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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동생의 몽유병
게시물ID : humorbest_2106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모
추천 : 24
조회수 : 1749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8/21 20:54:52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8/21 01:07:14
동생의 몽유병


 

“저벅..저벅..”




별안간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흠칫 놀라면서 고개를 돌렸다.

 

오늘밤도 동생은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나 이렇게 모두가 잠드는 늦은 시간에 일어나서 집 안을 배회하는 동생. 가까이 가면 쌕쌕하는 고운 숨소리가 들리는데도 눈도 고이 감겨 꿈속을 헤매고 있는 데도 동생의 팔 다리는 움직인다. 그저 도와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동생은 우리나라 인구 중 많아봤자 고작 6%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몽유병 환자다. 

 




잘은 모르겠는데 그녀는 어느 날 부턴가 갑자기 몽유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녀가 한밤중에 계단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는 걸 보고 단지 더운 날씨에 잠이 오지 않아서 그러나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매일, 자정이 넘어가는 늦은 시간에 반복되었다. 

 

하루는 보다 못해 그녀의 곁으로 가 심드렁한 잔소리 몇 마디를 늘어놓았는데 그때서야 난 그녀가 잠자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릴 때부터 동생의 잠자는 모습은 천사처럼 귀여워서 난 자는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곤 했었다. 그런 얼굴로 그녀는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발은 여전히 가파른 계단을 위태위태하게 올라가면서도.




그리고 며칠 후 난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몽유병이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뇌파도 안정적이라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으니 걱정하진 말라고 했다.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고 편안한 생활을 하면 수면은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거라는 말이었다.




아아, 뭐 거기까진 괜찮았다. 동생 또래의 나이에 심리적인 불안정으로 밤중에 살짝 깨어나는 케이스가 적은 게 아니라니까. 설사 동생이 몽유병이고 몽유병이 현재로썬 치료가 불가능한데다가 원인마저 알 수 없는 골치 아픈 병이라곤 하지만 깨어났을 때의 동생은 언제나처럼 예쁘고 착한 모습이었으니까.







...난 가끔씩 조마조마한 기분이 들곤 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곧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발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나 할까. 동생의 갑작스런 몽유병. 갑자기 평탄한 길을 걷다가 거미줄 위로 미끄러져 내리는 느낌. 하지만 괜찮을 거다. 이젠 괜찮을 거다. 이제 난 어른이 되지 않았는가. 




동생은 기억할까? 아마 그 아이는 그 때 너무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엄마 역시 그러했다.

엄마는 갑자기 미쳤었다. 미친 게 아닌 것 같을 때도 있었지만 미쳐 보이는 때가 더 많았다. 엄마의 이상한 상태는 말다툼으로 인한 아빠와의 별거가 시작되면서 부터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아빠와 난 가끔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엄마와는 아예 연락이 두절되었던 듯하다. 

엄마는 예전엔 엄마 이름으로 음식점도 낼 만큼 유명한 요리사였는데 술이 그녀를 망쳐놓았다. 그녀는 술에 너무 약했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매일 술을 마셨다. 알코올 중독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에게 계속 술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결국 엄마는 가게를 온전히 운영하지 못할 상태에마저 이르러 그것이 원양어선을 타고 나가 한 달에 한 번쯤 집에 돌아오는 아빠를 화나게 했다.




뭐, 아빠는 가끔 전화 중 엄마는 잘 있냐고 드문드문 물음으로써 엄마와의 재결합 사유를 약간씩 내비치기도 했지만 난 썩 그걸 원치 않았다. 통장에 모은 돈을 야금야금 술값으로 빼 쓰며 술에 잔뜩 취한 채로 엄마는 허공을 손가락으로 쉭쉭 갈라대며 발악해 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연신 아빠를 만나면 갈기갈기 찢어죽일 거라고 소리치면서. 

 

그 즈음부터 엄마의 화풀이 대상은 나와 동생이 되었다. 사실상 엄마는 오래 전부터 조금씩 미쳐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동생의 한밤중의 방황은 반 년 동안 계속 되었다. 그로써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몽유병이란 것이 증명되는 셈이었다. 다만 아직 호전적인 증세고 아이들은 자라면서 거의 몽유병이 사라진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걸 뿐이었다. 동생이 고른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마다 창백한 얼굴로 날 바라보는 건 끔찍한 일이었다. 게다가 더 문제가 된 게 있었다.

 

“아, 이게 정말.. 저로써는 처음 보는 경우거든요.”

 

“그렇게 이상한 건가요?”

 

“아니, 이상한 건 아니지만.. 몽유병 환자치고 기억을 남아있는 환자는 드물잖습니까.”

 

“그렇군요.”

 

다음 문제는 그것이었다. 동생이 몽유병으로 한 행동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다.

의사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도 놀라고 말았다. 이어지는 몽유병 증세로 인해 평소 몸이 약했던 동생이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내게 말했던 것이다.

 

“나, 어제 또 계단 걷고 있었지?”

 

“응?”

 

“참 이상해. 계속 꿈이라고 해야 하나,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난 걷고 있어. 자는 걸 아는데 계속 걷지 뭐야, 또 며칠간은 계단을 걸을 건가 봐.”

 

난 동생에게 그녀가 어디를 헤매는 가를 말한 적이 없었다. 거기다가 늘 동생은 꿈을 꾸면서 걷고 있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동생은 대부분의 일을 알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기억하는 가를 물었더니 동생은 몽유병이 시작되던 즈음부터의 일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녀의 정신이 고이 잠들어 있는 걸 내가 어디 한두 번 확인했던가. 병원에서 그녀의 뇌파 측정을 거짓으로 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난 더 이상 자세한 걸 물을 수가 없었다. 동생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밤마다 걸어 다니고 다음날이면 외려 날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오빠는 안심하고 푹 자라는 염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난 불안했다. 뭐지, 뭔가 이상한 기분은. 아니다. 괜찮을 거다. 괜찮을 거다.

 

그리고 곧 나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이제 동생의 몽유병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것역시 이유 없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 난 비로소 안심했다. 이제 다시 평온한 시간이 올 것이리라.


 

그럼에도 나의 손톱 물어뜯는 버릇은 다시 도지고 있었다. 뭐지, 어째서 또 불안해지는 걸까. 동생은 이제 15살에 접어들고 있었다. 나와는 9살 차이가 났다. 막 성숙한 여성의 모습으로 접어드는 동생을 보면서 난 계속 그 뒷모습과 흡사한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젠장, 차라리 저 아이가 남자아이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녀가 커 가는 모습을 그 여자와 닮았다. 그 여자. 그 여자. 난 왜 이렇게 내일을 맞이하기가 두려운 걸까.


 

“어엉, 엄마, 민희는 때리지 마, 엄마!!”

 

난 계속 울면서 엄마에게 매달렸다. 막 세 살 된 여동생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엄마의 얼굴엔 굉장한 취기가 올라 있었다. 매달리는 나를 보면서 엄마는 히죽 히죽 웃었다. 그리고 다시 왼쪽 뺨으로 불같은 손바닥이 날아들었다.




“아빠. 응, 난 잘 지내. 응, 민희도 건강하구. 참 그리고 아빠..”

 

이불속에서 멍든 온 몸을 어루만지며 수화기를 들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복도로 발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오고 있었다.

 

“...민재야? 민재야?”

 

수화기 속에선 그리운 아빠가 갑자기 끊긴 대화를 재촉하고 있었다.

 

“아빠...”

 

얇은 이불 밖으로 엄마의 시커먼 그림자가 비쳤다. 이불이 확 걷어졌다.

 

“으아아아, 아빠, 살려줘!!”

 

그와 동시에 몸이 붕 들리면서 수화기가 벽으로 날아가 내동댕이쳐졌다.

 

“아빠랑 통화 했니, 민재야?”

 

간드러진 목소리로 날 부르면서 엄마는 내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바짝 들이댔다.

 

“엄마가 있는데 왜 아빠를 찾아..?”

 

그리고 난 수화기 옆으로 던져졌다. 한 쪽 눈을 세게 벽에 박았는데 그 즈음부터 그 쪽 눈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졌었다.

 




동생은 건강해졌다. 아직도 원양어선을 나가시는 아빠가 요번 주말에 오시기로 해서인지 동생은 무척 즐거워 보인다. 난 요즘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다. 요리하면 아직도 피비린내 나는 입에 억지로 들이밀던 엄마의 음식이 생각나긴 하지만 여전히 내가 요리에 집착하는 것은 엄마의 애정이 담긴 요리를 먹고 자라지 못한 동생에게 직접 먹을 걸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맛있어?”

 

“응, 오빠.”

 

“다행이다. 특제 계란말이거든.”

 

“하하, 맞다, 내가 말했던가? 며칠 전부터..”

 

동생은 식탁에 앉아 발을 좌우로 흔들면서 말을 이었다.

 

“엄마 꿈을 꿔.”

 

난 갑자기 숨이 덜컥 멎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가.. 엄마를 기억했던가?

 

“엄마 꿈? 엄마 생각나?”

 

“아니, 별로.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잖아. 내가 막 말을 시작할 때.”

 

“그럼..?”

 

“그냥 난 잘 기억나지도 않는데 엄마가 꿈에 나와서 말을 해.”

 

“어떤 말? 어떤 말을 하는데?”

 

난 괜스럽게 흥분하고 있었다. 동생은 그런 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더니 계속 숟가락을 움직이면서 입을 열었다.

 

“잘 지내냐고. 편하냐고 뭐 그런 말 있잖아.”

 

“아아...”

 

“내가 엄마를 잘 모르니까 그런 꿈을 꾸나보다. 그치? 보고 싶으니까.”

 

난 여전히 숨이 막혀왔다. 그건 차라리 다행인 일이었다. 내가 목숨보다 사랑하는 이 아이가 엄마가 미치기 시작한 즈음의 일을 기억한다는 건 나에게나, 동생에게나 잔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그랬던 것이었다. 어쩌면 결말을 알면서도.

동생에게만큼은, 이 아이에게만큼은 내가 당한 일을 겪지 않게 하려고. 내 다음이 이 아이가 될까봐.




아빠는 눈치를 챈 듯했다. 별안간 아빠의 주소를 불러주며 동생과 함께 찾아오라고 말을 꺼낸 것을 보면 말이다. 아빠의 집은 조그마했으나 우리 집보다 훨씬 편안했다. 아빠는 말없이 내 몸에 연고를 발라 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게 비밀스런 나들이는 시작되었다. 옹알이를 하는 동생을 업고 기차를 타 몇 시간을 간 후 아빠의 집에 도착해 같이 밥을 먹고 포옹을 하고 용돈도 받고. 아빠가 먼 바다에 나가 오랜만에 돌아오는 지라 만날 시간은 극히 짧았다. 눈 깜짝할 새 흐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이 지나면 엄마의 모진 매가 일상 속으로 날아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엄마가 그 사실을 알게 된 듯했다.

집으로 오는 기차역에 내려서 고이 자는 동생을 업고 마을로 걸어오고 있는데 왠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육감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그림자. 엄마였다. 그리고 느껴지는 정적과 살기.

다음 순간 난 자다가 깨서 응얼거리는 동생을 품에 안고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다. 뒤를 돌아 볼 시간도 없었다. 바로 뒤에 엄마가 쫓아오고 있었다. 술에 잔뜩 취한 사람답지 않게 무서운 속력이었다. 세 살 배기를 안은 열한 살 소년이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숨이 목구멍을 넘어 차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데도 내가 초인적인 힘을 다해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엄마가 완전히 미쳐버린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엄마의 손에는 시퍼렇게 날이 갈린 칼이 쥐어져 있었다.




난 이를 악물었다. 무서워서 두려워서 여기서 울음을 터뜨리면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셈이었다. 난 그저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 문득 바라본 엄마는 시뻘건 입을 벌리고 웃고 있었다. 하늘도 붉게 타고 있었다.




어느 새 난 아까 걸어온 기차역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적한 마을 역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비명을 질러도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승무원들은 언제나처럼 모여서 술을 마시러 간 게 분명했다. 역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 저 뒤로 엄마의 발자국 소리가 소름끼치도록 크게 들려왔다. 마침내 앞에 승강장이 보였다. 난 승강장에서 껑충 뛰어 내렸다. 엄마의 웃음소리가 뒤따라왔다.




철도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었다.

막 주저앉으려는데 빠앙- 하는 기적소리가 들렸다. 터널 안으로 불빛이 보였다. 기차가 들어서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난 한 손을 힘껏 흔들며 울부짖었다. 

 

“살려주세요!!!”

 

그러자 끼이이익- 하는 커다란 급정거 소리와 함께 기차가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승무원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손을 가로 젓고 있었다. 난 얼른 동생을 안고 옆으로 뛰었다. 그리고 곧이어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꽝-”




기차가 선 곳 앞에 피가 뿌려져 있었다.

아아, 그로써 난 완전히 힘이 빠져 쓰러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엄마가 알코올 중독자인데다가 괴팍한 성격으로 어린 아들을 매일 개 패듯이 팼다고 증언한데 이어 직접적인 증거물인 저 멀리 튕겨져 갔던 식칼이 발견되면서 일은 한 미친 여자가 자식들을 죽이려 하다가 기차에 들이 받힌 엽기적인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그리고 우리는 결과적으로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제 어디에서도 날 때릴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징그럽게 웃을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가슴 한 구석을 엄습해오는 불안한 느낌.

어쩌면 그것이 동생에게도 영향을 미친 걸까. 이제 다시는 그녀가 밤에 홀로 해매이지 않기를, 그녀의 꿈속에 엄마가 잔인한 얼굴을 들이밀지 않기를 난 진심으로 바랬다.







동생은 요즘 기말고사 공부를 한다고 열심이다. 난 그동안의 솜씨를 뽐내며 그녀를 위한 야식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열심히 도마 위로 칼을 놀리고 있을 때였다.

 

“삐걱-”

 

갑자기 부엌문이 열리기에 난 깜짝 놀라며 칼을 떨어뜨렸다.

동생이었다.

 

“공부 안하고 왜 나왔...?”

 

안쓰럽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난 그대로 멈춰 섰다. 그녀는 자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평온한 얼굴로. 그렇다면 이건 다시 재발하는 몽유병인가? 그 때였다.

 

“흐으응......오빠...”

 

동생이 갑자기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나 여전히 눈은 감겨 있었다.

 

“오빠.....꿈에 자꾸 엄마가 나와...”

 

“민희야, 민희야, 눈 좀 떠 봐, 민희야!”

 

난 미친 듯이 그녀를 흔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끙끙거리며 잠을 자고 있었다.

 

“오빠....엄마가 그러는데....”

 

그 순간 갑자기 동생의 눈이 번쩍 뜨였다.

 

“...민희야?”




“우리 집엔.. 지금 세 사람이 살고 있대.”







-14살을 넘어가면서 갑자기 몽유병이 발병하는 경우는 적어요.

 

-몽유병으로 한 일을 기억한다라... 저로써는 처음 겪는 일이군요.

 

-민희양이 해매는 장소를 알아보면 매우 규칙적이에요. 몽유병으로 하는 행동도 규칙적이구  

 요. 뭐라고 해야 하나.. 꼭 몸 일부가 마비된 환자들이 재활운동을 하는 것 같지 않아요?




-꿈에 자꾸 엄마가 나와.




-동생에게서 엄마와 같은 느낌이 느껴진다..




동생은 자기가 한 일을 기억하면서도 몽유병으로 움직일 때는 몸을 가누지 못했다.

마치....몽유병이 아니라....가위에 눌린 것처럼...

 




“그게 누군지 알아?”




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오빠랑.... 나랑.... 그리고...”


 

동생의 입이 이상하게 일그러지며 웃기 시작했다.

동생의 목에서 쉰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랑.”

 




다음 순간 난 내가 바닥에 떨어뜨린 칼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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