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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식(惡食)1
게시물ID : panic_20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풀뜯는사자
추천 : 14
조회수 : 610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10/23 01:52:19
초등학교(국민학교)때 이야기다
나는 경상북도의 한적한 시골동네에서 자랐는데 우리집 근처에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폐가가 하나 있었다
원인모를 질병으로 소꿉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온가족이 이사를 가버렸고 그뒤로 폐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폐가는 한달도 되지않아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곧잘 비밀스런 장난이 행해지곤 했다
동네 아이들은 산에서 개구리를 잡아와서 흠씬 괴롭힌 후에 그시체를 버려두고 가기도 했고 나이든 형들은 아버지의 술을 훔쳐와서 몰래 마시기도 했고 담배도 피곤했다.
하루는 고양이의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아마도 쥐약을 먹고 죽은듯 했다
아무튼 나의 기억으로는 그집에서는 언제나 퀴퀴한 냄새가 진동을 했고 구더기가 들끓었다.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동네 아이들이 발길을 끊은 이후에도 나는 그집을 곧잘 들락거렸다.
그집에 있다보면 소꿉친구와 유난히 나에게 잘해주셨던 친구의 어머니가 생각나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평온한 기분이 들었고 그러한 기분이 자꾸만 나를 그집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초등학교가 파하면 일주일에 두세번은 그집에 가서 구더기를 가지고 놀았다. 처음에는 나뭇가지로 쿡쿡 찔러가면서 놀다가 나중에는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물컹거리는 느낌을 즐겼다. 외부의 자극에 대해 어떠한 저항의 도구도 없이 맨살로 대응하고 있는 구더기를 만지고 있자면 왠지 내가 엄청나게 강한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러한 우월감이 약간의 중독성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친구 책상에 급식우유를 쏟았다는 이유로 싸움이 붙었다가 흠씬 두들겨 맞았다.
작은 상처들과 지저분하게 남은 코피자국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려니 왠지 눈물이 나고 분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문득 폐가가 떠올랐고 구더기들과 놀고 있으면 마음이 좀 안정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폐가로 향하는 작은 샛길로 불길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쓰고보니 좀 허접하네여. 자작소설이구여 사실 글을 써본적도 없는데 밤에 잠이 오질 않아 끄적여 봤습니다.
반응이 좋으면 2탄올리고 아니면 사장시킬라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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