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나면 꼭 잊으리라>
생각한 해의 마지막 밤에는 비가 내렸다.
<내년에는 내 마음도 지치지 않겠니>
생각한 해의 마지막 밤에는 달이 뻘건하게 떴다.
이번에는 고향에 가서 내 참말로 바르게 살아보리라
도망친 도로의 풍경을 멀거니 바라보는데
아아 눈이 부시어 눈을 한 번 껌뻑일 때마다
두어 번 눈물이 났고
세 번을 원망했고
다시금 곱씹다가 몇 번씩이나 욕망하였다.
<고 아이 얼굴 한번 보면 잊을 수 있으리라>
구보는 다시금 갈증을 느끼고
恥(치)...恥(치)... 되내며 골목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느덧 삼 년
저 문을 열면 곱게 누워 있으려나
다시금 얼굴을 떠올려 보면
어둠 속에 뜬 태양이로구나
천 번씩 뜨는 태양이로구나
나는 매일 괴로운 사랑의 태양을 쬐는구나
구보는 울고 싶기도 하고 눈이 부시기도 하고 아주 몹쓸 마음에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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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천개의 태양>입니다.
다들 새해의 다짐을 잘 가지고 계시기를!
재료는 항상! 크레파스입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