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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드르륵
돌린다.
먼지가 하나하나 눈에 띄일때까지
머리카락이 하나하나 픽셀로 나타날때까지
줌을 당기고 뷰파인더로 훔쳐본다
스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생의 마지막에 나타난
그 아름다움
그 처연한 미소에 가슴이 덜컹해서
차마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른채로 올라간 입꼬리가
네 얼굴에 만들어준 표정은
해맑고 쓸쓸하다.
나는-우리는
사랑이란 것을 끝까지 믿지 않는다 말하면서도
그 땅 아래로 사라진 육신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즈음이면
너 없이 살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유레카!라고 외치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반쪽의 영혼밖에 없을지라도
적잖은 생의 무게를 감내해야하는 잔혹함에 맞서서
살아야할까?
살아야하지.
물음표가 마침표로 바뀔때쯤 프레임의 한쪽 구석에
네 그 하얀 미소를 쑤셔박아넣고서
나는 셔터를 눌렀다.
“다시한번만”이라고 말하면서
뷰파인더와 동공사이의 물기를 모른척 하고
공허한 마음의 귀퉁이에 내 울음을 쑤셔박아넣고서
셔터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