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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란 이름의
게시물ID : readers_210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트롤ㅋ
추천 : 0
조회수 : 2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4 08:50:08
 그 애가 어딘가 뒤틀렸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나와 그 애는 굉장히 친했기에 나는 그 애와 내가 짝이 되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 그 애는 딱히 그래보이지는 않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처음 그 애가 다른 애들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 것은 영어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분위기 환기를 위해 농담을 던지고 계셨고, 나는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런 농이 싫진 않았다. 그러나 그 애는 그런 것 같지 않았다. 조그맣게, 수업이나 할 것이지. 하고, 중얼거리는 것을. 나는 들었다. 이 것으론 별다른 문제거리가 된다던가 하진 않았다. 관점 차이였으니까. 선생님의 농이 그 애와는 맞지 않았다던가 하는, 그런 사소한. 그래서 나도 별다른 이물감을 느낀 건 아니였다. 그 다음에 학년 대표로 축제 때 노래를 부를 예정이였던 아이의 심한 목감기 소식을 전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던 모습에서는 아니였지만. 
 그 애와 말하면 말 할 수록 느껴지는 불안감은 다른 애들과 그 애를 구분짓는 듯 했다. 말 할 수록 오히려 더 멀어지는 듯한 아쉬움. 그래선지 나중에는 내가 먼저 그 애에게 다가가는 것이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와 말을 걸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멀어졌다. 너나할 것 없이. 내가 입을 다물자 그 애도 입을 닫은 것인지 아니면 그 애가 입을 다물어서 나도 입을 닫은 것인지. 그 상황에서 멀어지는 것은 꽤나 당연한 일이였지만 그 애에게 나는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혹시나 말을 걸어줄까 그 애 쪽을 계속 쳐다본 것 같다. 말을 걸어주진, 않았지만. 겉으론 여전히 밥도 같이 먹는 친한 친구였지만 언제부턴가 그 애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지 않은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얘는 친구와 갑자기 거리가 생긴 것이 아쉽지 않은건가? 나름대로의 용기를 내 건 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침묵으로 돌아왔고 나는 이 답답함을 버티기엔 성미가 급했다. 그리고 우리 무리는 나와 그 애 말고 네 명이나 더 있었기에 그 애들이 나와 더 잘 맞는 듯 했다. 
 너와 나의 관계는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년 안에 흐지부지 될, 그런. 같이 무엇을 할지 고민하거나 어디 놀러갈지 얘기하던 것을 좇는건 나에게만 손해였다. 그래서 나도 네 허리를 감쌌던 손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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