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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기사를 읽고... 고교시절 회고담
게시물ID : sisa_21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작
추천 : 5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6/03/29 19:00:43
트라이앵글 관련 기사의 댓글들을 보니 '난 너무 좋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는 생각을
또다시 하게 된다.

서울 강동구, 이른바 8-1학군에 위치한 P 고등학교.
자율학습은 없었다. 
보충수업이 1~2시간 있었던 것 같긴 하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다 보냈다.
교복도 없었다. 단 머리카락 길이 제한은 있었다. -_-;
학교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대체로 3시였고 늦어도 5시였다.
공부 '할' 생각이 있는 애들은 학교 마치면, 알아서 학원에 다니든지, 독서실을 다니든지, 도서관에 다니
든지, 집에서 공부하든지 했다.
공부 '할' 생각이 없는 애들은 학교 마치면, 놀았다.

그래도 매년 주변의 다른 학교들 이상의 '진학율'을 보였다. 학교가 '입시명문'이라서? 천만의 말씀이다.

고교 졸업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비결은 '개념'이었던 것 같다. 역사가 오래된
학교이다 보니(since 1885) 나의 담임선생님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담임선생님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담임선생님까지 계셨다. 줄이면, 담임의 담임의 담임까지 있었다. (담임의 담임의 담임의 담임
까지 있었던 적도 있다. -_-)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개념'이 생겼다. -_-; 친하게 지내더라도 지킬 선은 알았다. 그 개념이 우리에게 
자율성을 부여하여, 스스로 알아서 하게 했던 것 같다....라고밖에 결론을 못 내리겠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지금도 야간 자율학습 없는 학교로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내신, 수능, 논술의 트라이앵글?

난 수능 1세대다. 첫 수능 도입으로 8월과 11월에 수능을 두번 본 세대. 2학년까지는 거의 학력고사식
모의고사만 본 세대. 중 3이 되니 연합고사가 바뀌어서, 주관식이 30% 객관식이 70%인 연합고사를 본
첫 세대이기도 하고, 고 1이 되려니까 교과과정 개편이라면서 교과서가 확 바뀐 세대이기도 하다.
(여학생들은 대학 마치고 취직할려니까 IMF 터져서 취직 안되고, 남학생들은 군대 갔다와서 대학 마치고
취직할려니까 제2의 IMF 위기 어쩌고 해서 취직 안 된 것도 우리 세대다.)

--- 우리 세대가 특별히 비운의 세대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세대가 다들 자기 세대엔 
이래서 힘들었고, 저래서 힘들었다는 추억담을 한두개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수능 1세대의 대입은, 내신 20%, 수능 40%, 본고사 40% 로 대학이 결정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차'라는 게 있었는데, 이건 내신 40%, 수능 60%로 결정되었다.)
수능세대의 대입은 수능 한 방으로 결정되었다고? 지난 시절의 일은 다들 그렇게 단순화되곤 한다. 

89년생들이 30세가 넘으면, 아마 89년생들의 대입도 ~~ 한 방으로 결정되었다고들, 99년생들이 말할
것이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언제나 문제가 있어왔다. 이에 대한 대안 혹은 어떻게든 좀 더 나은 방향으로의 전환
등을 모색하는 것은 '교육부'라는 이름의 '그들'에게 맡길 일은 아니다. 

길었지만 지리멸렬했던 글의 결론을 내자.

89년생들이여. 힘든 시절이겠으나 힘차게 지내고, 나중에 그 힘든 시절을 만들어낸 제도권을 자신의
힘으로 바꿔내야겠다...라는 의지를 가져보기 바란다. 제도 자체를 바꾸어 내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
자기 자신의 주변 인물들의 생각부터 바꾸어 보라. 모든 역사는 바로 그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이 참에 화두의 당사자인 89년생부터, 더 어린 학생들, 그리고 이미 고교 시절에 마침표를 찍은 분들까지
생각있는 모든 분들이 한국의 교육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고, 나름대로의 교육관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아마 그 동영상을 만들었다는 고등학생의 의도도 '이 참에 갈아엎자'는 생각이라기보다는, 이런 방향의
생각이었지 않았을까? 


추신 : 회고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_- 존대말을 쓰지 않는 글이 되었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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