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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 아기길고양이들 입양하실 분 찾습니다. 글 길어요
게시물ID : animal_94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참새의하루
추천 : 16
조회수 : 259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10/18 15:37:25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아직 여건이 안되어 집 근처 길고양이들 사료 챙겨 주는 정도로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며칠 간격을 두고 딱한 아기 고양이를 둘이나 구조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녀석 다 숫냥이로 보여요.

1. 깜콩 턱시도  

엄밀히 말하면 턱시도는 아니고 까만 망토 두른 녀석입니다. 
발견 당시 못먹어서 발육이 더딘지 너무나 조그마해서 만지기도 조심스러웠어요.
보면 깜장콩같아서 콩이란 말이 절로 나왔네요.
10월 3일에 구조했습니다.

주택가 골목에서 우렁차게 오래도록 울어 대고 있었고요.
은신할 곳도 없는 길가에서 얘가 조금만 기어나오면 차에 치일 거 같은 상황이었어요.
처음엔 어미가 물고 옮기다가 실수로 떨어뜨리고 갔나 싶어 기다렸어요.
고양이가 새끼를 숨겨둘 만한 곳이 절대 아니었기에.
몰래 지켜보며 어미가 다시 데려가길 기다렸는데 아무래도 어미가 버린 것 같더군요.
고민만 하다가 결국 고양이가 먹을 만한 걸 사러 다녀왔습니다. 
애가 너무 지쳐보여서..

제 자리에 잘 있을까 걱정하며 돌아와보니 동네 아저씨들이 그새 애를 데려다  
노끈같은 걸로 목줄을 해서 슈퍼앞 탁자 기둥에 묶어 놓고 사람먹는 우유를 먹이려고 하던 중이더군요.
물론 쥐만한 아기고양이가 길바닥에서 한참을 빽빽 울어 대니 딱해서 선의로 하신 행동이지만
속으로 애 잡겠다 싶어 기겁을 하고 제가 어미를 찾아 주겠다고 사정해서 데려왔습니다.
눈팅 경력으로 고양이를 그렇게 묶어 뒀다간 큰일 날수도 있다는 거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기운이 없어서 불린 사료 국물을 줘도 먹질 못했어요 처음엔.
그래도 어미가 혹 찾으러 올까 싶어 요기만 시키고 다시 와서 있던 자리에 두고 멀리서 한참을 봤는데 오지 않았고, 약한 새끼라 버렸을 거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죠.

몇시간이 아니라 하루 지나서 새끼를 데려간다는 글도 보긴 했지만
그렇게나 방치하다간 애가 탈진해서 죽든지 교통사고가 나든지 지나가는 개나 몰지각한 사람에 의해
안좋은 일 당할 게 뻔해 보였어요.. 피할 여력도 없는 꼬물이라.

병원에 가서 물어 보니 한달 반 정도 된 것 같다고 사료도 먹으면 먹이라고 하대요.
저랑 친구는 아무래도 이렇게 갓난이같은데 어떻게 한달 반이나 됐다는 건지 신기해했었어요.
연약해보였었는데 이젠 밥 잘먹고 장난도 잘치고 고르륵거리고 많이 쌩쌩해졌어요.

엄마랑 일찍 떨어져서 그런지 응석이 많고 작은 소리로 귀엽게 찡찡거립니다. 
눈빛도 이제 살아나서 까불어대네요. 화장실도 잘가요. 모래에만 쌉니다.
엄마 사랑을 덜받고 버려져서 그런지 잠들기 전엔 꼭 뒷발 앞발을 빨면서 쭙쭙 젖먹는 시늉을 하네요.
사람 품안에서 아기처럼 잠드는 걸 좋아하고요. 사람 아기처럼 잠투정도 해요.
정말 깜찍하고 안쓰러운 녀석이에요.

2. 메주콩 치즈노랑둥이

업둥이를 돌본다는 건 생각도 안해봤는데 정말 외면할 수 없었던 깜콩이를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던 때에 또 눈에 띈 녀석이에요. 이번에도 도저히 그냥 두고 갈 수가 없더라고요.. 
얘는 10월 9일날 데려왔어요.

점심때쯤 친구 동네에서 친구랑 가는데, 요 녀석이 원룸촌 주차장에서 뛰쳐 나오더니 초등학생들을 쫄랑쫄랑 따라 가더라고요. 
귀여워서 잠시 보는데 아이들이 애를 두고 막 뛰어 가길래 너희 고양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애가 그냥 막 따라온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만지려고 하길래, 사람이 만지면 어미 고양이가 못 알아볼 수도 있다고 일러주고 
처음 있던 주차장에 애를 데려다 놓고 걱정이 되어 또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미는 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녀석이 길고양이답지 않게 사람을 너무 따르더군요.
안아달라는듯 바지를 타고 올라오고요.
제 신발 위에 막 발라당 드러누워 애교를 부리고 심지어 바짓가랑이를 잡고 얼굴을 묻더니
그대로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대요. 얼마나 지쳤으면..

어미가 오려나 숨어서 지켜보려고 돌아서니 저를 두고 가는 줄 알고 죽어라 울면서 쫓아 옵니다.
어미가 두고 갔다고 보기엔 애 상태가 너무 깨끗했고 배도 빵빵하고 너무 사람을 따랐어요. 
독립시킬만큼 자란 것도 아니라 사람 손을 탄 애라는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안아주면 울음 뚝 그치고 가만히 있고 내려 놓으면 발에 비비고 울고..

어디 숨어서 더 지켜보려고 해도 얘가 아무 사람이나 쪼르르 따라 나서니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오르막길이고 아기고양이라 운전자 입장에선 잘 보이지도 않고
사고나기 딱 좋겠더군요.

원룸촌에서 예쁘다고 좀 키우다 귀찮아지니 몰래 주차장에 버렸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주차장에 벽보까지 써붙였습니다.
잃어버린 거면 얼른 연락하고 버린 거면 그렇게 살지 말라고. 
물론 전혀 연락은 안오고 있어요.

사진으론 잘 안드러나는데 애가 햇살을 받으면 눈이 터키석같은 하늘색이라 정말 예뻐요.
털 색도 완전 노랑이 아니라 연한 코코아색이 섞인 듯한 색이고요.
깜콩이보단 애가 좀 더 덩치가 큽니다. 용감하고 무던한 성격입니다.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요. "응 으응~"하며 아기처럼 울고 꼬리로 기분 표현을 살랑살랑 많이 해요. 

웃긴 건 이제 직감상 어떻게든 객사할 일은 면했다 싶은지 처음 만났을 때 하던 개냥이짓은 안하네요.ㅎㅎ
점잖아졌어요. 아마도 살려고 기를 쓴 거였나 봅니다.
하지만 스킨십좋아하고 장난도 잘치고 사랑스러워요.
밥 먹을 땐 요들송도 잘 부르고요.

성격이 좋아서인지 좀 더 조그만 깜장콩이 허벅지 물고 매일 때려도 보복을 잘안해요.
이젠 두 녀석이 포개고 자고 레슬링도 하고 친해졌네요.
앞으로 예쁜 짓 잔뜩 할텐데 더 정들기 전에 좋은 보호자에게 보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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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는 동안 처음으로 며칠을 고양이와 보냈고, 그것이 버려진 아기 고양이라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현재 제가 녀석들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줄 수 없는 상황이라 정말 마음 따뜻한 분께 보내려 합니다. 
고양이를 키워보신 분이나, 키우시고 계신 분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책임감과 애정으로 요 녀석들을 한결같이 보살펴 주실 분이기만을 바랍니다.

여긴 대전이지만 충남 충북 등 대전 근교라면 친구차로 직접 데려다 드리려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오신다면 저희가 대전에서 한시간 정도는 가서 중간 지점에서 뵐 의사도 있구요.

lunairegirl 네이버.컴(핸드폰 010-삼사삼삼-5삼35)

입양 의사 있으시면 메일 또는 전화주세요. 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얼마든 물어봐주시고요.
저도 지금 시험 준비하며 부모님 눈치보는 사람이고 지인들도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며칠은 친구네 집에 부탁해서 재우고 며칠은 밤늦게 들어와 제 방에서 몰래 재우고 그러고 있어요.
친구 차에 태워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요..

 한 녀석은 약하다는 이유로 어미에게, 한 녀석은 미성숙하고 무책임한 인간에게 한번씩 버려진 처지입니다.
다시는 버려지는 아픔을 주시지 않으실 분 기다립니다.
부디 가족 하나 늘리는 마음가짐으로 데려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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