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정령이죠. 혹은 집 요정이라고 하는 고 녀석. 마음씨가 곱지 안흥면 가천리 보이지도 않는다는 그 존재.
그 존재가 저와 함께 사는 것 같습니다.
확신이 든 건 바로 구강청결제라고 하나요 뭐라고 하나요 구강 방취제-_-라고 하나... 별 생각없이 어따 던져놓고 찾으려니 못 찾았던 그... 것의 분실사건 때문입니다. 여자분을 -_-* 만날 일이 생겨서 급히 찾았는데 죽어라 안 나오는 거예요. 예전에 베오베 갔던 열쇠가 이불 어디에 휘감겨 있었다던 그 분처럼 이불에 난 구멍이나 베갯잇에 파고 들었나 베개 이불 해체하고 쿠션이랑 인형 해부하고 매트리스 들어서 해체하고 -_- 서랍 뒤로 넘어갔나 서랍 다 뽑고 난리치고 TV 해체하고 -_- 하수구에 빠졌나 하수구 후비고 -_- 방을 난장판을 치고 인테리어까지 삭 다 하고 다 뒤집어 엎고 책 사이에 끼어있-_-나 촤라락까지 -_- 이래도 안 나오던 게 자고 일어나니 베오베왔네염도 아니고 갑자기 뚱딴지 같은 곳에 있는 거예요. 그것도 눈에 정말 잘 보이는 곳에. 책상 위에. 하루에도 수만번씩 보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아무것도 없는 책상 위에 -_- 것도 똑바로 서서 -_- 이게 말이 되냐고요, 펄썩펄썩 하는 동안 그게 휙 날아가서 책상에 통 하고 우연히-_- 만점 착지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게 말이나 되냐고오 ㅠㅠㅠㅠㅠ 그 전에도 이런 일이 몇 차례 있었지만 사람이 나이가 들다보니 주의력이 티미해져서 물건 같은 거 별 생각없이 놔두는 게 늘었구나, 나도 이제 끝났네. 하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것들 마저도 이상해요. 샤프심 같은 거 있죠. 필통 안에 항상 두 통씩 넣어 다녔거든요. 근데 이게 어느 날 두 통이 다 사라진 거예요. 그러다가 자고 일어나니까 -_- 의자 위에 있다든지.
옷 주머니나 그런 곳에 아무렇게나 쑤셔 박아뒀다가 못 찾고 있는데 대충 의자에 걸치는 순간 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입고 다니는 옷이 하나 뿐이라 거기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 모를 리도 없고 전 원래 주머니에 물건 넣어둔 건 귀가 후에 꼭 정리하는 습관이 있으므로 (이것도 이상해요, 항상 정리정돈을 하는데 도대체 물건이 왜 사라지지?) 그럴 가능성은 없거든요. 그런데 꼭 자고 일어나면 그렇게 되어 있어요. 혼자 살고 있습니다. 애인 없고요. 부모님은 다른 나라에..엉엉 돈이나 속옷 -_- 같은 걸 누가 훔쳐갈 리도 없죠 -_- 시커먼 남자 세 끼 사각빼니를 누가 훔쳐가... 복도마다 CCTV가 세 대씩 있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건 건물 1층 관리실에서 확인할 수 있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기르는 동물도 없어요. 가끔은 어댑터를 꽂아놓고 잠들기도 하는데, 다음 날이면 어댑터에 꽂혀있던 모든 전자기기의 코드들이 다 빠진 상태로 발견 돼요. 몽유병이 있나? 술에 만취하는 일도 20살 이후로 그만 뒀으므로 술김에 뭔 짓을 했을 리도 없고, 누굴 데려오거나 한 적도 없으므로 (지인이 다 비흡연자라 암흑의 굴로 소환할 수가 없다능) 누가 그랬을 가능성도 없고. 우렁각시라도 사..사는 건가?? 바..밥은 근데 왜 안 해 놔
정말 소름이 끼치긴 한데 물건 찾아주니 고맙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니 빡치기도 하고 =_= 근데 믿자니 ㅆ또라이같고 이것도 참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막 어지럽히고 있어요,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쓰면 쓸 수록 뭔가 되게 소름이 돋네요. 한두번이면 아항 우연이네 할 수도 있는데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이거 누가..... 큰 탕 올리려고 흔적을 남기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도 들고 근데 훔쳐갈 거라곤 노트북 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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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서웡..T_T 근데 그럴 수가 없는데,, 외부인은 1층 로비 외에는 진입 불가인데.....ㅠㅠㅠㅠㅠ 같은 곳에 사는 사람인가;;;;;;;; 딱히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이 없는데다 다 나보다 노트북 좋은 거 쓰는데...
앙흥아으아아으으앙으앙
아무튼 요즘 이래요... 머리숱이 준다능...
말려죽이려고 그러나...
나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알게모르게 지었을까??... 길가다 행복하게 웃기만 해도 불행한 사람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칼 맞는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