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로망이죠, 퇴근하면 아내가 앞치마 두르고(19금 혹은 앞치마만) 방긋 웃으면서 '자기 이제 와?'라는 그런 갸를르 그냥 흐뭇해지는 그런 거... 그런데 애인이나 좋아하는 여자도 같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 퇴근하면 남편이 앞치마를 두르고 (혹은 만) 방긋 웃으면서 '자기 이제 와?'라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뭔가 아쉬워지는 마음이 듭니다..........나 요리 몬하는디...
거기다 좋아하는 여자가 갑자기 불러내더니 이벤트를 준비해 놓고 널 좋아했어! 라며 선고백을 날리면... 뭔가 주도력을 빼앗긴 것 같은 불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답디다. (전 주도력이고 뭐고 개 줬읍니다. 읍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는 건 이미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진짜 지저분한 걸 보면 환상이 깨져서 실망하게 되고.
여자보다 남자 요리사가 많다는 것도 이미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여자가 진짜 요리를 못하면 실망하게 되고.
여자도 남자만큼 담배를 많이 태운다는 것도 현실. 그러나 여자가 담배를 피우면 실망하게 되고.
여자도 입이 있고 짜증이 날 때도 있으므로 욕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지만 여자가 욕하면 실망하게 되고.
여자가 뭐 어떻게 하면 뭐가 어떻다. 이런 거 많죠.
말하자면 '여자가'라는 인식이 몹시 강하게 남아있다는 거죠.
물론 그와 마찬가지로 '남자가'라는 인식도 몹시 강합니다.
남자가 많은 걸 기억하고 있거나 하면 찌질하고 소심해 보이죠.
남자가 뭔가를 고치지 못하거나 하면 남자가 뭐 저러냐고 하고. 만능이 아니란 말입니다.
남자가 수줍어 하거나 낯을 가리는 등의 행동을 하면 또 많은 소리를 듣죠.
남자가 피부를 가꾸거나 외모를 가꾸거나 하면 기집애같다며 남녀를 모두 비난하고.
무거운 걸 들면서 낑낑거리거나 하면 비난하고.
군대 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덜 됐다거나 하며 무시하고.
축구 못하면 따돌리고 -_-)...
기타등등... 여자답다, 남자답다, 천상여자, 천상남자... 이런 말이 썩 칭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아무튼 이러한 구세대적인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인 걸 보면 세상 사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겠죠. '여자가 돼서는' 혹은 '남자가 돼서는'이란 소리를 자주 들으면서 익숙해져 버린, 혹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힘든 많은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 그렇게 해서 사회생활 하겠냐고 풍을 날리든 말든... 한 귀로 듣고 척이라도 하세요. 우린 융통성 있는 사람들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