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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천황의 일본 순행 이야기
게시물ID : history_20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워썬더
추천 : 3
조회수 : 11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11 14:59:01
1954년 8월까지 165일 동안 히로히토는 일본을 순회합니다

그러나 연합국의 이런 시도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데, 히로히토가 사람들과 만나 어울릴 준비를 전혀 갖추지 못한것이 오히려 득이 되버립니다.

어색하다 못해 쩔쩔매는 천황의 모습은 그를 유달리 순진무구한 사람으로 비치게해버렸고, 게다가 누가봐도 이런 사람 만나는 일이 체질이 아닌듯한 히로히토가 순회에 나가자 '아! 천황께서 우리들을 위해서 억지로라도 순회에 나서시는구나ㅠㅠ' 하는 반응을 불러옵니다

사교성없는 왠 히키코모리같은 천황의 모습은 일반 국민들에게 그가 너무 인간적이게 하는 동시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하게 보이도록 해버렸고 게다가 이런 천황의 어색하고 불편해하는 모습은 대중 사이에서 'ㅠㅠ 우리가 일본제국을 위해 노오오오오오력을 안해서 이번에도 폐하를 미안하구 쑥쓰럽게 만들었구나ㅠㅠㅠ' 하는 국민적 비탄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버린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배제해두고 천황순행은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천황에게 몰려들었습니다.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간간히 있었습니다. 점점 더 순행이 계속될수록 광적인 천황 숭배는 부활하고 있었고, 그가 지나간 길의 조약돌을 줍고 목욕물을 주전자에 담아 훔쳐가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합니다(...)

이런 기괴한 행태는 고위층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좀 변태같은 예시를 들자면 궁정의사 고지마 겐의 슬픈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우와시마 시에 들린 천황 일행이 여관에 들렸을때 천황이 감기에 걸려 목욕을 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 수행원들이 천황을 위해 마련된 목욕물에 몸을 담그는게 관례라 고미자와 그의 동료 의사 한명이 욕조에 들어갔는데, 욕조에 들어가자 갑자기 욕조 물이 빠지면서 욕조가 텅 비게 되버리고 만것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천황순행 덕분에 여관은 증축공사를 한 여관주인이 돈이 후달리자 천황이 몸을 담근 목욕물을 그대로 두고 거기에 들어가고 싶어서 안달난 시장이나 지방 고위층에게 비싼 사용료를 받아 비용을 충당할 예정이었는데, 천황이 목욕을 안하고 왠 듣보잡 수행원놈들이 목욕하자 밖에서 대기하던 지방 고관들이 빡쳐서 물을 다 빼버리게 했다는(...)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고지마는 감기에 걸려서 며칠동안 독감으로 고생하게됩니다.


이외에도 천황 순행 관련 에피소드로는

 (1) 천황이 말주변이 없어서 뭔가를 설명하면 다른말도 없이 내뱉곤했던 '아, 소' 는 유행어가 됨 (좌파들은 '아 소데스네 덴노라고 놀림)

(2) 교토대 방문때 학생들이 환영행사때 천황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읽고 국가대신 평화의 노래를 불러서 무기정학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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