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슬프네요
나도 옛날 생각남
고등학교 때
나도 친구도 없고 인기도 없었음
결석해도 다음날 학교가면 선생 빼고는 아무도 내가 결석한 줄 몰랐음
한 번은 갑자기 너무 관심이 받고 싶어서
빨간색 색연필과 4B연필로 섞어서 종이를 칠한 후에
눈 주변에 문대서 가짜로 진짜 같은 멍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반창고를 하나 코 옆에 붙이고 학교에 갔져
누가 봐도 영락없이 전날 싸움 한 판 하고 온 사람처럼.
대부분 애들은 정말 내가 싸우다 다친걸로 알고 속았죠
그래서 저는 썰을 풀었습니다
어제밤에 독서실에서 귀가하다가
옆학교 상급생들이 돈을 뺏을라고 해서 저항하고 싸웠다
몇 대 맞긴 했지만 돈은 안 빼앗겼다
이런 식으로 썰을 풀었습니다.
애들은 모두 감동..
근데 어딜 가나 꼭 색안경을 쓰고 의심하는 놈들이 있더라구여
한 넘이 저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했습니다
"야 너 맞았다면서 왜 안경은 멀쩡하냐?"
순간 전 정곡을 찔려서 뜨끔했져
식은땀이 막 나더라구여
"아.. 이거 고친거야"
"밤에 맞았대매? 안경점이 밤에도 하냐?"
전 궁지에 몰렸져
"아.. 아니 그렇게 심한게 아니라서 내가 뻰찌로 고쳤어"
그 놈 하나 때문에 순식간에 애들이 의심으로 웅성대기 시작함.
전 너무 식은땀이 나서 일단 화장실로 달려가서 세수를 했습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세수하고 나오니 색칠한게 다 지워지고
뻘건물 검은물이 물감처럼 군데군데 얼굴에 얼룩져서 흘러내림
그리고 반애들한테 그거 들킴^^
그날 당장 조퇴
다음날 금요일 토요일 이틀 결석
다음주에 용기를 내서 학교에 갔더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 그대로였음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공해서 졸업했습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