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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아이
게시물ID : readers_207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카피
추천 : 1
조회수 : 2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16 17:02:47
김유정님 작품 동백꽃을 패러디 하여 옆집아이라는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패러디로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재미로 읽어주세요.

옆집아이

우리 집 마당에는 하늘이라고 부르는 똥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이 녀석의 이름은 하늘이다.

학교를 갔다오면 나에게 꼬리치며 반기는데, 얼마나 귀여운줄 모른다.

똥개 치고는 말귀도 잘 알아듣고, 반기는 모습을 보자면 고급 품종보다 휠씬 귀엽고 이쁘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어느날 이었다. 끙끙 하고 하늘이가 집에서 신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귀와 목에 선명한 이빨자국이 나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까지는 그것이 무슨 일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어머니를 돕기 위해 토요일 이른 점심에 학교에서 일찍 돌아오고 있는데, 컹컹 거리는 소개가 들리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우리 하늘이를 옆집 개새끼가 약 올리는 것이 아닌가?

옆집 개는 불독처럼 생긴 덩치큰 녀석인데(그 녀석의 이름따위는 모른다), 이 못생긴 것이 우리 하늘이를 입으로 발로 괴롭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우리 하늘이는 개집에서 꼼짝도 못하고 콩콩 거리고만 있는것이다.

주둥이도 짧은 것이 개집으로 들어가 하늘이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보니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몽둥이로 개새끼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멋매질로 떼어만 놓으니, 다시 자기집으로 돌아간다.

나에게 복수를 하려고 옆집아이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요즘에 옆집 여자애가 나에게 왜 이렇게 시비를 거는 지는 모르겠다. 며칠 전에 내가 좀 퉁명스럽게 대한 것이 사건의 발단 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집 마당에 풀을 뽑고 있는데, 발소리를 죽이며 등뒤로 오더니,

“야! 뭐해?”

하고 수작을 부리는 것이다.

사실 자주 이야기 해본 적도 없고, 별로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았것만 갑자기 뒤로와서 사람을 놀라키니

“일하지 뭐해!”

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일하는 것이 좋은가봐?”

또는

“맨날 일만하냐!”

이렇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더니 괜히 깔깔대며 웃는데, 미친년 같았다.

그러더니 조금있다가 책가방에서 조그만 과자를 하나 꺼내며 나한테 약올리듯이 말하는 것이다.

“니네는 이런거 없지?”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과자 부스러기로 자랑질이라니, 그러더니

“이게 요즘 유행하는 허니 버터칩이라는 과자란다. 좀 줄까?”

“너나 많이 먹어라 난 과자 같은 거 안 먹는다.”

얼굴도 보지 않고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갑자기 쌔근쌔근 하고 심상치 않게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그래 얼굴을 돌려보니

옆집아이 얼굴이 뻘개지며 나를 흘기더니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뭐 그려러니 했다.

그러더니 그 뒤로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복복쓰는 것이 아닌가?

아니 과자 부스러기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데, 하나하나 친절히 받아줘야하나?

또 그렇게 마음을 쓰려거든 친절히 주면 좋지, ‘니네 집에 이런거 없지’는 뭐냐.

그렇잖아도 우리집은 아빠가 없고, 엄마는 혼자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며, 그 쪽 집에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식당을 차릴 돈이 모자라, 그쪽 집에 돈을 빌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좋은 음식을 만들어 그집에 가져다 줄때도 있다.

그래 엄마도 괜히 옆집아이랑 사이좋게 지내라 했지만,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친절하게 대하기 싫어졌었다.

그런데 까닭없이 옆집아이가 나만 보면 기를 쓰며 시비를 거는 것 아닌가?

그 뒤로 집에 오면 하늘이가 끙끙대거나 집 앞에 쓰레기가 많거나, 가끔은 개똥도 입구에 버려져 있는 것 아닌가?

어느 날은 식당일을 돕고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하늘이가 평소보다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멀리서도 하늘이가 내는 소리가 분명했다.

그래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니 옆집아이가 하늘이와 자기집 개를 가지고 개싸움을 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뭐하는 짓이야!”

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그대로 싸움을 시키는 것 아닌가?

아마도 멀리서 내가 오고 있는 것을 보고, 지금 타이밍에 우리 하늘이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라 확신하였다.

그렇다고 여자애를 때릴 수도 없어, 옆집 개만 빗자루로 떨어뜨리려 몽둥이로 후려쳤다. 그랬더니

“뭐하는 거야! 왜 우리집 개를 때려!”

“아니 그럼 우리 하늘이를 죽일 셈이야.”

내가 도끼눈을 뜨고 소리를 지르니까. 그제서야 자기 집으로 돌아가며,

“치사하다. 치사해.”

“치사한 짓을 왜하냐.”

나도 열이 받아, 소리만 꽤꽥 지르고 있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하늘이를 보니 겁도 먹고, 아픈지 끙끙 거린다. 그리고 나의 등뒤에서 들릴 듯 말듯 한 소리로

“병신. 놀고있네.”

그 정도만 해도 참으련만

“너네 아빠도 없다며…”

이런다.

너무 화가나서 고개를 돌아 보니 어느새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나도 옆집에 대고 소리를 쳤다.

“너네도 엄마 없잖아..”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분하고 민망함에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사실 옆집에서 우리집에 돈을 빌려준 것이 무조건 호의로만 빌려줬을까?

나도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옆집아이 엄마도 일찍 사별하고 우리집도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마도 두분이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을 것이라 짐작만 하고 있었다.

또 언젠가 엄마가 옆집 아저씨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그 어떠냐는 말은 이성으로의 대답임을 어린 나도 알 수 있었다.

우선 나는 전략이 필요했다. 매일 같이 옆집 개가 우리 하늘이를 괴롭히는 것은 그대로 묵인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하늘이의 집의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바깥에서 공격하는 것을 막기위해 하늘이의 집 주변에 철망으로 사람이나 다른 개들이 들어오기 어렵도록 설계하고 안에 있는 하늘이는 피해가 적도록 안쪽 철망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다.

옆집아이도 고민 스러웠는지 몇일 동안은 하늘이가 편안했던 것 같다. 전처럼 끙끙거리지도 않고 예전처럼 나를 보며 반기는 것이었다.

편안한 하늘이를 보며 다시 나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었다. 학교가 끝나고 어머니를 도와드리러 가는 것이 편안했다.

그러던 어느날 가게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그만 공터가 있었다. 어디선가 하늘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공터에 다다르자 옆집아이와 옆집 개 그리고 하늘이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가까이 다다르자 하늘이는 여러 곳에서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고 껄덕대고 있었다.

옆집아이는 우리 집에서 하늘이를 괴롭힐 수 없자, 나에게 보란듯이 공터러 끌고 나와 하늘이를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개새끼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더욱 치가 떨렸다.

동네 슈퍼나 아저씨들 사이에서 싹싹하고 이쁘다는 이야기를 들어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꼭 사악한 여우 눈깔을 하고 있었다.

정신이 없던 나는 주위에 있던 벽돌을 들어 옆집 개를 때려주었다.

큰 등치를 했지만 고등학생 남자아이의 팔힘에 당할 수 없었는지, 옆집 개는 푹쓰러져 죽어버렸다. 그리고 나도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

옆집아이는 매섭게 눈을 홉뜨고는 나의 가슴팍을 밀며 말했다.

“너 왜 남의 개를 때려죽이니?”

“그럼 어때. 너도 우리 하늘이 죽이려고 했잖아.”

“뭐 이자식아. 내가 언제 니네 집 개를 죽이려고 했어. 그냥 개들끼리 놀리는 것인데.”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치는 바람에 벌렁 자빠졌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분하기도 하지만 한편 남의 집 개를 때려 죽였으니, 어머니며 옆집 아저씨에게 혼날 생각에 두렵고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울어 본적이 없는 내가, 그날은 괜히 서럽고 두려워 갑자기 울음이 터졌다. 그러니 옆집아이가 가까이 와서

“그럼, 너 이제부터 나랑 사이좋게 지내. 알았어.”

이렇게 말해주니 비로소 살 길을 찾은 듯 싶었다. 흘리던 눈물을 닦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지만

“알았어.”

라고 대답했다.

“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가 계속 못살게 굴 테니.”

“알았어 이제부터 안 그럴게.”

“우선 나하고 우리집 개를 묻어주자. 아빠한테는 집 나갔다고 할테니.”

공터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땅을 파서 옆집 개를 묻어주었다.

“자! 그럼 가만히 있어봐.”

돌아오는 길 한적한 곳에서 그녀는 내 입술에 자기 입술을 맞춰주었다.

알싸하고 향긋한 입술이 닿자 그만 나는 정신이 아찔 하였다.

“너 말하지 마라.”

“그래”

그렇게 시작되었다.

인용 : 동백꽃-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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