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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 #1
게시물ID : humorbest_2090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ㄱㄱㅇ
추천 : 27
조회수 : 1561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8/05 11:46:39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8/03 01:43:55
#1.

 "뭐 처음이니깐 가벼운거 부터 시작할까? 근데.. 이거 1등하면 경품있나 흐흐.. 알았다마.. 잘듣기나 해라. 너거 우동에서 좌동으로 넘어오는 길중에 해운대고등학교 거쳐 오는길 알제? 거가 몇년전만 하더라도 거의 시골이었거든 해운대가, 너거들도 해운대 토박이니께 잘알고 있을꺼다. 아무튼 내 중학교때 일인데. 내가 바닷가서 놀다가 그길로 해서 집에 온적이 있었다. 그 때 있었던 일인데 아직도 그게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르겄다."

 장난끼를 띄워 이야기를 하던 녀석은 이야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자리를 고쳐 잡고 사뭇 진지한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거기가 밤 되면 인적이 뜸하긴해.. 근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내가 걸어갈때 아무도 없데. 보통같으면 한두사람이라도 지나다녀야 되는데 말이지. 그래도 뭐 별 이상타 생각했겄나. 그냥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지 하고 단순하게 넘겼제. 아무튼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걸어가니깐 조금 무섭긴 하더라고. 그렇게 좀 걷고 있는데 뒤에 누가 따라오는거 같데. 그래서 뒤 돌아보이 왠 젊어 보이는 아가씨가 하얀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조깅하는지 천천히 뛰어서 오는기라 좀 멀리서. 그 때 처음 생각하길 뭔 밤중에 운동한다 지랄이고 했고, 젊은 아가씨가 이 밤중에 겁도 없네 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별 생각없이 배도 고파죽겄고 어서 집에 가야 겠단 생각에 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한 몇 발작 땠나? 좀 이상한 생각이 들길래 뒤돌아 봤더니 내 따라 오던 아가씨가 처음 내랑 있던 그 간격 그대로 뛰면서 오고 있는기라. 왠지 기분이 좀.. 뭐랄까 이상하데.. 그래도 그 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안하고 걸어갔지..그리고 한번더 뒤돌아 보고, 걸어가는데.. 이번엔 한기가 쏵 들면서 온몸에 닭살이 팍 일어나는기라 그리고 딱 그자리에 멈춰서 본능적으로 뒤돌아 봤지.. 근데 내 따라 오던 그 아가씨, 하얀 트레이닝복 입은 아가씨, 그 아가씨가.. 아이다 아가씨는 개뿔.. 암튼 그게 5미터 정도에서 처음 봤던 그 속도로 그대로 뛰면서 오고 있는게 아이겄나.. 흠....이상한거 안느껴지나?"

 ".........."

 "생각해바바. 내는 순간 얼어서 그 자림에 멈춰섰다 아이가. 근데 고거는 뜀박질 계속 하면서 오고 있는데 내랑 거리가 안좁혀지는거라, 계속 내랑 한 5미터 거리에서 안좁혀진단 말이다. 와..시바 그 때 내 얼마나 놀랜지 아나. 이건 사람이 아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생각이 딱 다았고, 순간 고개를 돌리고 일단 빨리 가야겠단 생각밖에 안들길래 딱 발을 땠지. 근데 와 그렇게 발이 무겁노 그리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몰라도 갑자기 뛰면 안돼겠단 생각에 첨엔 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갔다? 그런거 있다 아이가. 내가 니를 귀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걸 보여줘야 겠단 생각 크크..그렇게 좀 빠르게 걸어가는데 무서버 죽겄는기라 속으론 '아이것지 아이것지..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딨노' 하면서 다시 뒤를 돌아봤는데 거기 있데. 내랑 5미터 거리에 좀 전이랑 똑같이 뜀박질 하면서.. 그 때부터 이제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지"
 
 한참 이야기를 이어가던 녀석은 목이 탄지 종이컵에 담긴 소주를 입에 탁털어놓고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오..생각하니 무섭네 5미터면 그냥 다섯발자국 아이가. 어떻게 생깄데? 아가씨면 이쁘더나 흐흐"
 
 "임마 이거 크크.. 일단 얼굴 볼 용기가 안나거니와 내 기억에 고게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머리는 좀 길었는데 그게 숙인 얼굴 위로 내리와가 얼굴은 안보있다. 일단 내 얘기 계속 들어바바. 그렇게 좀 뛰갔지 그리고 아..이제 사라짓겠지..사라젯겠지 하는 마음에 다시 돌아보니 시바 아니나 다를까 처음 그 거리 그대로, 뜀박질 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있다 아이가. 이게 말이 되나? 나는 남자고 그리고 전력질주 해서 뛰갔는데 고거는 가볍게 이렇게 이렇게 설렁 설렁 뛰는 모습인데 내 뒤에 처음 간격 유지한채 따라 오고 있었다는게....아.. 시바 쪽팔린데 그 때 모습 쇼킹하데.. 고거 보고 소리 질렀다. '으아아아~!!' 하고 조낸 지르면서 달리기 시작했따. 아무 생각 안들더라..근데 거기가 이제 해고(해운대고) 지나고 북좌동으로 들어올 위치였는데 오면 거기 좀 번화가 나온다 아이가. 거기 까지 아무생각 안들고 소리 지르면서 계속 뛰었다. 그리고 다행히 사람들도 몇 보이고 바로 횡단보도에 파란불 들어오길래 딱 건넜지. 근데 더 무서운건 뭔지 아나?"

 질문을 던진 녀석은 주위를 찬찬히 둘러봤다. 아마 이야기가 막바지에 이른듯 주변 공기는 극에 올랐고 폐가라는 장소에서 오는 음산함 역시 이야기의 흥을 돋구고 있었다.

 "일단 사람들이 좀 보이니 안심이 되데....그리고 일단 숨이 조낸 차가꼬 횡단 보도 건넌 다음 뒤를 돌아봤지.. 근데 그게....횡단보도를 못건너는거 같은기라. 반대쪽 횡단 보도에서 계속 제자리 뜀박질만 하고... 다른 사람은 다 건너고 있는데.. 더 웃긴건 다른 사람들은 그게 안보이는지 신경도 안쓰데 분명 그 모습이 이상했거든 파란불인데 안건너고 횡단보도 끝에서 반대쪽 보면서 제다리 뜀박질 하는게. 그 때 안심을 했지 뭔 이유인지는 몰라도 저게 일로 못넘어오는구나 하고.. 그렇게 안심이 되니깐 좀 담이 커짓는지 몰라도 진짜 귀신인가 아인가 싶어가 요래 요래 봤는데 그게 뜀박질 멈추더만 가만히 서데? 그리고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서 내를 보는데 내도 좀 안심이 된건지 순간 담이 커짔는지 모르겄는데 도대체 뭐꼬 싶어서 보고 있었지..근데 크크 아..시바 실수 했단 생각이 든게 눈이 마주치자 마자 머릿속이 텅빈 것처럼 멍해짓뿟다 아이가. 온몽이 돌로 굳어버린것 처럼 내를 뭔 원망하듯이 뚫어 버릴듯 쳐다 보는거 아이가"

 "마!! 근데 거기 신도중학교 거기 횡단 보도 아이가 거기 길이 좀 될낀데 눈이 우야 마주치노"

 "그니깐 이상하단거 아이가 분명 거리가 있는데 내랑 눈이 마주칬다. 아..새끼 좀 들어봐라 내가 너거 한테 뻥치겄나. 그래가 멍하게 서있다가 신호가 한번더 바낏는지 사람들이 지나 오는거 보고 정신을 챙깄는데 다시 반대쪽 보니 가가 없는기라..그리고 내 거기 그냥 다리가 풀리가 주저 앉아 뿟다 아이가.."

 이야기를 이어가던 녀석은 다타버린 담배를 빈 종이컵에 버리곤 남은 소주로 담배를 끄며 마무리를 했다. 

 "내는 그게 귀신인지 아인지는 확신 못하겠다만 그 때 조낸 무서웠다. 그리고 내 생각인데 그게 귀신이라면 무슨 이유때문인지 모르겠다만 어느 일정 지역을 못벘어나느게 아인가 싶다."

 "그거 귀신맞는갑네. 거기 53사단 있고 자잘한 사고 많앗다 아이가"

 "아무튼 뭐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다. 잘들었으면 한잔 따라봐라"

 그렇게 이야기를 매듭지은 녀석은 피식 웃으며 잔을 내밀었고 옆에 있던 녀석이 잔을 따라 주며 말을 받았다. 

 "재밋네.. 다음 누가 할 끼고? 내는 딱히 귀신 이랑 안친해서 말이다"

 "그라믄 내가 할까? 내도 딱히 귀신인지 아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한 일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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