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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네살 두아이 그리고 서른아홉..간암4기..
게시물ID : baby_206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eph
추천 : 16
조회수 : 1555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7/07/12 00: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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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부터 어디에 써야 하나 무지 고민했네요..
큰아이는 여섯살.. 작은아이는 네살..
우리부부는 서른 아홉 동갑.

남편이 미웠어요.
일찍 찾아온 첫째아이 덕분에 꿈같은 신혼은 다른나라 얘기였고..
둘 다 해외로만 떠돌다가 한국돌아온지 1년정도 되었을때 만나서 급히 결혼한지라 모아놓은것 하나도 없이 시작해서  서로 금전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았었고..
무엇보다 심각한 입덧, 그 이후에 완벽하다시피한 독박육아 그리고 전혀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고 잔소리만 늘상 해대던 남편때문에 정말.. 우울증이 올정도 였거든요.. 
나름 노력했었지만 늘상 계속되는 음식(반찬)타박..  
한국에 친정식구가 아무도 없어서..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정말 견디기 힘들었었죠. 

사실 그래서 너무 미워서.. 너무 싫어서.. 모든게 원망스러워서.. 
안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는데..

우리 남편이 암이래요..
간암 4기에서 말기진행중..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그냥 갑자기 나타나서 '야야 다 거짓말이야 뭘 그걸 믿었냐'라고 할것 같고..

지금 남편은 시댁에서 투병중인데..
너무 아파해요.. 통증이 심한가봐요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고.. 
오죽 아프면 그렇게 사랑하는 아이들과도 화상통화조차 못하겠다고.. 

평소에 어디 하나 아픈티 안내던 사람인데..
너무 아파해요.. 잠도 못자고..
간암에 폐까지 전이되서 수술 불가라.. 
지금 항암약만 먹고있는지 이제 2주되어가는데..
제발..
항암제가 암세포를 죽이느라 그렇게 아픈것이길.. 
할 수있다면 내 수명에 반을 끊어서 나눠주고 같이 살다가.. 그렇게 투닥투닥 또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다가 아이들 좀 키워놓고 갔으면 좋겠네요..

아이들도 아직 너무 어리고..
남편이 시댁에 간지 일주일 넘어가는 동안 .. 괜찮을줄 알았는데  밤에 무섭네요.. 
우리 남편 있었을때는 하나도 무서운거 없었는데..

나는 아직도 앞으로 한 20년.. 아니 30년은 더 잔소리듣고 싸우고 지지고볶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남편.. 아이들 아빠..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남편때문에 알게된 오유.. 
앞으로도 같이 보면서 웃고 화내고 얘기할 수 있기를..
우리남편.. 아이들 아빠.. 기운내서 아프지 않고  더 나아가서 치유될 수 있기를..

아직은 너무 빨라요.. 
우리 만난지, 결혼한지,첫 아이가 태어난지 10년도 안됐어요.. 

오늘은 유난히 그 미운 남편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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