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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 #4
게시물ID : humorbest_209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ㄱㄱㅇ
추천 : 20
조회수 : 1257회
댓글수 : 1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8/12 18:17: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8/11 22:23:21
고등학교 어느 여름날

더위와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했던 나는 오늘도 여지없이 친구집으로 향했다. 
우리집과는 다르게 에어콘도 빵빵하게 나오고, 방에는 PS2를 비롯 각종 게임기와 만화책이 구비되어 있는 녀석의 집은 여름피서지로 흠 잡을 때가 없었다. 게다가 녀석의 부모님은 일때문에 집을 비울때가 많아 어른 눈치도 볼 필요 없으니 더 이상 말 하면 입만 아플뿐이다.
푹푹 찌는 더위를 달고 녀석의 집에 도착한 나는 초인종을 누르며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예의상 초인종 몇번 눌러주고 집으로 들어갔다. 녀석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문을 잠구지 않았고 그걸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왔다는 최소한의 신호만 보내고 집으로 들어가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광우야~ 형님 오셨다..아무도 없나?"

아무런 인기척도 없자, 잠시 가까운데라도 갔겠지 싶어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하나 꺼내들고 녀석의 방으로 갔다. 

"얼래? 니 방에 있었나? 있었으면 대답을 해야 할꺼 아이가"

어디 간줄 알았던 녀석은 멀쩡히 자기방 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나에 볼맨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든 녀석의 눈은 무언가에 홀린듯 반쯤 얼이 나가 있었다. 

"니 와그라노 어디 아프나?"

"니.. 귀신.. 본적 있나..?"

녀석은 아프냐는 물음에 뜬금없이 귀신 본적있냐고 되물었고 잠시 어이가 없어진 나는 실소를 머금을 뿐이었다.

"갑자기 귀신은 와?"

"........."

녀석은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며 천천히 어제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밤 늦게 까지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잠깐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기분을 받았고 녀석은 순간 움찔 하며 뒤를 두리번 거렸다. 열대야 때문에 창문을 열어놓기는 했지만 바람 한점 없었기에 녀석은 이 출처없는 오싹함에 잠시 불쾌함을 느꼈을뿐, 별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자 다시 자리를 고쳐 앉았다. 막 몸을 돌려 마우스를 잡을려고 할때 녀석이 키우는 개가 마구 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녀석이 키우는 개의 이름이 '네크' 였는데, 네크로맨서에서 따온 이름은 아니고, 워낙 개가 강아지때 부터 짖지 않아 '네버 크라잉'에서 이름을 따 네크라고 지은 것이다. 그런 놈이 한밤중에 짖어대자 녀석은 뭔가 불길한 기운을 느끼며 짖고 있는 개를 달래기 시작했다.

"네크야 왜 그랴. 배고파?"

양 앞발을 들어 네크의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달래봤지만 네크는 멈추지 않고 계속 한 곳을 바라보며 짖고 있었다. 녀석은 네크가 짖는 쪽으로 돌아봤지만 바람한점 없는 어두컴컴한 창문 뿐이었고 아무것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녀석은 다시 네크를 들어 달래기 시작했다. 네크의 얼굴을 바라보며 달래던 녀석은 점점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점점 네크의 얼굴을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네크가 바라보는 방향.. 그리고 사납게 짖으며 눈에 살기를 띄고 있는 네크. 그리고 붉게 살기 뛴 눈에 무언가 반사 되고 있음을 알아챘다. 네크의 망막에는 창밖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방안을 뚫어져라 노려 보고 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고, 네크의 눈동자를 통해 귀신과 눈이 마주친 녀석은 (녀석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든것이 정지해버린듯한 시간) 동안 온몸이 자근자근 얼어붙을 정도의 냉기 느꼈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한채 그냥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렇게 어느 여름에 있었던 짧은 괴담이었고, 기억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며 오유 공포 게시판에 기억을 옮기고 있는 지금..



우리집 창밖에는 어린 여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운동장이 바로 밑에 있는데 왜 꼭 이시간에 밖에서 줄넘기 한다고 난리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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