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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처음 취직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게시물ID : soda_2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혼세마왕
추천 : 24
조회수 : 6301회
댓글수 : 74개
등록시간 : 2015/11/05 03:21:23
많이 깁니다.
커피라도 한잔 말아서 드시면서 슬슬 읽으세요.

그리고 욕도 나옵니다. 기분나쁘시면 적당히 거르시던 뒤로가기를 하시던 그건 읽는분의 자유~*



군대 전역하고 한달쯤 놀다가 취직하라는 마마님의 구박에 종합건설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예전 글에서 알바할때 도시락 싸주던 여친은 저 군대에 있을때 고무신 꺼꾸로 신었습니다. 써글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회사였는데 뒤집어 까보니 그냥 한글자로 표현이 되더라고요.

.

1.

10년이 넘은 회사인데 경리부서에 업무용 서류 서식이 하나도 없어요.
경리가 두명에 대리까지 있는데 월급 계산이 늦어서 월급이 밀립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단순히 계산이 늦어서에요.
30명이 넘는 현장직원과 20명이 넘는 공장직원을 전부 경리 두명과 대리 한명이 계산기 두들겨가면서 일일히 월급에서 제해야할 세금과
줘야 할 돈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달에 나가야 할돈이 좀 많을라치면 최고 일주일까지 월급이 늦어집니다.

한달동안 야근해가면서 직원들 월급 계산용 서식부터 
각종 업무용 서식을 엑셀하고 아래한글로 차근차근 만들었어요.

대리는 이제 달마다 현장직원들한테 욕 안먹어도 된다는 사실에 감격먹다 못해
그동안 야근하면서 고생했으니 부장한테 말해서 야근수당이라도 타게 해준다고 해요.

부장 한마디로 짤라요. "사무실 직원은 야근수당 따윈 없다."
그리고 한마디 더 보태요. "사람이 자기가 응당 해야할일 하면서 돈을 왜 바라냐?"

ㅅㅄㄲ.....지는 맨날 해야할 일도 안하고 프루나로 아X10 야동만 쳐 다운받아 보다가 인터넷 끊기면 맨날 나한테 고치라고 지랄하면서....

2.

도면 그리는 직원 컴퓨터에서 캐드가 안돌아가서 
항상 경리부 컴퓨터를 빌려서 도면을 그려요.

답답해서 부장한테 말했더니 컴퓨터 있는데 뭐하러 바꾸냐고 해요.
지는 최신사양으로 맨날 아X10 시리즈물 야동만 쳐 다운받아 보면서요. 

그럼 부장님 컴터가 가장 좋으니 바꿔서 쓰자고 말하니까
자긴 컴터가 느리면 답답하대요.

ㅅㅄㄲ.... 프루나로 야동 받아보실려면 인터넷 속도와 컴터 속도가 중요하시겠지......

3.

사장이 창호공장을 겸업하고 있어요.
물론 수금과 주문받는 일도 종합건설회사 경리부의 일이죠.
1년째 수금이 안되는 사람이 있다고 저보고 가래요.

대리 : 부장님이 가시죠? 마왕씨 할일도 많은데.
부장 : 난 무서워서 못가. 갔다가 칼이라도 맞으면 어쩌라고?

대리 : 그렇게 위험한곳에 사무실 막내를 보내나요? 
부장 : 괜찮아 젊은애들은 칼맞아도 살잖아.

ㅅㅄㄲ.....지랄한다....니가 사람새끼냐....

(결국 여긴 제가 가서 영화 비열한 거리 에서 나오는 빚받는 방법으로 미수금 받었어요.
그장면 아시죠? "XXX 사장님~ 빌려간돈 주세요~" 하고 아파트 앞에서 조인성이 소리치는거.
그거만 흉내냈어요. 집에 들어가서 빤스만 입고 눕거나 그런짓 절대 안했어요.
다음날 그 업체 사장이 현금 싸들고 와서 어제 수금하러 온 직원이 진짜 야무지다고 왜 우리회사는 그런 직원이 없냐고 한건 내자랑~*)

4.

창호공장에서 대기업 원자재를 갖다쓰려면 정기적으로 인증을 받어야해요. 
별건 없고 '우린 니들 회사꺼만 취급합니다~' 하는 증거를 
거래장부하고 기타등등 서류로 만들어서 본사에 올려야해요.

준비해야 되는 서류가 한두개가 아닌데 아무도 안도와줘요.
대리가 이 회사에서 근무한게 7년인데 아무것도 모른데요.

그동안 인증 어떻게 받었냐니깐 난 그런거 모르니까 본사에 전화해보래요.
그럼 어떻게 뭘 준비해야하는진 내가 알아낼테니 준비할 서류만 찾아달라고 하니까
해본적도 없고 뭔지도 모르겠으니 알아서 하래요. 

2주간 야근해가면서 혼자 준비 다 했어요.
물론 인증도 받었죠. 근데 공치사는 야동쟁이 부장과 아몰랑만 시전하던 대리가 받어요.

야근수당요? 그딴거 받았을리가....
회식하라고 사장이 현찰 준것도 불백 한접시 사주고 남은돈 둘이 나눠서 
대리는 지 딸래미 옷사주고 부장놈은 노래방갔는데...


5. 

슬슬 청량한거 가야죠?

야근하는날 도면 그리던 직원 불러서
부장 컴터 껍데기는 놔두고 부품만 뜯어다가 
도면 그리는 컴터랑 바꿔치기 했어요.

다음날 아침 커피한잔과 모닝 아X10을 즐기려던 부장은
느려진 컴터에 경악하고 저를 호출해요.

부장 : 왜이렇게 컴터가 느려진거야?
나 : 매일 프루나 켜놓고 야동 다운받으시니 그렇죠. 멀쩡한 컴터도 부장님처럼 프루나 하루종일 돌리면 다 작살나요.

부장 : 내가 언제 야동을 봤다고 그래?
나 : 그럼 곰플레이어 최근목록 한번 봐볼까요?

부장 : ........아냐 됐어 가봐.


ㅅㅄㄲ..... 1년 뒤에 너같이 구라치는 인간들 오함마로 찍는 영화 나온다...꼭 봤길 바란다.



6.

6개월간 뺑이치다가 여기 있다간 미래따윈 없겠구나 싶어서 그만두기로 하고 
사장한테 보고했더니 부장한테 말하래요.

부장한테 나 그만둘래요 했더니 그럼 일하는동안 불만이었던 점이나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말해달래요.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말해줬다가 그걸 고쳐서 발전하는건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최고의 회사지만 제가 너무 보잘것 없어서 그렇습니다." 하니까
부장은 속도 모르고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러고 히죽 웃어요. 
그래 니들은 그렇게 발전없이 살어라. 라는 말을 목구멍까지만 올리고 저도 씨익 웃어주고 나와요.


그전에....

그동안 만든 서식은 물론 다 지웠죠.
인증용 서류 서식 샘플도 전부 갈아버리고 원상복귀 시켜드렸습니다.

또 계산기 두들겨가면서 월급 계산하거나 현장직원들한테 욕쳐먹었겠죠 뭐.
출처 오프코~ㄹ스 나의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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