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몇 개 달았는데 아쉽네요. 흥분하신 분도 계시고 이런 글이 베스트로 온 게 부끄럽다고 하시고.
독일 국민이 히틀러에 대해 반성하는 것은 알고 계시죠? 히틀러가 정권을 잡던 시절 가장 귀하게 여기던 것은 침묵이었습니다. 그 침묵이 지금까지 타고 내려와, '사람을 죽였으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만 막상 왜 그렇게까지 사람을 죽인 이에게 열광하느냐고 물으면 독일인은 침묵합니다. 그리고 자리를 피하거나 기분나쁜 표시를 내죠. 이건 히틀러를 지지하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지하지 않던 사람도 마찬가지고 히틀러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침묵은 히틀러가 엄청난 사람들을 모아 선동할 수 있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고 착각하게 만듭니다.(마치 인성연구의 대가인 양 추켜세우며) 지금 독일에서 새로운 나치즘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기도 해요.
히틀러 이야기를 왜 하느냐면, 히틀러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나쁘다! 고 하지 왜 나쁜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이끌었는데 나쁘다고 하니 그냥 그렇게만 압니다. 정당한 이유를 모르고 비판하는 것은, 또한 그 이유에 대해 다시 설명하기를 금기시하는 것은 새로운 환상,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내어 원래의 진실을 덮습니다.
아까 박정희 글이 베스트에 올라오면서 리플들을 쭉 보았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는 댓글이 충분히 있었고, 또 경제성장은 정말 박정희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몇몇 분이 보였어요. 베스트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금방 사라지더라고요. 박정희같은 암은 이야기되지 말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겉으로 드러내어 나쁜 점을 계속 말하고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고칠 수 있게 해야하는 존재입니다. 상처는 겉으로 드러내야 곪지 않아요. 그리고 치유할 수 있도록 소독해주고 연고를 발라야죠.
이야기가 길었네요. 그렇지만 오유에서조차 박정희가 독재를 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했다는 이야기가 올라오는 건 조금 충격적이긴 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