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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써봅니다
게시물ID : readers_209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기수
추천 : 0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30 23:26:48
#1 여동생을 바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따로 없다.
더 이상 밑천도 없다.
이렇게 돈만 갖다 주다 팽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찌보면 저 수염없는 놈의 말이 맞을 것이다.
너도 익히 들어서 알것이다만 지금 저자에 떠도는 말을 들어 보면 아주 가관이다.
나랏님이 자리팔아 뱃 속 채우는 세상이다 보니 그 밑의 것들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정말 칼만 안 들었지 도적놈들보다 더한 놈들이 관에 속한 놈들이다 세 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알것이 내게 어찌 모르겟냐만은 지금 말하는것은 그냥 헛되이 변죽이나 울리고자 함이 아니라
지금 세상이 어떻게 사는가가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일인 세상이 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들리는 것은 죽지못해 산다는 소리고 이는 더이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되려 꼿꼿하게 바른 말하는 이들이 다 잡혀가거나 죽어 버렸다.
기개 꽤나 있다는 치들도 다 숨죽이고 사는 형편이라 나 같은 천한 출신이야 더 더 발붙일 곳이 없어진 세상이다
여기 저기 치여나다 언제 죽을지 모를 일이란 말이다.
그러니 이제 죽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있는 놈들 편에 서야 된다.
가진 놈들 종이 되던 개가 되던 그놈들 앞에 서야 된다 말이다
그러나 갈대처럼 갈팡질팡하는 것이 사람 마음인지라 아무리 잘 해봐야 놈들 맘만 바뀌면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쳐질 일이야
지금까지 내가 당해온 것만 봐다 여련히 짐작 될 것이야
수만금을 쳐 바르고도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이더냐
현령자리 하나 궤차질 못하고 허송 세월 속 재산만 탕진하고 말았다.
그동안 보고 들은게 있으니 너도 잘 알게 아니냐
그래, 내 오늘 널 이렇게 부른 것은 그냥 푸념이나 늘어놓자고 함이 아니다
내가 살고 네가 살고 우리 집안이 사는 길을 말하고 내 힘을 빌리고자고 함이며
또한 천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게 사는 법을 너와 함께 찾고자 함이다
그 방법에 대해 내 그동안 공곰히 생각해 보니 저 밑두렁이 없는 놈의 말이 맞는 듯 하다
그리고 그치가 처한 입장을 수소문해 보니 딱히 지 쳐한 처지가 고달프니 딱히 내게 거짓을 짓지는 않는 듯도 하고!
너도 무턱되이 궁에 드는 것보다 주변에 줄 하나 만들고 들어가는게 좋을 것이고,
내가 밖에서 기름 좀 치고 안에선 주변에서 소문 좀 내면 내 하기에 따란 금방 효과를 볼 것이다
너만 약게 굴면 충분히 해볼만한 장사란 말이다.
너는 어떠냐?
해볼테냐?

히죽거리는 입술 사이로 마른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말씀하신 대로 천하디 천한 년입니다. 어찌 가타부타 뒷말이 있겠습니까?
오라버니의 말씀을 쫓겠습니다.

하얀 피부가 더욱 창백하게 보여 결기를 들어낸 말엔 독기마저 서린 듯 하였다.
출처 내 컴 꿩 파일 다섯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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