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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南明)정권 - (6)
게시물ID : history_2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유없음
추천 : 13
조회수 : 106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7/15 17:38:43
좌량옥이 내린 그 대단한 결정이란 "靑君側", 즉 임금의 주위를 깨끗이 한다는 뜻으로 한마디로 마사영을 역적으로 간주, 그를 토벌하러 간다는 명분을 세워 수도 남경으로 쳐들어 간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런 일을 생각해낸 좌량옥의 기발함이. 하필이면 왜, 절체절명의 위기때 그런 짓을 벌인단 말인가. 물론 마사영을 죽이겠다는 취지는 좋았다만은 그 때가 틀렸다. 눈치채신 분이 있을련가 모르겠지만 사실 이건 좌량옥의 핑계였다. 그에게 있어서 청군과 이자성의 대순군을 막기란 너무나도 벅찬 과제였다. 그렇다고 싸우지도 않고 꽁무니를 빼자니 한가닥 남아있는 양심에 큰 누가 될 듯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차에 생각해낸 궁여지책이라고 할까.    

좌량옥이 거느렸던 병력은 20만 대군이었다. 남명 최대의 병력이 전선을 포기하고 자신들의 수도 남경을 치러 남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이 그렇게 되니 결국 회하 이북은 모두 청의 팔기군에 의해 짓밟히게 되고 대순군도 신나게 내려온다. 

이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한 남경의 남명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이 상황에서 역적주살이 웬 말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 누구보다 식은 땀을 흘린 이는 이 사태의 원인으로 찍힌 마사영이었을 것이다. 마사영은 양주의 수비대장이자 대학사였던 사가법에게 이를 막을 것을 지시했다. 허나 사가법은 좌량옥의 부끄러운 진실을 훤히 꿰뚫고 있었나 보다. 

"좌량옥이 올린 상소문을 보니 그는 결코 이곳 남경을 치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저 좌량옥이 아니라 남진해오는 청군입니다."

실로 옳은 말이었지만 마사영 입장에 있어서는 안 될 말이었을 것이다. 지금 20만 대병을 이끌고 온 이유가 자기의 머리를 얻기 위함이라 하지 않던가. 

"외적과는 화친을 도모할 수 있지만 좌량옥은 권력을 장악하려 들 것인데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마사영에겐 곧 죽어도 자기의 권력안정이 최우선이었나보다. 여튼 이래저래 논란이 있는 가운데 좌량옥의 반란군은 계속 남하하여 남경부근에 이르렀는데 이때 좌량옥이 별안간 급사하는 일이 벌어진다. 기록에 따르면 부끄러움에 못이긴 사망이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양심은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량옥의 병력이 해체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아들, 좌몽경이 뒤를 이어 남명 정부군과의 싸움을 개시한다. 좌몽경의 반란군은 무자비했다. 명색이 역적토벌이라면서 왜 애꿎은 백성들에게 살육과 약탈을 벌이며 진군한단 말인가.

한편, 남명이 내란을 치르는 동안 청군은 회북을 점령한 뒤 무한(武漢 : 오늘날 중국의 무한)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좌량옥 부자의 반란을 막느라 북부전선의 병력을 모두 빼왔었으니 전선이 뚫리는 것은 당연하고 그만큼 남진도 용이했을 터이다. 게다가 조정의 그와같은 실태에 실망한 나머지 투항하는 남명장수들도 수없이 많았다고 하니 청군은 이렇다할 전투 한번없이 무한에까지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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