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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식 식단 4개월 보고서
게시물ID : diet_20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샛별뿌리
추천 : 4
조회수 : 1894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2/09/02 00:10:35

안녕하세요.


5월부터 생채식 시작해서 5~8월 4개월동안 생채식으로 식단을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8월말 두차례 폭풍으로 인해 마트 채소값이 포풍급등해버렸네요.

한끼 평균 1500원~2000원이었는데 한끼 5천원이 넘어버려서 지금은 일반식으로 선회했습니다.


다이어트 전 음주, 흡연, 폭식, 밤샘, 불규칙식단 등등으로 

건강을 버렸고 그 과정에서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지방간을 얻었습니다.

성인병의 문턱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나서

고혈압은 180> 120 고지혈증 정상 혈당 정상 배둘레 40인치 > 30인치로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도저히 '간' 만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더군요.

병원을 찾아 상담을 했는데 간이란 장기가 한번 망가지면 다시 회복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체중 줄이고 금주, 금연, 운동, 규칙적식사 습관이 생겨 앞으로 좋아질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도움이 될만한 건 동물성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면 간에 부담이 줄어들어

간이 조금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이 처방을 계기로 생채식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길로 육식을 피하고, 생선(참치, 고등어, 연어, 오징어, 조개류)등을 틈틈히 먹어주면서

하루에 약 1Kg 정도 채소를 익히지 않고 날로 먹었습니다.

밥 대신 현미생쌀과 무슬리를 섞어 먹었습니다.


5월 

현미생쌀+무슬리+아마씨+볶은들깨 한끼 150g 

채소 한끼 300g 이상

양념 땅콩버터

식감을 위해 월남쌈 추가.

하루걸러 참치통조림(200g), 꽁치통조림(270g),  고등어통조림(270g) 섭취.


효과 : 포만감 유지에 유리하고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 틈이 없음

          먹을 때 급히 먹는 습관을 개선할수 있었고 꼭꼭 씹어먹는 습관이 생김

          충동적으로 무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듬

          식재료를 구입하면서 꼼꼼히 따져보고 성분표 살펴보는 습관 생김.


부작용 : 먹는 시간이 기본 30분이상, 준비시간 10분 이상이 생겨 아침 잠을 줄여야 함.

             생쌀을 꼭꼭 안씹고 삼킬경우 달마시안 대변 목격.

             회식자리나 채소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 고기반찬이 없는 음식점을 찾아야하는 번거로움.

             고기가 들었나 안들었나 따지는 과정에서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발생. 

             채식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소모적인 논쟁으로 스트레스 발생.

             통조림을 자주 먹다보니 메스꺼움 현상  종종 발생.


6월

식단 동일 유지하면서 아마씨, 들깨 등 제외

더 싸고 양이 많은 채소들로 교체. 


효과 : 정량의 탄수화물만 섭취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탄수화물 양이 얼마인지 알수 있었음.

          2개월간 체지방 약 2 Kg 감량(18%>15%), 그러나 채식의 효과인지 운동의 효과인지는 분명치 않음.

          아무튼 정체기는 탈출 할 수 있었음.


부작용 : 인바디해보니 근육량 유지가 위태위태함. 

             변명같지만 보충제를 통해 부족한 단백질량을 섭취. 이러면 당초 채식의 의미가 퇴색됨. 

            운동 강도가 강해질수록 급격한 체력 방전 현상 겪음


7월 

채소를 수월하게 먹을수 있는 보조 음식(월남쌈)등 제외

점점 풀을 먹는 일이 수월함.

입이 녹즙기가 된 기분.

생쌀을 매끼니 씹어도 턱근육이 불끈 해지지는 않음.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먹는 채소량을 계속 늘림.

짜게 먹는것도 아닌데 물을 계속 마심. 하루 6~7리터까지도 마심


효과 : 치아 미백. 특히 스케일링이 필요없을 정도로 치석이 많이 개선되었음(생쌀 씹기의 효과인듯)

          대변 색이 일정함. 

          화장실에서 만큼은 난 승자임. 정말 뿌듯함.


부작용 : 섭취하는 채소량이 늘어날 수록 에너지가 늘어나지 않고 배가 항상 불러 있어서 

            운동중 배꼽과 왼쪽 갈비뼈 아래 중간 지점에서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

            보충제 의존도가 더 높아짐.


8월

슬슬 채소가 질림. 몸에 좋다고 최면을 계속 거는데도... 여물 먹는 기분임

땅콩버터 대신 마요네즈(나름 타협해서 1/2 지방 마요네즈 선택) 두스푼,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 1스푼 섞어서 비벼먹음

현미생쌀 대신, 통밀 파스타를 조합해서 샐러드에 넣어 먹음.

Lano님 등이 올려준 글을 통해 GI수치 개념등 여러 다이어트 학설 이해도 증가.

감자, 당근, 양파, 브로콜리, 버섯 넣은 카래(no meat카래 선택) 요리방법 만랩찍음.

병원에 가서 채혈 검사를 통해 간 상태 확인.  의학적 소견으로는 변화 없음.

의사는 안색이 조금 좋아졌다 함.


효과 : 식감이 좋고, 자극적인 맛이 포함되서 먹기는 좋으나 점점 생채식의 의미를 찾기 힘듬

          4개월간 마트가서 장보기, 가격비교, 신선한 채소고르기 스킬 레벨업

         채소를 많이 넣는 요리를 잘 하게 됨.

         마요네즈 대신 발사믹 드레싱 등 채식에 필요한 요리 레시피를 습득. 


부작용 : 두번의 태풍으로 인해 채소값 폭등하면 먹을게 음슴.

             오이 250원 하던게 1000원하면 굶고 있는 나를 발견.

            결국 카드를 못내밀고 현실과 타협하고 있는 나를 발견.


지난 4개월 동안 채식해보려고 애쓴 경험을 정리해봤습니다.

일기를 돌이켜보니 약 40가지의 채소를 그날 그날 저렴한 순서대로 골라 조합해서 먹었고

어떤 채소를 날로 먹으면 쓰고 어떤건 반드시 익혀먹어야 하는지

어떤 채소가 보관이 용이하고 어떤건 빨리 무르는지도 알게 되었네요.


가장 중요한 소득이라면...

탄수화물에 집착하고 탐닉하던 습관 개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속에 음식을 가득집어넣고 저를 학대해야만 풀리곤 하던 폭식습관 개선

짜고, 달고, 시고, 맵고, 조미료 등 양념이 많은 음식에 대한 유혹에 강해짐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빠르게 마시던 습관 개선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4개월동안 운동 메뉴는 동일했으며 강도는 조금 더 올렸습니다. 

근육량은 유지하고 있으며 체지방량은 첫 5월 6월 3%정도 감소한것 외에는 

실제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큰 효과가 없다고 할 정도로 ... 

지속적인 채식의 영향에 의한 체지방량감소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이부분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라 속단하기 힘들지만

운동강도가 올라가서 체지방이 감소한건지, 채식때문인지 알 도리가 없어요.


그렇다고 채식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식이 윤리적으로도 그리고 환경적으로도 분명한 의미가 있고.

의학적으로도 채식은 어떤 상황에 처한 분들께는 기적을 낳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제가 고작 4개월 해본 채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운동을 하루 1시간 30분~2시간 하는 저에게

이걸 계속해야하는가 하는 고민을 안겨주더군요.

채식보디빌더 선수들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9월까지는 유지해보고 10월부터는 육고기를 조금씩 추가할 계획입니다.

카레 만들때 닭고기를 100g 정도 추가하는 정도가 되겠네요.

이글을 읽으시고 채식이 나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채식한답시고 설쳐댄 한 다이어터가 "의지"가 약해졌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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