 별 특징없는

'꼬마 손님'일 뿐.

피시방을 나서는데, 한 쪽 입꼬리가 나도 모르게 올라갔다.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스릴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1단계는 완벽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