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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한옥은 언제까지 지어졌을까요?
게시물ID : history_208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명장3503
추천 : 15
조회수 : 1701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5/16 15:19:35
안녕하세요 스르륵에서 넘어와서 역사게에는 처음 글남겨봅니다. 
한국건축사를 전공했고 인테리어게시판에는 소개했는데 역사게에도 재밌는 글들이 많아서 
읽다가 저도 뻘소리 짓거려봅니다.
 
한옥이란건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방식을 간직하고 있는 주택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한옥이라고 하면 주로 조선시대 한옥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면 우리나라에서 한옥은 꽤 최근까지 지어집니다.

대표적인게 서울의 북촌과 서촌의 한옥입니다. 
북촌이나 서촌에 있는 한옥을 학계에서는 도시형한옥, 도시한옥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1930년 전후에 많이 지어지는 한옥으로 당시에 궁궐이나 관청 건물을 짓던 고급 목수들이
나라가 망하면서 할일이 없어지니까 일부 머리 좋던 개발업자들하고 짝짝꿍해서 대량으로 한옥을 짓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집주인이 목수를 불러다가 나 여기 땅에다가 몇 칸짜리 집을 짓고 싶수다 하는거라면
이때는 목수랑 개발업자들이 땅을 사거나 땅주인을 꼬셔서 여기에 집을 몇칸씩 지어봅시다 해서 대량으로 짓고 분양하는거죠
어떻게 보면 지금의 아파트 분양하고 비슷합니다. 덕분에 지금 북촌처럼 조그만한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서 지어집니다.
아래 사진은 50년대이던가 그럴껍니다. 예전에 수집한 자료라 잘 기억은 안나네요. 요런식으로 조그만한 집들이 서로 빈틈없이 붙어있습니다.
크기변환_그림1.jpg
하여튼 요때까지는 양옥은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만 사는 집입니다. 
사진에서도 저 뒷편에 보면 보이는데 일본 애들이 관사 건물로 짓거나 해서 일부 양옥이 있죠.
그리고 그때 남산근처 지금의 명동, 충무로쪽은 남촌이라고 해서 일본 애들이 자기네식집을 많이 지었습니다.
그리고 용산까지 자기네들 영역을 넓히죠. 그러니가 남은 지역이 지금의 북촌, 서촌지역인데 
원래 북촌은 지금보다 범위가 넓었습니다. 지금의 종로, 청계천 북쪽은 다 북촌이었죠.

대충 이정도가 1930년대입니다. 그럼 북촌이 마지막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이후에도 한 3~40년 계속 지어집니다. 양옥은 거의 없고요
1936년에는 일본에들이 서울땅이 너무 부족하니까 옆으로 확장을 합니다. 지들이 좁혀놓고 다시 넓히는거죠.
이 때 토지구획정리사업이라는 걸 하는데 지금의 성북구 한성대입구역에서 보문역, 안암역, 고려대학교 일대까지가 이때 정리되서 집이 지어진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사본 -크기변환_1111.jpg

사진에 보면 어마어마하게 많죠.이 때 몇 만채는 지어졌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성북구 일대 지역 전체 땅은 전부다 이때 길이 생겼습니다.
이게 대충 1936년 전후인데 문제는 일본이 미국에 싸움을 걸죠. 덕분에 피보는건 우리나라입니다. 이렇게 짓다가 말아버려서 
이만큼도 다 못 짓습니다. 그리고 해방에 좌익 우익 놀이하다가 전쟁나고 보니 20년이 지납니다. 그래서 남은 땅에 50년대말에 또 한옥을 짓습니다.
이런분위기가 대충 60년대 초까지 계속됩니다. 지금 청량리 시장가보면 점포들 잘 보세요 전부다 한옥입니다.

그러다가 우리 남조선의 위대하신(?) 수령인 어떤 양반이 쿠테타일으키고 정권잡고 경제개발계획이라는걸 합니다. 
이 때 뭐 흔히 아는 새마울운동으로 초가집 다 사라지고 온갖 난리를 피웁니다. 그리고 건설업은 국내 내수 경기조절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융자해주고 뭐시기 해주고 그러다보니 건설회사들이 점점 크고 서울땅은 계속 부족하고 그러니까 1층짜리 한옥가지고는 수지가 안맞죠.
거기다가 당시에 목재는 주요 수출품목의 원자재였습니다. 가뜩이나 전쟁나고 나무도 없는데 집짓는데다가 나무를 못쓰면 낭비라고 생각하죠
 국내의 산은 벌채를 아예 금지시키고 다 수입산 나무를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한옥은 더 이상 지어질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옛날 어르신들 아파트 죽어도 못사시는분들 많았습니다. 어떻게 남들이 엉덩이 깔고 앉아있는데 내가 그 밑에 사냐는거죠. 
이건 실제로 소설에도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서 상황이 이런데도 계속 짓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더 못짓게다 싶을때까지 짓습니다.
대충 서울은 70년대 중반, 지방은 80년대초까지 지어지는 걸로 봅니다.

지금도 지방 시가지 이름중에서 명륜동, 교동, 효자동 요런 동명들 많습니다. 대부분 조선시대부터 집짓고 살던 동네라서
꽤 오랫동안 유교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요런 동네 잘 보세요 밖에서 보면 대충 지은 슬레이트집인데
벽같은데 잘보면 나무기둥이 보입니다. 요런 집들이 꽤 최근까지 지어지던 한옥들이에요.

논문쓰다보니 생각나서 적은 뻘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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