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자그마한 너의 손을 잡으면
아빠는 가끔 왠지 뭉클한 무엇이 느껴지곤 한단다.
2.6Kg의 작은 몸무게로 태어나
어느덧 입을 옹알거리며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말들을 하고,
이유식을 받아먹고, 뒤집기를 하고,
보행기를 타 순간이동을 하는 너를 보며
한 생명이 태어나 자라나는 것이
이렇게 신기하고 가슴 벅찬 일인줄 몰랐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술에 취한 아빠가
잠들어 있는 너의 얼굴을 보고자 낮은 포복으로 갔을 때,
살풋 잠이 깨어 잠시 눈을 떳다가
낯에 익은 사람임을 깨닫고는
다시 잠이 드는 너를 보았다.
그래...
너에게 최소한 아빠는
곁에 있는 것으로도 안심하고 잠들 수 있는
그런 존재는 되는구나.
오늘 신새벽에
잠에서 깨어 칭얼거릴때도
몇 번의 토닥거림만으로도
다시 쌔근쌔근 깊은 숨을 쉬며
잠드는 너때문에 아빠는 한참을 너의 가슴을 토닥거렸다.
(그런데 다시 너의 잠이 깰까봐 한참을 움직이지 못해,
아빠의 방광은 거의 터질뻔 했구나...
어제 마신 다량의 막걸리와 맥주로 인해...)
오늘 아침에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면
아빠는 너를 한번 번쩍 들어
안아보고 나갈것이다.
황량하고 거칠기 그지 없는
삶이라는 전쟁터로...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아빠는 쓰러지지 않고
보란듯이 미소를 머금고 다닐것이다.
잘 키웠다는 소리는 못 듣더라도
한 사람의 온전한 인격체로 너를 키워야하고...
그것이 부모의 의무이자 기쁨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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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
카바레에서 만난 남자와 불륜에 빠져
임신을 하게된 어떤 주부가
대구의 모 재래시장 화장실에
신생아를 유기했다는 사건이 있더군요...
부모가 되기 전
총각시절이었다면...
참으로 몹쓸 사람들이네....
혀 한번 끌끌차고 넘어갔겠지만...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보니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하는 깊은 분노와
오죽했으면 어미가 그 차디찬 화장실 바닥에
제 새끼를 버리고 돌아섰을까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듭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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