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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2220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로환★
추천 : 11
조회수 : 728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1/10/19 17:16:00
별 건 아니고 그냥 날도 춥고 그 때 좀 우울한 일도 있고 그래서
(여기서 흡연자도 비흡연자와 마찬가지로 감정의 변화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서는 아셔야 됨)
혼자 놀이공원-_-을 가서 놀이기구 타는 건 아니고 그냥 복작대는 거 구경하다가 ...
실내 흡연실을 발견하고 들어갔죠. 남녀가 앉아 계시더군요.
여성분께서 연신 추워서 몸을 떨고 계시든지 말든지 내 알 바 아니고 흡연실이니까
흡연자에게 허락된 최소한의 자유 구역에서 마음껏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담배를 꺼내 들었죠.
갑자기 여성분 눈빛이 째릿하고 빛나더군요.
"오빠, 저거..."
전 '저 사람'도 아니고 '거'입니다. '거.' 흡연자도 맞으면 아프고 욕 먹으면 울컥할 줄 압니다.
뭐 신경 안 쓰고 불을 붙였죠. 그러자 갑자기 남자분께서 벌떡 일어나시더니 한 마디 하시더군요.
"끄시죠."
뭔 이런 살다살다 목욕탕에서 때 밀고 있는데 이태리 타월 뺏는 짓거리를
"네?"
"끄시라고요. 제 여자친구가 담배 냄새 싫어해요."
어쩌라고.
"여기 흡연실인데요?"
"일단 제 여자친구가 담배 냄새 싫어하잖아요."
말이 통해야 뭔 말을 하지.
"하참.."
이러고 계속 쪽쪽 피고 있으니까 여자분이 지랄맞게 기침을 해 대시더군요.
갑자기 얼굴이 아파서 보니 그 놈이 절 때렸더라고요?
조서 꾸밀 때 니 자식 얼굴 한 번 보자, 했는데 몇 대 때리고 몇 대 맞고 주먹의 무게를 가늠하는 동안
남자분의 눈빛을 읽었습니다.
"죄송해요 형님, 진짜 죄송해요."
라는 듯한... 생각해보니 별로 아프지도 않았고... 일단 그런 분위기가 되자 여자도 까불지 못하겠는지
"오빠 나가자.."
ㅇㅇ...
나갈 때 전 그 불쌍한 호갱의 눈빛을 한번 더 받았습니다.
"...형님.."
구해주고 싶더라, 진짜.. 근데 내 코가 석자라...
피씨방에서 흡연석에서 겜하는데 비흡연석에 자리가 없었는지 어린 남녀둘이 제 옆에 앉더군요.
그러더니 56분 간, 정확히 56분 간 기침하고 난리치다가 나가더군요.
딱히 빈정이 상하는 건 아닌데, 그럴 거면 흡연석에 오질 말든가.
아니 물론 그럴 수는 있어요. 중요한 일로, 꼭 컴퓨터를 써야 되겠는데, 비흡연석에 자리가
공교롭게도 없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려와서 하긴 하는데,
정말 견딜 수가 없어서, 기침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와서,
그래서 고통을 감내하며 억지로 하고 있는 거면 상관없어요.
근데 "아 씨 뭐 사지? 이거 이뻐? 자기야, 이거 이뻐?" "어어 이뻐, 자기야 이건 어때?" "아 이쁘당~~"
뭐 막 미치도록 급하고 다급해서 정말 어쩔 수 없어 보이지는 않는데
흡연석에서 흡연자가 담배 피운다고 뭐라 하는 인간들은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잘못인가,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게 잘못인가,
금연석에서 담배 안 피우는 게 잘못인가, 배달집에서 배달하는 게 잘못인가,
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잘못인가, 결혼식에 결혼하는 게 잘못인가... 아오
막 가치관에 혼란까지 오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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