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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지하철에서 만난 뻥튀기 파는 언니
게시물ID : freeboard_210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이캣☆
추천 : 2
조회수 : 23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6/07/07 14:48:27
일 끝나고 피곤에 쩔어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이었드랬다.

 

멀리서부터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하고,

우렁찬 목소리가 자꾸 들리길래.

뭘까~? 하고 갸웃거리면서도.

최근엔 워낙 사기꾼들이 많으니 대수롭게 여기며 앞을 보고 있는데

 

우리쪽까지 왔다.

 

두손이 꽉 차도록 굳게 잡고있는 수 많은 뻥튀기 봉지.

허름한 옷차림. 약간 사시가 있으신건지, 어딜 보고있는지 조차

알수없는 흐릿한 눈동자.

 

척 보기에도 조금 아파보이시는 분이신데.

 

...무슨 일일까.

 

 

" 안녕하세요! 저는 동생이 아파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번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

.

.

 

...............아.........!


 

나 뿐만 아니라 곱상찮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지하철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동정 어린 눈으로 바뀌었을 때.

 

내 앞까지 오신 여자분.

 

 

" 안녕하세요! 저는.."

 

말이 끝나기 전에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 바로 지불을 했다.

 

" 아, 천원 입니다. 감사합니다! "

 

흐릿한 눈이 나랑 딱 마추쳤다.

아..아파보인다. 어떡해요..너무 아파보여요 언니.

그만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마음을 붙들고 가만히.

 

" 동생...어디가 아픈 거예요? "

 

" ....네? "

 

내가 질문이 의외였는지 한번 더 물으신다.

 

" 동생분이요..어디가 아프신가 싶어서요. "

 

그제서야 좀 머뭇거리시더니.

 

" 어릴때부터 폐병을 앓았어요..그래서. "

 

표정이 슬퍼보이신다..

내 착각일지는 모르겠지만.

 

" 힘내세요. "

 

" 예? 아, 네..감사합니다! 여기 4천원이요!! "

 

......참 우렁차기도 하시지.

 

동생분은 행복하시겠어요.

이런 좋은 언니, 혹은 누나를 둬서.

자랑스러워 할 거예요.

나중에...꼭 나으면요.

 

신이 있다면 반드시 온정을 베풀어 주시리라고.

 

그렇게 그 언니는 그 날 하루 새벽 지하철을 돌며 

그 수많은 뻥튀기를 파셨었을까.

 

안 사는 사람들에게 죄송합니다! 라고 외치는데

그게 너무도 가슴이 아프더라.

뭐가 죄송하다고...죄송해야 할 건요.

그렇게나 아픈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 못난 세상하고.

 

남에겐 그저 한푼도 아까워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이예요.

 

폐병이면 돈이 보통 드는게 아닌데, 참 걱정이다.

거의 결핵 종류신거 같은데..약 값만 생각해도

내가 다 하늘이 노랗구나.

 

기적이 있다면. 세상에 사랑이란게 있다면.

좋아질거예요. 반드시.

 

뻥튀기 참 맛있더라. 

 

그분의 사랑이..마음이 담겨서 그런건지.

 

집에 와서 사진도 찍기전에 다 먹어버려서;; 저 사진은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런식의 마카로니 뻥튀기였다.

 

그 날 지하철안은 그 분의 갸륵한 사랑이 가득담긴 뻥튀기를 하나씩

든 사람들로, 그 사랑들로 가득했다.

 

...워낙에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아직, 그래도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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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게시판에 적었던 글인데.

아, 마음이 참 아파요..
힘든분들 보면 도와주자구요..나부터라도.
아무도 안하더라도. 나만이라도.

의심하기 전에 한번만.
속아줍시다. 도와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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