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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허례허식은 없다.
게시물ID : readers_209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두노동자
추천 : 1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30 03: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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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더러운 손으로 그들은 더러운 손으로
대충 씻은 그 손으로 통닭을 뜯었다.
여러사람의 손이 여러마리의 통닭을 오갔지만
누구하나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미친듯이 입에 우겨넣었다. 사레들러
기침하면서도 소주를 밀어넣고 맥주를 밀어넣었다.

그들은 배가고팠다
땀을 한바가지 하루종일 쏟고 와서 고작 하는일이라곤
아무생각없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통닭을
먹는 일 뿐이였다.

나는 급기야 샌드위치를 뜯어 또 입에 넣었다
먹어도 먹어도 좋았다 배가 나와도 좋으니 다음날
부대껴서 꺽꺽대도 좋으니 일단은 배부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하나도 배가부른 사람이 없었다
밤새 먹고 싶지만 세시간 뒤에는 또 배에 올라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잠이 들었다

그들 중 누구 하나도 잔에 소주따르는 것 조차
귀찮아진 내가 병나발을 부는 것을 나무라지 않았다
우리는 조용히 그리고 게걸스럽게 식탁가득 쌓인
안주와 술을 모두 먹어치우고 담배를 피웠지만
한마디도 오가는 일이 없었다

문득 눈물이 났고 나는 통닭을 씹으며 소주를 마시며
울음을 삼켰다. 같이 먹던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다음엔 더 큰 닭에 느긋하게 소주먹재이"  




나는 큭큭 웃으며 답했다 "예 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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