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충치
게시물ID : readers_208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기수
추천 : 4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4 22:22:38
충치


그 남자의 어금니가 썩고 있다

벌겋게 핏줄을 드러낸 노을 속으로 사랑이 돌아섰다.
미쳐 메우지 못하고 남겨놓은 이별이 들썩인다
지난 삶에 삼켜진 목구멍 속으로
지칠 듯이 달려온 단내가 넘어 온다
단내 나는 추억들도 밀려 온다
밀려드는 지하철이 들어 선다
뿌리째 흔들리며 문이 열린다
ㅇ호선 ㅇㅇ째 칸
지난 사랑의 뿌리
부끄러움도 없이 인파를 헤치며 놓여진 지난 추억 위로
ㅇㅇ 중소기업 상품의 가성비를 곱씹으며
ㅇㅇ대출이 얼룩처럼 들러붙은 셔츠의 피로와 이자율에 대해
뒤룩뒤룩 넘어가는 하루 아래로 점점 가늘어 가는 허벅지가 지탱해온 무게에 대해
저 남자가 저 여자가 아니 이 사람들이 살아낸 여정의 찌꺼기에 대해
토해 내지도 못해 삼키지 못해 차곡히 쌓아만 둔 ㅇㅇ 역에서
뒤돌아 보지 않고 떠나는 열차를 보낸다
사랑한다 
사랑했다
쓴내 빠진 이별이 썩어
살아내야 한다
살아내야 했다
내뱉지 못한 말들로
그 남자의 어금니가 쑤셔온다

노을에 버린 저녁 8시
지나친 사랑의 과오
충치가 쑤셔온다

출처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