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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쳤다
게시물ID : readers_208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체이탈각하
추천 : 5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23 16:13:25
제목이 꽤나 자극적이다. 

부제는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이고, “한국의 대기업에서 보낸 10년은 기상천외한 경험이었다!”가 띠지에 큰 글씨로 박혀 있다. 작심하고 쓴 책이라는 걸 알겠다.  

저자는 59세의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 필립스, 소니, 도시바 등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에서 25년간 일했고 2003년 LG전자 프랑스법인에 영업마케팅 책임자로 입사해 2006년 그룹 최초의 외국인 임원(상무)이 됐다. 2009년부터 프랑스법인장을 맡았으며 2012년 해고됐다.  책은 출근 첫 날 사무실 옆방에서 법인장이 한 직원을 상대로 고함을 지르고 서류뭉치를 집어던지는 소리를 벽 너머로 듣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는 프랑스, 독일, 일본 기업에서 일하면서 말싸움이나 언쟁은 봤지만 “대표가 사원의 머리에 서류를 던지는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놀란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저자가 해고당하는 과정이 나온다.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에 짐이 다른 방으로 옮겨졌고 얼마 후 컴퓨터의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해고를 통보한 것은 부하 직원이었다. “나는 회사를 나오면서 동료들을 보지 못했다. 새로운 경영진은 송별식을 해주지 않았다. 나는 불가촉천민처럼 LG를 떠났다.”  

LG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서술한 이 책은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 대기업 문화를 보여준다. 하루 10시간 근무, 가정과 휴가가 없는 삶, 결정자와 수행자를 완벽하게 분리시킨 경직된 명령체계, 고용의 불안정성, 종교집회를 닮은 직원 및 임원 연수, 질문과 이견이 없는 회의 풍경 등이 그려져 있다. 

저자는 ‘압박’ ‘과로’ ‘수치심’ ‘중독’ 같은 단어로 한국 직장인들의 상태를 묘사하며 ‘군대조직’ ‘냉혹한 세계’ ‘사이코 드라마’ 등으로 한국 기업을 비유한다.  

도전을 좋아하고 성취감을 즐긴다는 저자는 한국 대기업 문화의 단순성과 효율성, 그리고 그로 인한 놀라운 실적에 감탄하기도 한다. 정교한 평가시스템,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헌신, 언제나 수치로 제시되는 목표, 감정을 배제하는 문화, 끝없는 경쟁 등이 그가 찾아낸 한국 기업들의 강점들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업무 방식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소모적이고 힘이 들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끝내 한국의 기업 문화에 동의할 수 없었고 적응하지 못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은 미쳤다. 회사에, 일에, 조직에 미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모든 성공은 자신에게 달려 있고 실패하면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포기하느니 차라리 전장에서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삶에 녹아들어 있다”는 게 그의 관찰이다.
출처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50723144910732?RIGHT_REPLY=R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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